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관과 객관 - 과잉 정보의 시대, 본질을 보는 8가지 규칙
키코 야네라스 지음, 이소영 옮김 / 오픈도어북스 / 202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당신은 통계를 얼마나 신뢰하는가?
당신은 확률을 얼마나 믿는가?

이러한 수학적 기법이 전혀 적용되지 않는 것보다는 적용되었을 때 더 나은 선택에 이를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는 동의하게 된다. 예컨대 어떤 바이러스의 치명률이 2%라고 제시되는 경우와 0.01%라고 말해지는 경우는, 그 수치의 크기만으로도 개인의 판단은 물론 사회 전체의 불안과 대응 방식까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

숫자는 실제로 중요하다. 그것은 단순한 정보가 아니라, 행동을 유도하는 판단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종종 정확한 수치를 도출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믿는다. 더 많은 데이터, 더 정교한 모델, 더 과학적인 분석이 있다면 불확실성은 제거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그러나 《직관과 객관》은 이 익숙한 기대에 제동을 건다.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사회의 복잡성을 인식하고 불확실성을 제거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할 때 어떻게 사고하고 결정할 것인가이다.

책에서 인용되는 버락 오바마의 말은 이 딜레마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나는 늘 확률을 따져야 했다.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아서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확률이 70%, 어떠한 방안이라도 택했을 때 문제가 해결될 확률이 55%, 의도한 대로 정확히 해결될 확률은 0%였다. 무엇을 선택하더라도 효과가 전혀 없을 확률은 30%,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확률도 15%나 되었다.”

이 숫자들 앞에서 명확한 정답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택은 미뤄질 수 없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선택 역시 하나의 결정이며, 그것 또한 확률을 가진다. 통계나 확률, 수학적 이론이 결론을 대신 내려주지는 않는다. 데이터는 판단을 돕는 도구일 뿐, 책임을 대신 져주지 않는다.

《직관과 객관》은 다음 세 가지 태도를 제시한다. 과학적 관점을 유지하며 증거를 수집할 것. 신중함을 잃지 않되, 세상의 복잡성과 불확실성을 인정할 것. 그리고 정보가 불완전하더라도 행동해야 함을 받아들일 것. 이는 확신을 요구하는 태도가 아니라, 확신이 부재한 상태에서 어떤 사고로 접근해야 하는지를 말해준다.

저자는 인간이 본능적으로 불확실성을 견디지 못하고 성급한 결론에 매달리는 존재임을 여러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우리는 표본의 크기를 무시하고, 인과와 상관을 혼동하며, 작은 숫자에도 과도한 의미를 부여한다. 직관은 빠르지만 자주 우리를 속인다. 숫자가 만능 해결책이 되는 것은 아니다. 숫자 역시 그것을 해석하는 인간의 편향에서 자유롭지 않기 때문이다.

이 책이 말하는 ‘객관성’은 자신의 무지를 자각하고, 확신을 유보하며, 숫자 뒤에 놓인 인간과 맥락을 함께 고려하려는 접근이다. 도구적 이성이 모든 것을 계산 가능한 대상으로 환원하려 할 때, 저자는 인간을 향한 고려 없이는 어떠한 사회적 문제도 해결될 수 없다고 말한다.

《직관과 객관》은 통계를 잘 다루는 여러 방법을 제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일상의 문제들에 대입해 볼 수 있는 유쾌한 사례들로 가득하다. 동시에 이론을 넘어, 불확실한 세계에서 사유하는 인간으로 남는 방법을 제시하는 사려 깊은 안내서이기도 하다.

불확실성은 제거해야 할 오류가 아니라, 우리가 끝내 살아가야 할 조건이다. 그 조건 앞에서 생각을 바로 세우고, 최선의 선택지를 향해 나아가는 태도가 필요하다. 정보 과잉시대에 우리가 어떤 태도로 질문 앞에 서야 하는지를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저자가 제시하는 사례들은 무척 흥미로워 책에 재미를 더한다. 새로운 관점을 다각도로 발견할수 있는 유익한 책이다.

#직관과객관 #확률과통계 #북스타그램 #책추천 #서평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