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뭔 놈의 천재들이 이렇게 많은 거야
조현경 지음 / 필름(Feelm)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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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아가면서 한 번의 큰 성공이 삶을 증명해 줄 것이라 믿는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깨닫게 되는 것은 삶은 어느 한 순간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이 책은 제목만 보면 재능에 관한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내게는 자신의 삶을 받아들이는 과정에 관한 진솔한 기록으로 읽혔다. JYP 작곡가라는 이름보다 더 오래 남은 것은 저자의 수많은 시도와 실패, 그리고 그 이후의 시간이었다. 기대했던 결과가 없던 날에도 저자는 다시 작업실로 향하고, 커피를 내리고, 작곡을 한다. 특별한 성공보다 하루를 반복하는 태도가 이 책의 중심에 있다.

책을 읽으며 자주 고개를 끄덕였다. 나 역시 정해진 출근 시간도, 일정한 급여도 없는 창작을 이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작품이 잘 풀리지 않는 날도 있고, 기대했던 성과가 따라오지 않는 날도 있다. 하지만 결국 다시 나아가게 만드는 것은 거창한 목표가 아니라 오늘도 해야 할 일을 이어가는 감각이다. 창작은 특별한 영감보다 꾸준한 작업의 시간을 지켜내는 사람이 오래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사실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것은 흔히 행복한 선택으로 이야기되지만, 진실로 무언가를 좋아한다는 것은 그것 외에 많은 것을 포기하는 일이기도 하다. 더 안정적인 길, 다른 가능성, 수많은 유혹 앞에서도 결국 다시 같은 자리로 돌아오는 것. 어쩌면 무언가를 이룬 사람들은 특별한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 아니라, 자신이 믿는 선택을 반복할 수 있는 사람들인지도 모른다.

결국 우리는 같은 질문 앞에 선다. 이 일을 계속해도 괜찮을까. 나는 제대로 살아가고 있는 걸까. 그 질문에는 누구도 정답을 줄 수 없다. 막다른 길처럼 보였던 곳에서 새로운 문이 열리기도 하고, 가장 화려해 보였던 길의 끝이 깊은 방황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시간이 흐른 뒤에야 비로소 의미를 갖게 되는 일들도 있다. 그래서 지금의 결과만으로 자신의 삶을 단정하기에는 언제나 이르다.

그림을 그릴 때, 처음부터 마지막 모습을 알고 캔버스 앞에 서는 일은 거의 없다. 덧칠하기를 반복하고, 예상하지 못했던 색이 새로운 풍경을 만들기도 한다. 삶도 다르지 않다. 우리는 아직 완성되지 않은 작품이다. 지금 쓰고 있는 한 장면만으로는 어떤 결말에 닿을지 누구도 알 수 없다. 무언가를 꾸준히 계속한다는 것은 미래를 확신하는 일이 아니라, 아직 완성되지 않은 자신의 가능성을 믿는 일이다.

동시대를 살아가며 자신의 일과 삶 앞에서 흔들려 본 사람이라면, 이 책이 건네는 진솔한 이야기에 자연스럽게 마음을 기대게 될 것이다. 여기에 저자가 함께 들려주는 그 시절의 음악과 추억은 지나온 시간을 조용히 불러내며, 책장을 덮고 난 뒤에도 오래 남는 또 하나의 선물이 되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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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증정 @feelmbook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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