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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눈부신 그들의 세상을 - 기억이 사라질 때, 인간에게 남는 것은 무엇인가
유은영 지음 / 더케이북스 / 2026년 9월
평점 :
이 리뷰는 리뷰의숲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제목 : 여전히 눈부신 그들의 세상을
글 : 유은영
출판사 : 더케이북스
더케이북스에서 출간된 유은영 저자의 <여전히 눈부신 그들의 세상을 : 기억이 사라질 ㄸ?ㅐ, 인간에게 남는 것은 무엇인가>는 간호사로 시작해 사회복지사가 된 저자가 오랜 세월 치매 환자와 그 가족 곁을 지키며 기록한 돌봄 현장의 에세라고 했다. 40대 후반이라는 나이에 들어서면서부터 건강에 예민해지고 있었는데~ 이유는 예전 같지 않은 체력과 일상에서 단어가 금방 떠오르지 않거나(분명히 아는 단어인데 말로 하려고 하면 입안에서 맴돈다고 해야하나.. 머뭇거리게 됨) 무언가를 하려고 했는데 무엇을 하려고 했는지 잊어버리기도 하고 덜컥 가슴이 내려앉았던 휴대폰 분실 사건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손에 들고 휴대폰을 찾고 있었다. 이 무슨 영화같은 헤프닝이냐고~ 웃을수가 없었다. ‘단순한 건망증일까, 아니면 뇌 건강에 이상이 생긴 걸까?’라는 불안은 어느덧 막연한 상상이 아닌 현실적인 공포로 다가왔다. 나 자신의 뇌와 신체가 늙어가는 과정, 그리고 언젠가 나에게도 찾아올지 모를 질환에 대한 두려움이 계속되던 나에게 이 책은 꼭 읽어봐야하는 에세이라 생각되었다.
보통 치매에 관한 책들을 보면 병의 증상이 어떻고, 치료는 어떻게 받으며, 요양 시설이나 돌봄 제도는 무엇이 있는지 딱딱한 정보 위주로 설명하는 경우가 많다.(중앙치매안심센터에서 제공하는 정보 서치도 해보고~ 치매관련 다수의 책들을 읽어봄) 하지만 이 책은 그런 정보를 나열하는 대신, "기억을 잃어버려도 사람은 여전히 소중한 존재인가?"라는 가장 근본적인 질문을 독자에게 한다.
저자는 간호사이자 사회복지사로 일하며 현장에서 수많은 경험을 쌓은 전문가였다. 그런데도 책 속에서 현장에서 마주했던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들을 만났을 때 처음에는 당황했음을 솔직하게 이야기해주고 있었다. 아무리 학교에서 책으로 열심히 배웠어도, 현장에서 실제로 마주한 어르신들의 낯설고 예측하기 힘든 행동들 앞에서는 처음엔 어쩔 줄 몰라 당황하고 막막했다고…
혼란스러운 빈틈을 채워준 건 지식이 아닌 마음이라고 유은영 저자가 말했는데~
어르신들을 단순히 돌봐야 할 ‘환자’로만 대하지 않고, 그분들이 평생 걸어온 소중한 인생과 마음에 남아 있는 감정을 지닌 ‘한 인간’으로 바라보기 시작하는 게 처음이었다고 했다.
치매 어르신과 그 가족들의 곁에 가만히 머물며 함께 울고 웃고 그 속에서 자신이 겪었던 서툰 실수와 깨달음, 그리고 조금씩 더 따뜻한 돌봄 전문가로 성장해 간 시간들을 꾸밈없이 풀어내고 있는 이 책은 그래서인지 곁에서 조곤조곤 들려주는 진심 어린 이야기라 마음에 편안하게 다가왔다.
뇌 건강을 염려하며 페이지를 넘기던 나에게 가장 깊은 안도와 위안을 준 이야기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기억이라는 인지적 기능이 흐려진 자리에도 끝까지 남는 ‘마음의 결’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어제의 일도, 가족의 이름도 잊어버리는 상태에 이르더라도 다정한 눈빛, 손을 잡을 때 느껴지는 체온의 온기, 수줍은 미소와 같은 감정의 층위는 지워지지 않는다고 했다. 건강을 잃고 뇌의 인지 기능이 저하된다는 것일뿐 인간으로서의 존재 가치가 완전히 무너지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건강을 잃을까 두려워하는 나에게 이 에세이는 질환이 찾아오더라도 한 사람이 평생 쌓아온 인격과 온기는 쉬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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