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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지 않는 뇌 - 최신 신경과학이 밝힌 평생 또렷한 정신으로 사는 방법
데일 브레드슨 지음, 제효영 옮김 / 심심 / 2025년 11월
평점 :
인간은 오래전부터 ‘불멸’을 꿈꿔왔다. 그러나 과학기술의 발전이 우리에게 약속하는 미래는 전통적 의미의 불멸이 아니다. 이 책은 인간의 뇌가 노화를 피할 수 있는 어떤 기계적·과학적 기적을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뇌의 젊음은 기술의 선물이 아니라 개인의 실천이 빚어내는 결과임을 강조한다.
다시 말해 현대 과학은 뇌가 어떻게 늙어가는지를 설명함으로써, 우리가 어떤 방식으로 늙지 않을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오랜 시간 노화는 인간의 의지로는 거스를 수 없는 ‘운명’처럼 여겨져 왔다. 나이가 들면 기억이 흐릿해지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치부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데일 브레드슨의 《늙지 않는 뇌》는 이 오래된 전제를 다시 묻는다.
노화는 자연스러운 쇠퇴가 아니며, “뇌는 생각보다 훨씬 더 회복력 있는 기관이고 우리가 뇌 건강에 더 많이 개입할 수 있다”는 희망을 제시한다.
브레드슨은 수십 년 동안 알츠하이머병을 연구해온 세계적인 신경과학자다. 그가 밝히는 핵심은 뇌 노화가 불가역적 운명이 아니라, 다양한 생물학적 스트레스 요인이 축적될 때 나타나는 조절 가능한 과정이라는 점이다.
즉, 나이가 들었다는 이유만으로 인지 기능 저하를 당연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현재 의료 시스템은 병이 충분히 나빠진 뒤에야 약물을 처방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예방·회복·개인 맞춤 관리는 복잡해서 외면되기 쉽고, 이는 결국 “환자가 아니라 수익 중심의 구조”에서 비롯된다. 중요한 것은 의학도 과학도 만병통치약이 될 수 없으며, 건강은 개개인의 관심과 노력이 요구되는 영역이라는 사실이다.
분명 신경과학은 이전 세대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발전했고, 뇌 회복의 가능성은 과학적 근거 위에서 더 확실해졌다. 실제로 뇌 질환이 발병하더라도 회복된 사례는 점점 늘고 있다. 하지만 이 책에서 저자가 강조하는 지점은 과학이 ‘해결해주는 것’보다 개인이 ‘참여하는 것’의 중요성이다. 뇌는 외부에서 고쳐지는 기계가 아니라, 일상 속 습관과 리듬에 따라 스스로를 재구성하는 유기체이기 때문이다.
결국 뇌 건강은 실험실보다 일상에서 만들어진다.
“과학은 우리가 무엇이 가능한지 알려주지만, 그 가능성을 현실로 만드는 것은 우리의 선택이다.”
— 칼 세이건
과학을 통해 뇌가 어떻게 건강해질 수 있는지 많은 사실이 밝혀졌다. 그리고 그 방법은 이 책 안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뇌의 젊음은 나이의 문제가 아니라 삶의 방식의 문제이며, 그 방식은 과학의 발전과 개인의 실천이 만날 때 비로소 완성된다.
수면, 운동, 식생활, 사고 습관 같은 가장 기본적인 영역에서 실천이 쌓일 때 비로소 뇌는 노화를 늦춘다. 이 책의 미덕은 바로 이러한 현실적이고 인간적인 접근에 있다. 불멸의 신화를 과학이 대신 실현해주는 것이 아니라, 과학이 인간 스스로 불멸에 가까운 상태를 만들어갈 수 있음을 증명하는 방식으로 제시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 책은 기술 문명 속에서 역설적으로 “개인의 선택”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뇌의 미래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사상가 윌리엄 제임스가 말했듯,
“인간의 본질은 스스로 형성하는 습관의 총합이다.”
이 책은 우리의 뇌 또한 그 습관의 산물이라는 사실을 다시 일깨운다. 그 깨달음은 불멸이라는 신화를 비로소 현실적인 선택의 영역으로 되돌려놓는다.
늙지 않는 뇌란, 노력하는 인간이 스스로 만들어내는 가장 현실적인 형태의 불멸이다.
브레드슨은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의 뇌는 지금 어떤 상태이며,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가?”
이 책은 노년의 두려움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지금의 삶을 더 선명하게 바라보도록 돕는 강력한 안내서가 될 것이다.
그리고 나 역시 이 책을 덮으며, 노화를 늦춘다는 것이 단순히 ‘젊음을 유지하는 문제’가 아니라, 삶의 주체성을 되찾는 선택임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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