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 - 제172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스즈키 유이 지음, 이지수 옮김 / 리프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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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 보면, 모든 이야기와 사유가 보이지 않는 실로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에 이르게 된다. 문 하나를 열고 또 다른 문을 지나, 결국 하나의 거대한 문 앞에 서 있는 느낌이다. 시대를 막론하고 반복되는 사랑의 서사, 언제나 존재해온 전쟁과 차별, 그리고 각자의 시대를 가장 암울한 시대로 인식하며 살아가는 인간의 자아상까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 안에 내재된 긍정과 연대, 희망의 감정은 또 다른 이야기로 변주되어 이어지며 계속해서 삶을 말한다.

책은 책으로 이어진다. 한 권의 책 속 인용문은 또 다른 책으로 이끌고, 그 책을 펼치면 다시 더 오래된 문장과 마주한다. 몇 단계만 건너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인간관계처럼, 책 또한 따라가다 보면 결국 같은 뿌리에 닿아 있다는 인상을 남긴다. 고립된 문장은 없고, 완전히 독립된 사유도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인간이 무언가를 쓰기 위해서는 반드시 보고, 듣고, 경험하고, 사유하는 경유지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 대부분은 책, 더 넓게는 말과 글이라는 언어의 매개 안에서 이루어진다. 공통의 역사와 언어를 공유하든, 전혀 다른 문화권에 속해 있든 인간은 학습과 교류를 통해 지식과 감각을 확장해왔다. 언어와 글, 문화의 이동은 인간의 가장 본질적인 ‘앎에 대한 욕구’를 효과적으로 충족시켜온 방식이었다.

그렇다면 창작자들은 어떨까. 어떤 작가도 완전히 최초라고 말하기는 어려울지 모른다. 이미 말해진 것들 위에서 글을 쓰고, 이미 그려진 것들 위에서 그림을 그린다. 그러나 창작이란 전혀 없던 무언가를 처음 만들어내는 일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같은 문장을 다른 리듬으로 말하고, 같은 사유를 다른 온도로 해석하며, ‘나는 이렇게 느꼈다’고 고백하는 변주는 충분히 창작적이다. 실제로 느낀 감각과 실존적 감동이 새로운 표현으로 정직하게 담긴다면, 감동은 다시 전해진다. 그 반복의 과정이야말로 역사와 문화를 이어온 또 하나의 방식이었기 때문이다.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는 바로 이 연결의 한가운데에 서 있는 소설이다. 고전과 명언, 문학사에 남은 문장들을 지식의 장식으로 소비하지 않고, 살아 있는 이야기 속으로 끌어와 다시 호흡하게 만든다. 인용과 반복, 번역과 해석이 어떻게 새로운 문학이 될 수 있는지를 흥미롭게 풀어내며, 밝고 긍정적인 서사와 생활감 있는 위트는 고전이 만들어낼 수 있는 거리감을 자연스럽게 허문다.

한 사람이 모든 것을 말할 수는 없다. 모든 것을 말하려면 그 이전에 보고, 듣고, 경험하는 모든 일이 가능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경험할 수 있는 것은 언제나 이미 지나간 과거에 머물며, 미래를 미리 알 수도, 다른 역사를 실제로 살아볼 수도 없다. 이 영원히 채워질 수 없는 간극 때문에 역사와 문화, 문학은 서로를 향해 연결되고 반복되며, 그 과정 속에서 우리의 삶 또한 끊임없이 새로 쓰인다.

결국 이 소설이 남기는 질문은, 이미 말해진 세계의 총합이 아니라 아직 말해지지 않은 것들, 아직 쓰이지 않은 문학의 무수한 가능성들이 아닐까.

그런 가능성을 실제의 문학으로 밀어 올린 이 젊은 작가의 시도가, 2025년 아쿠타가와상이라는 결과로 이어진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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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ゲーテはすべてを言った

*이 서평은 구매한 도서를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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