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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아웃의 종말 - 우리는 왜 일에 지치고 쓸모없다고 버려지는가
조나단 말레식 지음, 송섬별 옮김 / 메디치미디어 / 2023년 2월
평점 :
한국 사람들은 정말 열심히 일한다. 세계적으로도 일을 열심히 하기로 유명하다. 회사원들도 야근을 하는 경우가 많고 칼퇴를 하면 눈치가 많이 보이는 독특한 나라이기도 하다. 내 주변을 돌아보아도 회사 일에 육아에 다들 힘들어한다. 일만 해도 쉽지 않은데 육아까지 하는 경우 정말 개인의 생활이 사라지는 것 같다.
그렇다고 일이 없는 사람들은 괜찮을까? 바빠서 퍼지는 것이 아니라 불확실한 미래에 짓눌려 쓰러지는 경우도 많다. 보통 사람들은 일을 하지 못하면 자신을 가치 없는 존재로 여기게 된다. 청년 실업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또 요즘은 은퇴할 나이에도 일을 해야 할 것 같은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 어쩌면 우리 사회 전체가 번아웃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이 책의 제목에서 언급되는 번아웃! 최근 들어 자주 들어본 용어다. 번아웃은 한국어로 표현하면 ‘극심한 피로감’을 뜻한다.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번아웃되어 고통스러워하는가? 저자는 이러한 번아웃에 대해 여러 사례를 들어 자세히 정의한다. 과학과 문학, 철학 등 다양한 관점으로 번아웃에 접근하며 번아웃에 대한 우리의 관점을 깨뜨려간다. 저자는 명쾌하게 설명할 뿐만 아니라 독자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매력이 있는 것 같다.
특히 이 책에서 번아웃을 극복하거나 반하는 삶을 살아가는 이들을 소개한 장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7장에서는 베네딕트회 수도사들을 이야기를 다루었고 8장에서는 번아웃에 맞서 다양한 경험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내용을 읽으면 깨닫는 부분이 많다. 저자는 번아웃을 극복하는 것을 개인의 책임으로만 남겨두지 않는다. 집단적 노력으로 맞서야 하는 것이라고 역설하는데 무척 인상적인 부분이었다.
이 책의 저자는 종신 대학교수로 재직하다 번아웃에 빠져 일을 그만두었다. 번아웃에 빠진 저자의 고통이 너무도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는데 그 내용을 읽으면서 공감이 많이 갔다. 그처럼 심하진 않지만 나도 강의를 할 때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특히 지난 학기에 힘든 순간이 있었는데 그때 수업 중에 밖으로 나가 버리고 싶었다. 그래서 이 책이 더 깊이 와닿았던 것 같다. 번아웃에 빠졌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결코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이 책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돌아보고 조금 더 나은 삶을 살게 되었으면 좋겠다.
“해당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