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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리커버 특별판, 양장) - 상실, 사랑 그리고 숨어 있는 삶의 질서에 관한 이야기
룰루 밀러 지음, 정지인 옮김 / 곰출판 / 2021년 12월
평점 :
품절
물고기가 존재하지 않는다? 나 같은 일반 사람들의 상식으로는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지금 연못이나 시냇가에만 가도 물속에서 물고기가 헤엄치고 있는데 무슨 말인가? 이 책은 제목부터 사람들의 이목을 끈다. 과학 서적 코너에서 소개되니까 과학 서적인 건 같은데 생물학 도서인가? 궁금증을 자아낸다. 그래서 서점에서 한 번쯤은 펼쳐보게 된다. 그런데 책 안의 삽화들을 보면 더 기괴하다 싶다. 일본 만화 ‘베르세르크’를 생각나게 하는 그림들도 있다.
그런데 읽다 보면 과학책이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 소설 같다. 사실 책의 3분의 2를 읽는 동안 소설이라고 생각했다. 이 책은 어렸을 때부터 채워지지 않는 내면의 결핍이 있는 사람이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데이비드 스타 조던’이라는 인물의 삶을 탐구하며 자신을 찾아가는 이야기이다. ‘데이비드 스타 조던’이 가상 인물이라고 생각했는데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실제로 존재하는 인물이고 심지어 스탠포드 대학 초대 총장을 지낸 미국에서는 나름 유명한 사람이었다. 이 사람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면 이 책의 스포가 되므로 생략한다.
이 책은 읽으면 읽을수록 새로운 책이다.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다. 우선 이 책을 읽으면 미국의 어두운 면을 볼 수 있다. 이 문제는 지금도 여전히 남아 있는 것으로 미국의 휘황찬란한 겉면 아래에 어떠한 치부가 있는지가 드러난다. 그리고 순수했던 한 사람이 어떻게 조금씩 변질되어가는지도 볼 수 있다. 이것은 반면교사 삼아야 할 것이다. 또 나와 다른 것에 대해 존중해야 한다는 메시지도 있다.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가장 핵심적인 주제가 이것이라 생각하는데 이 또한 책을 끝까지 읽어야만 확실히 이해할 수 있다.
그뿐만이 아니라 나와 같은 크리스천에게도 납득되는 부분이 있다. 저자는 무신론자라 절대자를 인정하지 않고 의도적으로 피하고자 하지만 책을 읽다 보면 결국 신이라는 존재가 있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는 부분이 있다. 물론 저자는 짧게 언급하고 넘어가지만 사람에 따라 그 부분이 기억에 남을 수도 있다. 이처럼 이 책은 다양한 관점에서 읽힌다. 이 모든 것들을 한자리에 담아낸 저자의 탁월함을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중간만 읽어서는 이 책을 다 읽었다고 할 수 없다. 그래서 읽기 시작했다면 끝까지 읽어야만 한다.
저자는 뛰어난 작가다. 과학적 전문성뿐만 아니라 이야기를 풀어내는 힘이 대단하다. 소설가를 했더라도 인기가 많았을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을 읽다 보면 저자에 대한 연민도 생겨난다. 이 책을 읽으면 저자를 응원하는 마음이 생긴다. 분명 이 책이 나의 생각과 다른 점도 있지만 저자가 행복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P.S. 이 책 꼭 한번 읽어 보시길. 대신 꼭 열린 마음을 가지고 볼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