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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이보그가 되기로 했다 - 피터에서 피터 2.0으로
피터 스콧-모건 지음, 김명주 옮김 / 김영사 / 2022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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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사이보그가 되는 것은 SF 영화에선 볼 법한 이야기였다. 영화에서는 뭔가 멋진 일로 묘사되지만 막상 그것이 현실이 된다면 여러 질문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인간의 몸을 사이보그로 개조하는 것이 인간의 존엄성을 헤치는 것은 아닐까? 우리가 신의 영역에 도전하는 것은 아닐까? 우리는 이러한 물음에 직면하게 된다.
반면에 또 다른 소리도 들릴 것이다. 루게릭병과 같은 불치병에 걸린 사람은 아무것도 해 보지 못한 채 그저 죽음을 기다려야 하는 것인가? 내가 불치병에 걸린다면 어떻게든 살아 보려고 발버둥치지 않을까? 이 책의 저자는 가만히 앉아 죽음을 기다리는 것은 옳지 않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기존의 편견에 도전하는 삶을 살아왔다. 저자는 동성애자다. 최근 월드컵에서 동성애와 인종차별 반대를 상징하는 무지개 완장을 대표팀 주장이 차는 것이 논란이 된 바 있다. 우리나라도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는 것에 대해 논란이 많다. 이 책을 읽는 독자도 깜짝 놀랄 수 있다. 동성끼리 서로를 사랑한다는 표현 자제가 낯선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자는 여러 편견에 맞섰고 이 책을 읽으면 어떤 어려움에 맞닥뜨렸는지 생생하게 알 수 있다. 그러하기에 루게릭병에 걸려 몸이 굳어가면서도 새로운 도전을 멈추지 않을 수 있었다.
그의 도전은 뮤지컬 ‘지킬박사와 하이드’의 대표곡, ‘지금 이 순간’을 연상시킨다. 그렇다. 거대한 장벽에 맞서는 인간의 도전은 숭고하다. 그가 자신의 연인 프랜시스에게 자신을 사이보그화하며 일어날 일들에 대해 설명하는 장면은 인상적이다. 얼마 전 그는 사망했다. 이 책은 결국 그의 유작이 되었다. 자신을 사이보그화해서 병에 저항하고자 했던 그의 도전은 실패로 끝난 것일까? 이 책은 읽는 사람마다 느끼는 바가 다르겠지만 이 생각만은 동일할 것 같다. 죽음을 무기력하게 기다리지 않고 저항하고자 했던 인간의 삶은 아름답다는 것.
자신의 가치관과 종교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책이다. 그렇지만 누구나 한 번쯤은 읽어 볼 것을 권한다. 그리고 비판이든 이해든 해보기를 원한다. 인정하지는 않더라도 나와 다른 사람들의 입장을 들을 순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다양한 사람들의 세계와 그들이 받는 차별, 그리고 고통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해당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