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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다 괜찮아질 겁니다 - 삶의 벼랑 끝에서 침묵을 택한 어느 은둔자의 이야기
피코 아이어 지음, 최지숙 옮김 / 서사원 / 2026년 7월
평점 :
펜데믹을 지나며 나의 삶은 이전과 많이 달라졌다. 계획했던 일들을 계속할 수 없게 되었고, 오랜 시간 집에 머무르면서 처음으로 멈춰 있는 시간을 견뎌야 했다. 그 고요는 내 삶을 천천히 돌아보게 만들었다. 그동안 나는 끊임없이 앞으로만 달려가느라 정작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는 묻지 않았다. 이미 많은 것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늘 결핍을 이야기했고, 원하는 것을 더 얻기 위해 움직였다. 하지만 나와 마주하는 시간을 통해 내게 주어진 것들에 감사하는 마음을 배우게 되었다. 비로소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살피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삶이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흔들릴 때마다 수도원으로 향한다. 침묵 속에서 그는 자신과 마주하는 고요의 시간을 갖는다. 그가 오랜 시간 수도원을 찾은 이유는 언제나 다시 삶으로 돌아가기 위한 준비였다. 고요 속에서 자신을 바라보고, 욕망을 조금 내려놓고, 세상을 조금 더 넓게 이해하는 법을 배우는 과정. 그렇게 그는 수많은 상실 앞에서도 살아가는 법을 익혀 간다.
공간이 사람을 바꾸는 힘에 대해 떠올렸다. 숲에서는 자연스럽게 걸음이 느려지고, 성당에서는 목소리가 낮아지며, 도서관에서는 조용히 책장을 넘긴다. 공간은 우리에게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명령하지 않지만,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지를 일깨워 준다. 수도원 역시 저자에게는 그런 공간이 아니었을까. 그곳의 침묵은 자신의 내면의 목소리를 더 또렷하게 들을 수 있도록 그를 도왔다.
생각해 보면 누구에게나 각자의 수도원이 필요하다. 반드시 종교적인 장소일 필요는 없다. 새벽의 공원일 수도 있고, 혼자 걷는 산책길일 수도 있으며, 책을 읽는 서점 한구석이나 방 한편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의도적으로 고요한 시간을 갖는 일이다. 우리는 너무 많은 소란 속에서 살아가느라 정작 자신의 목소리는 듣지 못한 채 하루를 끝내곤 한다. 어쩌면 고요는 자신과 마주할 수 있는 가장 진실된 시간이 아닐까.
저자가 수도원에서 배운 것은 특별한 수행법이 아니라 침묵이 가르쳐 주는 삶의 방식이었다. 침묵 속에서 비로소 선명해지는 것들.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도 세상과 함께 살아갈 줄 아는 태도. 더 많이 소유하기보다 기꺼이 나눌 줄 아는 마음. 상실 속에서도 여전히 사랑하고, 불안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용기 말이다.
누구에게나 잠시 멈춰 설 수 있는 고요의 시간이 필요하다. 어쩌면 저자가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었던 것도 바로 그것일 것이다. 삶은 결국 얼마나 멀리 달려왔는지가 아니라, 얼마나 자주 자신의 내면으로 돌아와 다시 세상으로 걸어 나올 수 있었는지에 의해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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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증정 @seosawon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