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 위로 - 답답한 인생의 방정식이 선명히 풀리는 시간
이강룡 지음 / 한빛비즈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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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한 문과생은 대개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과학 분야과 자연스레 연을 끊는다. 수학과 과학이 어렵거나 싫어나 문과에 간 경우가 많은데 놀기에도 바쁜 대학교에서까지 어려운 숫자를 보는 것이 여간 내키지 않는다. 더구나 이과생이 문과 전공을 곁다리로 전공하기는 보다 쉬운 것 같은데, 반대의 경우는 보통의 노력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그러다 가끔 과학을 교양지식의 수준으로 접하는 경우가 필연적으로 발생한다. 물리학자, 건축학자, 수학자 등이 교양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전하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듣게 되거나, 과학을 거의 증오하다시피하는 문과생을 위해 '눈높이로 풀어 쓴' 교양서 등을 읽게 되는 순간이다. 때로는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의 책을 읽다가 우연치 않게 경제/경영/인문 분야 등에서 과학적 내용이 쓰이는 것을 목격하기도 한다. 과학을 다시 한번 사랑하게 될 수 있는 또 한번의 순간이다. 그 의외의 순간이 어른이 되어 만난 과학이 인생의 이곳저곳을 더욱 풍요롭게 만드는 순간이다.

<과학의 위로>는 글쓰기/인문학 분야는 과학과는 전혀 동떨어진 삶을 살았던 저자가 마흔 무렵에 스스로 과학분야를 공부하면서 느끼게 된 '과학이 전하는 지혜'를 풀어낸 책이다. 오랜 시간 인문학 분야의 책을 저술해왔던 작가이기에 '과학교양' 도서이지만 풀어내는 방식이 사뭇 흥미롭다. 철학서나 인문서에서 주로 볼 수 있었던 재미난 예시와 사고들이 가득하다. 제임스 맥스웰이나 필즈상 수상자 등을 표현하며 들었던 예시들이 '문과생'을 비롯한 '일반인'들의 입장에선 사뭇 쉽게 다가와서 자꾸만 생각이 날 정도이다.

과학은 의외의 분야에서 사람들을 헤집어 놓는다. 조직 안에서 혁신적인 변화가 일어나기에 앞서 과학계에서 말하는 '상변이' 상태가 관측된다는 내용을 접하면 평범한 독자들은 눈이 휘둥그레지기 마련이다. 대체 무슨 말인지 한번 더 살피게 되는 것은 물론, 과학이 '과학'이 아닌 분야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의문을 품게 된다. 그 과정에서 사람들은 과학이 전하는 지혜를 얻는다. 그리고 과학이 전하는 지혜가 사람들의 마음 속에서 인생을 살아갈 수 있는 든든한 지침이 되는 순간, 비로소 과학은 위로가 된다.

* 본 리뷰는 출판사의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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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좋은 삶을 위한 철학 - 천사와 악마 사이 더 나은 선택을 위한 안내서
마이클 슈어 지음, 염지선 옮김 / 김영사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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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롤리 딜레마". 철학계에서 가장 유명하면서도 단순한 선택의 문제에 쉽게 답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브레이크가 고장난 열차가 마침 두 갈래 길에 접어드는 순간, 그대로 직진하여 아무것도 모른채 선로를 고치고 있는 다섯 명의 인부를 죽이거나 또는 다섯 명보다는 적지만 여전히 아무것도 모른채 저녁밥을 뭘 먹을지 고민하고 있는 한 명을 죽이는 것. 가장 단순한 버전은 기관차의 차장이 되어 선택을 내리는 것이지만 길을 가다 우연히 선로의 방향을 바꿀 수 있는 버튼을 발견한 행인 버전도 있다. 뿐만 아니라 같은 선택을 내리는 사람, 죽임(희생)을 당할 사람을 조금 바꾸면 한 사람을 살린 것인지 장기기증을 기다리며 죽어가던 다섯 명을 살릴 것인지 선택하는 버전도 생길 수 있다. 너무나 단순하지만 어려운 이 질문이 인간의 도덕성과 철학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떠오르게 하는 중요한 질문이 되는 것이다.

