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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최악의 날 부처가 나에게 말을 걸었다 - 불안의 심연에서 나를 구원한 첫 번째 가르침
데이비드 미치 지음, 강정선 옮김 / 티라미수 더북 / 2026년 1월
평점 :
우리는 분명 예전보다 훨씬 많은 것을 가진 시대를 살고 있다. 먹을 것과 입을 것, 쉴 공간, 선택할 수 있는 직업과 관계까지. 그럼에도 마음은 좀처럼 고요해지지 않고, 불안은 어느새 일상이 되었다. 충분한 조건 속에 있으면서도 계속해서 부족하다고 느끼는 이 기묘한 감각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이 책은 인생이 잘못 흘러가고 있어서 우리가 괴로운 것이 아니라, 마음을 다루는 법을 배우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불안해진다고 말한다. 우리는 직업을 바꾸고, 관계를 바꾸고, 환경을 바꾸면 마음도 함께 달라질 것이라 믿는다. 그러나 결과는 늘 비슷하다. 잠시 나아지는 듯하다가, 다시 같은 불안으로 되돌아온다.
저자는 불교를 직접 경험하고 실천해온 과정을 통해, 변화된 자신의 삶과 마음의 상태를 솔직하게 풀어낸다. 불안을 억누르거나 회피하는 대신, 그것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그리고 일상 속에서 어떻게 마음의 중심을 회복할 수 있는지를 전한다.
불교는 흔히 떠올리는 종교의 이미지와는 다르다. 불교는 무엇을 믿으라고 요구하지 않는다. 대신 마음을 어떻게 사용하고, 어떤 방향으로 훈련할 것인지를 묻는다. 부처는 숭배의 대상이라기보다 누구나 도달할 수 있는 하나의 사례처럼 제시되며, 그 가르침은 삶 한가운데에서 자신의 마음을 정확히 바라보는 태도를 요청한다.
마음은 고정된 상태가 아니라 끊임없이 변하고 흘러가는 과정이다. 이 흐름 속에서 우리가 어떤 말을 하고,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삶의 방향은 조금씩 달라진다. 미래는 이미 정해진 운명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의 습관이 차곡차곡 쌓인 결과다. 불확실성이 일상이 된 시대에 우리가 붙잡을 수 있는 것은 외부 조건이 아니라, 오직 마음의 방향뿐이다.
상실과 실패, 병과 무기력 같은 순간들을 저자는 인생의 오류나 벌로 해석하지 않는다. 오히려 삶을 제대로 바라보라는 초대라고 말한다. 인생이 흔들릴 때 우리는 비로소 왜 이렇게 살아왔는지를 묻게 되고, 그 질문 속에서 이전과는 다른 선택의 가능성이 열린다. 고통은 피해야 할 적이 아니라, 통찰로 이어질 수 있는 강력한 계기가 된다.
이 책에서 말하는 행복은 어떤 조건을 달성했을 때 주어지는 상태가 아니다. 행복은 누구나 연습할 수 있는 삶의 태도이며, 훈련의 결과다. 모든 것은 변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바꿀 수 없는 것에 집착하는 대신 바꿀 수 있는 유일한 것, ‘마음의 방향’에 주의를 기울이는 일이다. 하루 10분의 명상, 작은 선행, 태도를 점검하는 짧은 멈춤이 삶 전체의 결을 서서히 바꿔놓는다.
요즘 불교와 명상이 다시 주목받는 것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더 많은 것을 얻는 방식으로는 더 이상 불안을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빠르게 가는 법이 아니라, 내가 어디로 어떻게 가고 있는지를 알아차리는 능력이다.
만족이란 더 이상 원하지 않는 상태가 아니라, 지금의 삶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는 힘이라는 사실을 깊은 울림으로 전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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