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우리는 왜 사랑할수록 함부로 말할까 - 화내고 뒤돌아서면 후회하는 연인들을 위한 감정 조절 심리학
앨런 E. 프루제티 지음, 최다인 옮김 / 부키 / 2025년 12월
평점 :
우리는 사랑을 ‘감정’으로만 이해하고, 그 감정만 충분하다면 관계는 저절로 유지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 관계를 어렵게 만드는 것은 감정 그 자체가 아니라, 그 감정을 다루고 표현하는 기술의 부족이다.
“사랑은 감정이 아니라 기술이다.” — 에리히 프롬
뇌과학자 정재승 교수는 우리가 가까운 사람과 갈등이 심해지는 이유를 “우리 뇌가 가까운 사람을 ‘타인’이 아닌 ‘나’와 동일한 존재로 인식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뇌는 친밀한 관계일수록 정보를 ‘자기(self)’ 인식과 가까운 영역에 저장하고, 이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이 조금만 다르게 행동해도 자신에 대한 위협으로 해석하여 훨씬 과도하게 반응한다.
즉, 가까운 사람일수록 대화가 어려워지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라 신경학적·심리학적 필연성이다.
프루제티 박사의 《우리는 왜 사랑할수록 함부로 말할까》는 이 지점을 매우 실전적이고 설득력 있게 풀어낸다. 흔히 심리서를 읽으면 “맞아, 그럴 수 있지”라고 공감은 되지만 막상 실제 상황에서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는 막막한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 책은 일상에서 흔히 마주치는 대화를 ‘교과서적 예시’가 아닌, 지금 내 삶에서 당장 일어날 법한 생생한 사례로 제시한다.
독자는 자신의 과거와 닮은 장면을 보며 자연스럽게 패턴을 인식하게 되고, 그 상황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까지 명확한 ‘대안 문장’을 통해 배울 수 있다.
또한 감정 문제를 단순히 “참아라”, “말을 곱게 해라”라는 식으로 접근하지 않는다. 저자는 DBT(변증법적 행동치료)를 기반으로
1차 감정과 2차 감정의 차이,
오해가 감정 반응을 증폭시키는 메커니즘,
언어 선택이 갈등을 어떻게 심화하거나 완화하는지.
이러한 요소들을 쉽고도 설득력 있게 설명한다.
사람은 자신의 진짜 욕구를 감추고 공격적인 언어로 자신을 방어하는데, 이 변환 과정은 거의 자동적이고 무의식적으로 발생한다. 그래서 관계는 파괴적인 흐름에 휩쓸리기 쉽다.
책이 제안하는 핵심 대화 기술 중 하나인 “타당화(validation)”는 단순한 공감 표현이 아니라, 상대의 경험과 감정의 정당함을 인정하는 심리치료의 핵심 기법이다. 이 기술은 회피형 사람에게는 안전한 공간을 제공하고, 감정이 격해지는 사람에게는 과열된 반응을 가라앉히는 역할을 한다. 결국 타당화는 연인뿐 아니라 친구, 가족, 직장 동료 등 모든 관계에서 기본적이자 결정적인 소통 기술임을 알 수 있다.
책을 읽으며 가장 인상적이었던 점은, 가까운 사람들이 왜 더 자주 다투는지를 단순한 ‘심리적 경향’에 머물지 않고 뇌과학·임상심리·대화 기술을 유기적으로 엮어 설명한다는 점이다.
이론은 명확하고, 사례는 현실적이며, 솔루션은 즉각 적용 가능하다.
《우리는 왜 사랑할수록 함부로 말할까》는 관계를 더 건강하게 만들기 위한 ‘실전 매뉴얼’이다.
사랑하는 마음은 자연스럽게 생기지만, 관계는 배워야 유지된다. 이 책은 연인, 가족, 친구, 동료 등 누군가와의 관계를 지키고 싶은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현실적 대화법을 제시한다.
우리가 가까운 사람에게 상처 주는 말을 하게 되는 이유는 마음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대화의 기술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 기술을 이해하고 연습할 수 있도록 과학적 근거와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안내한다.
결국 대화는 사랑의 가장 오래된 기술이다.
친절한 말은 우리를 더 깊이 이해하게 하고, 더 다정한 사람으로 만든다.
사랑은 감정에서 시작되지만, 결국 말에서 자라난다.
#우리는왜사랑할수록함부로말할까 #커플 #연애
#베스트셀러 #책추천 #대화의기술 #서평 #북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