상상 속에서는 머리가 조금 아플 뿐 재미로 넘어갈 수 있는 문제이지만 현실이 된다면 심각한 문제가 될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가뜩이나 지쳐 있는 현대인에게 더욱 큰 도덕적 피로감을 안겨줄 수도 있는 문제일 것이다. 실제로 사람들은 트롤리 딜레마는 아니더라도 매일매일 크고 작은 도덕적 선택의 문제를 마주하고 도덕적 피로감을 느낀다. 평생 무단횡단 한번 해본 적 없는 사람일지도 시식코너에서 1개만 먹어보라는 문구를 무시하고 3개쯤 먹고 싶은 욕구를 느끼는 것처럼.

'좋은' 삶이란 무엇일까. 그보다는 '옳은' 삶이란 무엇일까. 옳다는 것은 법적인 수준을 이야기하는 것일까, 아니면 도덕적 수준을 이야기 하는 것일까. 한번쯤 사람답게 살아보기 위해서 철학적 문제를 진지하게 공부하기 위해 시대에 한 획을 남겼던 유명한 철학자들의 저서를 탐독하고 싶지만 역대급으로 어려운 문장 앞에서 난해함과 지루함만을 느꼈던 사람들이라면, 보다 재미있고 쉬운 철학을 접하고 싶었을 듯하다. 그리고 현대인이 실제로 마주하는 고통을 있는 그대로 글로 적은 사람이 있다.

<더 좋은 삶을 위한 철학>은 인간의 '선과 악'에 대한 철학을 기반으로 독특한 포맷의 전개를 보여줬던 <굿 플레이스>의 PD '마이클 슈어'의 책이다. 인간의 도덕성과 선, 악은 우리에게 익숙한 주제이지만 그동안 풀어낼 수 있는 형식이 정해져 있었다. '권선징악', '절대악', 인과응보' 등의 키워드가 뻔하게 느껴지는 전개와 연출로 인간 본성을 그려낸 극들이 대부분이었다. <굿 플레이스>라는 드라마에서 보여줬던 재미난 물음들처럼 그의 책 또한 다소 정신없지만 빙빙 돌아가지 않고 직설적으로 우리에게 물음을 던진다. 아동 노동을 통해 상당히 저렴하고 또한 고품질의 제품을 만드는 회사의 제품을 과연 구매해도 되는 것일까? 평소에 버스에 올라탄 어르신께 자리도 양보하고, 정기적으로 유니세프에 기부금도 내는데 이번 한번만은 괜찮지 않을까?

저자는 이러한 질문과 철학이라는 '학문' 관점에서의 답변, 그리고 그것을 쉽게 풀어내는 예시를 통해 사람들이 마주하는 수만 가지 도덕적 딜레마와 좋은 삶에 대한 문제를 풀어낸다. 보통의 철학서와는 결이 너무나도 달라 때로는 정신이 없을 때도 있지만 분명 흡입력이 있다. 한번쯤 떠올려 봤던 질문이기에 그 대답이 조금은 궁금해지는 것이다. 그리고 점차 '좋은 삶'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을 만들어나가게 된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 특히나 도덕적인 관점이라면 더욱더. 하지만 완벽한 사람에 대한 궁금증은 여전히 재밌다. 어떻게 하면 이를 수 있는지. 가끔 떠올렸던 그 질문들에 대한 답변으로 우리는 적어도 '더 좋은' 사람으로 한걸음 나아가는 것에는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 본 리뷰는 출판사의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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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2041 - 10개의 결정적 장면으로 읽는 인공지능과 인류의 미래
리카이푸.천치우판 지음, 이현 옮김 / 한빛비즈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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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챗GPT 기술의 등장으로 구글이 위협받고 있다는 말이 떠돌고 있다. 구글이 자체 검색엔진과 유튜브 등에서 다양한 AI 알고리즘을 통해 검색 인구와 유튜브 시청 인구를 압도적으로 폭발시켰지만, 이제는 또 다른 기술이 검색공룡 구글의 아성을 위협할 수 있다는 '가능성' 자체만으로도 흥미로운 상황이다. 실제로 4차산업혁명의 가장 주요한 산업이자 기술인 AI는 인간의 삶을 매우 빠르게 바꾸고 있다. 아직 AI의 발전 단계 중 그리 높은 수준에 위치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 속도와 학습능력이 보여주는 결과물은 파괴적이다.

