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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는 어떻게 변화를 거부하는가 - 인류가 나아지지 못하는 7가지 이유와 그럼에도 나아질 수 있는 방법
슈테판 클라인 지음, 유영미 옮김 / 어크로스 / 2026년 1월
평점 :
뇌과학 책인 줄로만 알았는데, 이 책은 하나의 방대한 희망의 서사시다. 마지막 장을 덮을 때, 깊은 감동과 함께 나 역시 지금의 세계를 더 나은 곳으로, 더 이로운 방식으로 변화시키는 일에 동참할 수 있겠다는 의욕이 솟아올랐다.
우리에게 변화는 늘 멀고 어려운 과제로만 느껴진다. 하지만 이 책은 많은 역사적 성공 사례들을 공감 있게 제시하며, 우리 스스로가 가능성을 짐작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인간 이해의 가장 깊은 지점에서 시작되는 변화에 닻을 올린다.
매일의 뉴스는 기후위기로 인한 환경 파괴를 전하며 우리에게 경고를 보낸다. 수많은 과학자와 철학자, 환경운동가와 작가들 또한 현재 상황의 심각성을 끊임없이 설명하며 인식과 사고의 전환을 요구해왔다. 이제 우리는 기후위기의 위험성을 충분히 알고 있다. 그 불안은 더 이상 추상적인 개념에 머물지 않고, 이미 우리의 일상과 삶의 문턱을 넘어 들어왔다. 동시에 우리는 지금의 방식으로는 더 이상 지속할 수 없으며, 결국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사실 또한 알고 있다.
개인의 삶에서도 변화는 늘 난제다. 우리는 해마다 운동, 독서, 공부 같은 다짐을 한다. 분명 삶에 이롭다는 걸 알기에, 더 나은 자신이 되고 싶다는 희망을 품기에 반복되는 결심이다. 하지만 다짐은 오래가지 못하고, 하지 말아야 할 일은 쉽게 반복되며, 해야 할 일은 늘 다음으로 미뤄진다. 결국 우리는 스스로를 나약하고 끈기 없는 존재로 규정하며 자책한다.
저자 슈테판 클라인은 질문의 방향을 바꾼다. 문제는 의지나 성실함이 아니라, 인간의 뇌가 작동하는 방식 그 자체라는 것이다. 인간의 뇌는 변화를 향해 설계된 기관이 아니다. 안정과 예측, 에너지 절약을 최우선으로 삼도록 진화해왔다. 우리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이미 가진 기대와 습관에 맞게 해석하고, 얻을 수 있는 이익보다 잃을 가능성에 훨씬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래서 더 나은 선택이 눈앞에 있어도, 익숙한 현재를 고수하는 쪽이 합리적으로 느껴진다.
이러한 뇌의 구조는 개인의 변화 실패뿐 아니라 기후위기 같은 전 지구적 문제 앞에서 사회가 멈춰 서는 이유이기도 하다. 너무 이성적이어서, 너무 많은 정보를 알고 있어서 우리는 오히려 변화에 취약해진다. 하지만 이 책은 많은 뉴스와 미래 예측이 반복해온 절망을 과감히 걷어내고, 우리가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를 가장 현실적이면서도 희망적인 방식으로 제시한다.
우리는 결과를 쉽게 예측하고, 미래를 성급하게 단정한다. 앞으로의 환경은 지금보다 나빠질 것이라며 모두가 불안과 위험을 예견한다. 하지만 아직 정해지지 않은 미래를, 아무것도 시도해 보기 전에 단정할 필요가 있을까. 이 책은 막연한 환상을 걷어내고, 환경과 구조, 문화가 바뀔 때 인간은 실제로 움직이기 시작한다는 사실을 수많은 역사적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의지보다 맥락이, 도덕적 훈계보다 작은 장치와 긍정적인 이야기들이 변화를 가능하게 한다. 그리고 그 변화의 시작은 언제나 작았지만 결코 사소하지는 않았다.
전례 없는 풍요 속에 살고 있는 지금,
우리는 그 풍요에 상응하는 방식과 수단 또한 이미 충분히 갖추고 있다.
《뇌는 어떻게 변화를 거부하는가》는 인간이라는 존재를 정확히 이해할 때, 변화는 가능하며 우리의 역량은 결코 부족하지 않다고 말한다.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라는 질문은 결국 우리가 어떤 조건을 만들고, 어떤 이야기를 선택할 것인가로 이어진다. 이 책은 개인의 삶에도, 사회의 미래에도 여전히 유효한 희망을 남긴다. 변화는 어렵고 느릴 수 있으며 예측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이 곧 불가능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책의 한 문장은 오래 남아 분명한 변화의 씨앗을 심는다.
“희망이란 뭔가가 잘될 것이라는 확신이 아니다.
희망은 결과가 어떻게 되든 상관없이, 뭔가를 시도하는 것이 옳다는 확신이다.”
책을 덮으며, 기후 위기 앞에서 막연한 불안 대신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미래의 풍경을 구체적으로 그려볼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의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행동들 또한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변화가 절실한 이 시대에, 이 책은 우리를 무력감에서 꺼내어 다시 생각하고, 다시 움직이게 한다. 변화를 믿기 어려운 지금, 그래서 더욱 필요한 필독서다. 모두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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