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 플레이스의 비밀 - 그녀가 사라진 밤
리사 주얼 지음, 이경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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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책은 미스터리 추리 소설이다. 사립학교의 교장이 된 남자 친구를 따라 시골로 오게 된 추리소설작가가 있다. 그 작가가 사는 주택 뒷마당 나무 울타리에 여기를 파보세요라는 알 수 없는 말과 함께 표지판이 등장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 책은 다양한 인물이 등장하는데 각 인물들마다 뭔가 문제를 가지고 있다. 작가는 인물들의 심리 묘사가 탁월하다. 그래서 이 책이 단순한 추리 소설과 다른 위치를 가지게 만든다.

 

어린 시절, 학교를 다녀보면 어디에서나 주목받는 학생이 한 명쯤 있다. 그의 외모, 스타일은 어디에서나 눈에 띄고 아이들은 그 사람 주변에 있고 싶어한다. 그리고 그런 주목받는 아이는 그것을 즐기고 자기중심적이기 쉽다. 그 아이는 집도 부자이며 부모는 그 아이를 지나치게 감싸고 돈다. 요즘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전형적인 인물이다. 그 인물이 스칼렛이라는 이름으로 책에서도 등장한다.

 

그와 동시에 그를 동경하고 선망하는 친구가 있다. 그는 탈룰라로 내성적이고 조용한 성격이다. 그런데 오랜 기간 사귄 남자친구와 아이를 낳고 말았다. 십 대의 나이에 미혼모가 된 것이다. 그리고 이혼한 어머니와 함께 살며 집은 가난한 편이다. 겉으로 보기에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그 둘은 어느새 꽤 친해져서 서로 떨어지지 못하는 사이가 된다.

 

뜬금없지만 난 여기서 탈룰라의 남자친구이자 아이의 아빠 이 제일 불쌍했다. 지나치게 주인공에게 집착하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지만 그는 보기 드물게 좋은 사람이다. 아이를 낳은 여자 친구를 버리지도 않으며 끝까지 아이와 함께 책임지고자 한다. 어리고 부족하지만 최선을 다해 부양하려고 애쓴다. 그런데 그 결말은(스포하고 싶지 않아서 자세히 쓰지 않겠다)... 물론 내가 남자이기 때문에 특히 젠더 갈등으로 계속해서 시끄러운 한국에 살고 있기 때문에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떤 면에서는 내가 과 비슷한 면을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의 입장에서 이 소설을 대했을 때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 것은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여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어리석게 느껴진다. ‘스칼렛하나에게 휘둘리고 조종당한다. 스스로의 자아가 없는가? 나는 거기에 대한 불만이 있다. 하지만 동시에 바로 우리의 자화상을 보여준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우리는 드라마나 영화 속 인물들을 선망한다. 아이돌이나 미디어에 노출되는 인물을 지나치게 우상화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자신의 가치는 망각하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나오는 스칼렛의 주변 인물들은 하나같이 그러한 면이 있다.

 

이 소설은 독특한 구성으로 전개된다. 세 가지 시기와 세 사람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진행한다. 점차 간격이 좁아 들며 결국 하나의 이야기로 만나게 된다. 그것을 조종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데 작가의 능력이 대단하다. 반면에 조금 아쉬운 점도 있는데 그러한 구성이 단서를 많이 준다는 점이다. 그 구성을 통해 독자가 미리 사건의 결말을 어느 정도 짐작하게 된다는 것이다. 물론 미처 알지 못한 반전도 존재하지만 독자가 느끼는 파급력은 조금 부족하다는 점이 아쉽다.

 

읽는 내내 작가와 씨름했던 것 같다. 여러 인물들을 보며 답답한 마음도 들었지만 결국 사건이 해결될 때는 시원한 점도 있다. 또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든다. 나는 누군가에게 조종당하고 있지는 않은지, 아니면 누군가를 조종하려고 하지는 않는지, 요즘 가스라이팅이라는 용어를 심심치 않게 듣게 된다. 어쩌면 이 이야기는 이것을 다루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궁금하시면 한번 읽어보시길^^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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