아마존이나 오카도(OCADO)와 같은 물류 기업은 하루에도 수천 만 번 머신러닝을 진행하는 로봇을 통해 자신들의 물류 관리 시스템을 점점 더 단단하게 만들고 있다. 유튜브는 AI 기반의 알고리즘 추천 기능을 통해 유튜브 시청 시간을 80% 이상 증가시켰고, 쇼츠 생태계가 장기 컨텐츠 생태계를 순식간에 삼켜버리게 만들었다. 사람들이 보여주는 날 것 그대로의 패턴을 그대로 학습하여 가장 매혹적인 선택지를 제시하는 AI 덕분이다.

<AI 2041>은 이와 같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AI, 인공지능 기술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이르기까지 거대한 대장정을 굵직한 키워드와 사건을 통해 조명한다. 이미 한 세기 전부터 기획되었던 인공지능은 반 세기 가까이 답보상태에 머물렀지만, 마치 인류의 발전이 지수함수의 그래프를 따르듯 어느 순간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 20년 동안의 발전이 그 전 50년 동안의 발전보다 빨랐고, 지난 5년 동안의 발전이 코로나19로 인한 세계적인 트레드 변화와 맞물려 그 이전 15년보다도 빠른 발전을 보이게 된 것이다. 우리는 미처 체감하지 못하여 그저 눈만 뻐끔뻐끔 뜨고 있었지만, 굵직한 사건들을 통해 바라보니 비로소 AI의 거대한 물결이 눈에 보이는듯 하다.

인공지능은 모빌리티, 에너지와 더불어 미래의 가장 중요한 산업이자 피할 수 없는 필연이다. 과거 속에 늘 미래가 존재하듯 인공지능의 발전사를 살펴보면 AI의 미래사를 함께 엿볼 수 있다. 마침내 미래가 된 신기술들을 놓치고서 후회했던 순간들이 많았다면, 필연적인 AI의 미래는 반드시 잡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 본 리뷰는 출판사의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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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 인문학 수업 : 전환 - 지금과는 다른 시선으로 나를 돌아보기 퇴근길 인문학 수업
백상경제연구원 지음 / 한빛비즈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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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지도 우리 사회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조선시대의 남녀의 지위와 역할구분. 조선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를 볼 때마다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남녀간의 차별과 편협한 시각이 사실 조선 말에 되어서야 생긴 것이라면 어떨까. 보수적이고 딱딱한 국가로 생각되었던 조선이라는 국가가 꽤나 오랜 기간 동안 우리의 생각과는 다른 문화 풍습을 지니고 있었다는 사실은, 우리의 시각이 다소 왜곡되어 왔다는 것을 뜻하면서도 동시에 한번 뿌리 박힌 인식이 얼마나 강력하게 작용하는지를 알려주기도 한다. 또한 고려와 별반 다르지 않았던 조선이 어떻게 변하게 되었는지를 통해 사회의 변화상을 추적해볼 수도 있다.

지구 반대편으로 날아가 서양의 미술사를 주름잡았던 화가들의 이야기도 있다. 지금은 루브르 박물관과 같이 세계적인 박물관이나 미술관의 한편을 지키고 있는 작품들의 작가들 또한 당시를 살아갈 때에는 저마다의 고충을 겪었고, 저마다의 고뇌가 있었고, 저마다의 의지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결과물만 봐서는 느낄 수 없는 깊은 생각을 작가의 생애를 통해 알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우리의 일상과 큰 관련이 없어 보이는 교양이자 인문학이 '전환'을 불러일으키는 이유이다.

