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이름은. 1
신카이 마코토 지음, 코토네 란마루 그림 / 대원씨아이(만화) / 2016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작품 소개]
"저기…키. 기억 안 나?"
아침에 눈을 뜨니, 울고 있다. 일어나면 기억이 나지 않았고, 하지만 뭔가… 빠져 있다.
줄곧 찾고 있는 것 같다. 그런 기분이 든 것은… 아마도… 그때부터.

도쿄의 훈남이 돼서 없는 게 없고 자유롭게 생활하며 시골의 이런저런 굴레에서 해방되고 싶어하던 고교 2학년인 여고생 미야미즈 미츠하. 어느 날 눈을 뜨니 정말 자신이 한 말처럼 도쿄의 어느 훈남이 되어 있는데?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도쿄의 남고생 타키와 꿈 속에서 몸이 바뀌는 상황이 된다.
몸이 바뀌며 생기는 여러 해프닝을 재치있게 그려낸 1권, 그리고 그 사이사이에 숨겨진, 반복해서 언급되는 복선들이 항상 재미로만 끝나지 않던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장대한 스토리텔링을 암시하고 있다.

 

 

<너의 이름은> 영화가 1월에 전국 개봉 예정에 있는데 먼저 만화 <너의 이름은>이 나왔습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이전 작품들처럼, 빛의 마술사다운 표지입니다.
먼저 작품을 9월에 봤지만 표지를 보는 순간 또 기대하게 되었습니다.  

 

 

<언어의 정원>의 대사들이 무척 감성적이었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너의 이름은>의 대사들도 감수성이 폭발했습니다.
신카이 감독의 여타 작품들이 대개 그러했으니 이 작품을 처음 접했을 때
정신 똑바로 차리고 여러 떡밥들을 잘 봐야겠다 싶었습니다. 

 

 

일단 여자 고등학생의 친구들이 어제의 여자 주인공이 평소와는 달랐다는 얘기를 해줍니다.
가족들은 물론이고 심지어 선생님까지요.

 

 

그 와중에 오늘은 자기 이름을 알아들어서 다행이라며  말씀하신 선생님의 수업이 길게 나옵니다.

 타소가레. 너희도 잘 아는 '황혼'의 어원이야.
타소가레도키(황혼 무렵)라는 말도 알지? 저녁. 낮도 밤도 아닌 시간.
인간의 윤곽이 희미해지며 인간이 아닌 것을 만날지도 모르는 시간.
'카와타레(저 사람은 누구지?)'도키라고도 하지.
상대의 얼굴이 보이지 않으니까 '누구지?'하고 확인하는 시간이었던 거야.

어느 수업에서 들었던 기억이 있는데요.
이 작품의 제목이 <너의 이름은>, 즉 <君の名は>인데요.
'名'라는 글자에 주목을 하면 '저녁 석'자와 '입 구'자가 합쳐진 글자인 걸 알 수 있습니다.
이름이 생긴 게 어두웠던 저녁에 입으로 불러서 확인을 하기 위해서라는 말이 있다고 합니다.
진짜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그럴 듯 하죠?  
왠지 선생님의 저 설명과 무척 어울리는 듯해서 덧붙였습니다.

 

 

다시 작품으로 돌아와서 친구들 말로는 정말 이상했던 어제가 전혀 기억에 없는 미츠하.
스트레스 때문이라 하고 다시 또 좁아터져서 서로를 속속들이 아는 시골을 떠나고 싶다고 외칩니다.

 

 

신사를 하고 있는 집안 때문에 행사에서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 쌀을 씹어 뱉은 것이 저절로 발효되어 만든 술인 구치카미사케를 만드는 걸 적대적인 친구들에게 보여지게 됩니다.

그 때문에 안 그래도 더 스트레스가 쌓여서 또 저렇게 도쿄 훈남으로 만들어 달라고 소리치는데요.

