시를 통해 하나되기

놀며, 배우며, 함께 쓰다 - играем, учимся, пишем вместе!
신창중학교 학생들 지음, 김유정 엮음 / 메이킹북스 / 2022년 12월

신창중학교는 특별한 학교다. 공립 중학교이지만 지역의 특성으로 학교 구성원의 약 40%가 고려인이라고 한다. 그래서 한국어와 러시아어가 공존하는 학교다. 고려인이 거의 반이나 된다니 한국이지만 조금은 새롭고 낯선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독특한 곳이라고 생각된다. 그곳에서 함께 공부하는 것이 어떤 느낌일까? 그곳에서 가르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면 색다른 경험을 할 것만 같다.

이 책은 신창중학교 학생들이 직접 지은 시를 모은 책이다. 고려인 중학생이 지은 시는 어떨까? 조금 설레었다. 문학은 시대와 민족, 세대를 초월하는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분명 서로 다른 문화와 언어를 가진 아이들 사이에 보이지 않는 벽이 있을 것이다. 그곳에서 시는 아이들이 서로 마음을 열고 하나가 되도록 하는 좋은 도구가 되었을 것이다. 또 감수성이 풍부한 청소년기에 시를 써 보게 하는 것은 좋은 공부 방법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며 생각보다 수준이 높아 놀랬다. 아이들이 쓴 시지만 생각하지 못한 아이디어를 얻기도 했다. 또 소설(아마 황순원의 ‘소나기’)을 읽고 거기에 영감을 얻어 쓴 시들도 있었는데 작품을 잘 이해한 것이 보였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노래를 듣는 듯이 즐겼던 것 같다. 특히 마지막 에필로그에서 친구들을 향한 따뜻한 마음을 표현한 학생의 글이 인상적이었다. 내 마음도 따뜻해졌다.

아이들이 자신이 지은 시를 모아 낸 책을 받으며 어떤 마음이 들까? 학창 시절 최고의 추억이 아닐까? 그 기쁨은 이루 말로 다 할 수 없을 것 같다. 같은 주제를 가지고 함께 완성해 나간 작품이 그들을 더 하나 되게 만들 것 같다. 이러한 시집을 기획한 김유정 선생님이 참 멋진 분이신 것 같다. 참으로 멋진 시집이다.

“해당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