<퇴근길 인문학 수업 : 전환편>은 동서고금을 가리지 않고 주제 또한 자유롭게 넘나들며 독자들의 상식선에 새로운 자극을 주는 책이다. 잘 알려지지 않았던 조선시대의 '물' 이야기, 부부 이야기 등 흥미로운 주제를 통해 우리 선조들의 삶을 조명하고 저 멀리 서양으로 넘어가서도 식상하지 않은, '전환'이 될 만한 소재를 소개한다.

인문학은 언뜻 당장은 우리 삶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듯 보인다. 그러나 스티브 잡스가 애플을 설립하고 나아가 세계에서 가장 큰 회사로 만들 수 있었던 이유 중 가장 큰 것이 바로 '매킨토시'의 시발점이 된 캘리그라피 수업이었듯, 동서양을 막론하고 5,000년 넘게 인류의 삶을 관통하는 진리인 인문학은 하나의 '점'이 된다. 책에 담긴 이야기가 단순히 지나가는 이야기처럼 보일지라도 언젠가 직장에서, 인간관계에서, 가정에서, 그리고 삶의 중간중간에서 문득 생각나는 점이 될 수 있다면 집필진이 전하고자 하는 인문학의 가치는 결국 빛을 내게 될 것이다.

* 본 리뷰는 출판사의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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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초의 법칙 - 당신을 시작하게 만드는 빠른 결정의 힘
멜 로빈스 지음, 정미화 옮김 / 한빛비즈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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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4, 3, 2, 1, 발사!

로켓이 지상에서 솟아오르듯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그녀의 강연은 이미 10여 년 전부터 TED를 열광케 했고 얼마 전부터는 SNS에서 그녀의 말이 일종의 '성공학 밈'처럼 떠도는 것을 쉽게 목격할 수 있게 되었다. 평소보다 30분 일찍 맞춰둔 알람을 듣고 떠오르는 수만 가지 다시 잘 이유를 잠재울 수 있는 마법의 주문. 5초의 법칙이다.

다시 잠들고 싶은 욕망이 생기기도 전에 침대에서 튀어나오는 일, 부당한 일을 겪고 상사에게 바른 소리를 외치는 일, 오랫동안 마음 속에 품고 있던 하고싶은 일을 시작하는 일. 언뜻 봐선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거나, 대단한 의지가 필요한 듯 싶지만 사실 단 5초면 '실행'할 수 있는 일이다. 중요한 것은 마음속에 생각이 들었을 때, 이른바 도마뱀 뇌라 불리는 대뇌 변연계가 '공포'를 빌미로 해야만 하는 일을 거부하기 전에 행동을 시작하는 것이다. 그리고 5초는 그것을 실행하기에 충분한 시간이자 자신과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시간이다.

<5초의 법칙>은 세계적인 강연가이자 사업가이고, 동기부여 코치인 멜 로빈스의 책이다. 마흔이 조금 넘어서 인생의 모든 것이 꼬여 가고 있을 때 그녀는 문득 로켓 발사를 보고 자신을 바꿔줄 주문을 깨달았다. 로켓이 솟아오르듯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단 5초 안에 시작하게 되면서 마이너스였던 통장 잔고는 물론, 자존감, 지혜, 사회에 대한 영향력 등 모든 것이 이전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삶을 살게 된 것이다.

5초, 5초로 비유되는 결국 곧바로 실행하게 만드는 의지와 실행 방법론은 단순히 '하는 것' 자체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삶을 좀먹는 케케묵은 습관을 박살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말해주고, 두려움을 이겨내는 것이 쳇바퀴 돌듯 지루한 일상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를 말해준다. 나아가 삶의 오랜 시간 동안 진정으로 하고 싶었던 일을 외면해왔으며 그것을 바르게 마주하는 것이 왜 필요한지를 의미하는 것이다.

저자의 책은 무척이나 직관적이고 직선적이다. 5, 4, 3, 2, 1을 외치며 손쉽게 묵혀 왔던 인습을 깨부수듯 자신의 오랜 두려움을 이겨내고 앞으로 솟아오를 시간이다.

* 본 리뷰는 출판사의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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