 

 

빠르게도 다음날에 소원을 이뤄주신 신.
정말 눈을 뜨고 일어나니 도쿄의 어느 남자, 그것도 훈남이 되어있습니다.
너무도 비현실적이라 꿈이겠거니 하고 일단 행동합니다.
 

 

꿈이라기에는 너무 리얼한 것에 조금은 당황하지만 남자의 친구들로 추정되는
남학생들과 도쿄 카페에도 가보고, 알바도 하러 갑니다.
그러다가 전혀 기억이 없는, 자신이 이상했다던 날 다음날에 발견했던 노트 필기의 내용이 떠오릅니다.

 

 

그렇게 자신의 이름을 손바닥에 적어둡니다.

 

 

그렇게 꽤 여러 번 미츠하와 타키는 서로 몸이 바뀝니다.
몸이 바뀌었을 때의 기억이 없으니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일기에 있었던 일들을 적어두고요.

 

이유는 모르지만, 나는 꿈속에서 이 여자와
그 녀석과…
몸이 바뀌는 거야~~~~?!

 

아무래도 남자와 여자가 바뀐다는 걸로 충분히 재미를 주는데,
시골여학생과 도시남학생이라는 것까지 더해서 재미를 더 배가합니다.
하지만 앞서 작품 소개에서처럼 이렇게 재미만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아직
대체 왜, 무엇 때문에 이들의 몸이 바뀌게 된 것인가.
라는 커다란 의문이 남아 있기 때문이죠.

 

 

이 지역 조상신님을 옛말로 무스비라고 한단다. 이 단어에는 깊은 의미가 있지. 실을 잇는 것도 무스비, 사람을 잇는 것도 무스비,
시간이 흐르는 것도 무스비. 모두가 신의 힘이란다. 우리가 만드는 실매듭도 그야말로 신의 기술.
시간의 흐름 그 자체를 나타내고 있지. 그게 무스비이고, 그게 시간이란다.

1권에서 주목해야 할 건 '카타와레도키', '구치카미사케', '무스비'라고 생각했습니다.
개념 자체가 복잡하기도 하지만 선생님께서 반복적으로 말씀하시는 게 시험에 나오듯 중요하다는 느낌이 팍팍 전해졌습니다.

신체(신의 몸)가 있는 곳으로 건너가는 건 저승으로 가는 것이며 다시 이승으로 돌아오기 위해서는 가장 소중한 것을 내놓아야 하는데, 그게 바로 구치카미사케라고 합니다.  

 

그리고 혜성에 대한 얘기를 하다가 꿈을 꾸고 있다는 할머니의 말씀에 눈물을 흘리며
잠에서 깨는 타키입니다.

 

 

그건 미츠하 역시 마찬가지이고요.

 

 '데이트가 끝날 무렵에는 때 맞춰 혜성이 보일 거야. 내일이 기대돼♥'

"혜성이라니 뭔 소리야…?"
'뭐… 아무렴 어때.
최악이었던 데이트 결과는 다음번에 바뀌었을 때 얘기해야겠네.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어째선지 미츠하와 내가 바뀌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저는 영화로 봤을 때, 혜성이라는 큰 이벤트 정도는 슈퍼 문이 뜨면 네이버 메인에 글이 뜨는 것처럼 웬만하면 알고 있을 텐데요.

그걸 모르고 있는 타키의 저 말이 굉장히 신경 쓰여서 미츠하와 더는 바뀌는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는 말을 놓칠 정도였습니다.

다시 한 번 작품 제목에 대해 말하자면, '너의 이름은'이라는, 명사형이 아닌

 구어체, 의문형의 제목을 택한 것도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름을 묻는다는 것은 앞서 말한 '무스비', 맺어져서 관계를 만들어간다는 것입니다. 또 꿈에서 몸이 바뀐다는 것도 낮도 밤도 아닌 애매모호한 시간대인 카와타레도키가 꿈에서 벌어진다는 것으로, 시간도 공간도 의미가 없는 꿈의 특성을 다시 한 번 떠올리게 하며
이 역시 관계가 있는 것일까 고민하게 하는 요소였습니다. 

<별을 쫓는 아이> 같은 경우 무척 어렵고 여러 가지 떡밥들이 가득해서 심지어는 감독도 뿌려놨던 떡밥을 잊어서 수거 못한 게 아닌가 싶을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사실 전 몇 번이고 보고 심지어 다른 사람들의 해석본까지 봤는데도 이해 못한 부분이 남아 찝찝했던 작품입니다. 이 작품을 보며 가장 좋았던 점은 떡밥을 어떤 노트에다가 적어두고 이야기를 쓰셨나보다 싶을 정도로 여러 의문들을 빠짐없이 속시원하게 풀어나갔다는 겁니다.
그래서 두 번째로 다시 봤을 때는 여기서 이랬던 게 이거를 위한 거였구나 싶은, 추리물의 해결부분처럼 척척 맞는 퍼즐을 맞추는 통쾌함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과연 이들의 몸이 바뀌게 된 이유는 무엇이며 또 미츠하 관점에서 '혜성이 떨어진 날' 이후로 몸이 바뀌지 않게된 까닭은 또 무엇일지 궁금증을 남기며 2권으로 이어집니다.
빛의 마술사라는 수식어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신카이 감독이지만 가장 탄탄한 스토리를 가진 작품인 만큼 코믹스로 보셔도 그 감동이 그대로여서 많은 분들께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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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새댁이로소이다
타아모 지음, 이지혜 옮김 / 대원씨아이(만화) / 2016년 11월
평점 :
품절


[작품 소개]
수수해보이는 여고생이지만 사실은 서점에서 마주친 대하 소설가인 히데아키라는 남편이 있는 나코.
신혼이지만 자신만의 세계에 빠지는 남편 때문에 쓸쓸함을 느끼며 달달한 상상 연애소설을 연재까지 하는 지경. 그러다가 남편의 책을 좋아하는 동급생 남자아이와 얽히게 되는데, 나코와 히데아키의 결혼생활은 계속 될까요?그 외에 남에게 기대는 법을 잘 몰라서 인기는 많지만 남자친구는 사귄 적이 없는 여자 주인공이 이성과 룸셰어를 하는 이야기, 보육원에 취직했지만 표정이나 덩치 때문에 아이들의 미움을 받는 남자 주인공이 나오는 단편, 대중 목욕탕 앞에서 자꾸 만나는 남자와 여자의 이야기, 남을 웃기기는 걸 좋아하던 선머슴 여자 아이가 사랑을 하는 이야기, 첫사랑 상대에게서 온 청첩장으로 권태기에 빠진 커플이 겪는 해프닝 이야기 등의 다수의 단편이 실린 책.

 

 

이 책은 단편집 모음인데요. 가장 첫 번째 단편의 제목이 책의 큰 제목이 되었습니다.
나츠메 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에서 제목을 따왔지만
유쾌한 풍자가 가득하지만 계속 읽어가면서 지루함을 느끼곤 했던
(저의 개인적 의견이지만요. 중학생 때 제목이 웃겨서 집어들었다가 독백이 주라서 그런지 앞부분에서 계속 버벅댔던 기억이 있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재미있게 읽으신 분들, 죄송합니다ㅠㅜ)
것과 달리 이 책은 달달한 사랑이야기라서  제목을 보고 저처럼
이 만화도 소세키의 책 같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나는 새댁이로소이다>

 

 

서점에서 만난 히데아키와 나코는 이런 프러포즈를 통해 결혼을 합니다.
아주 쿨내가 여기까지 나는 것 같네요. 어휴 저걸 받아들인 여자주인공도 남다르네요.

저 같은 범인은 감히 이해할 수 없는 차원이라 당황했습니다.

 

게다가 신혼인데도 이런 태도라니;;;
소설 쓰느라 자신만의 세계에 자주 빠져들어가는 남편 때문에 한창 나이인 나코는 쓸쓸해집니다.

 

 

그러다 남편의 책 이야기로 친해진 동급생 남자아이에게 데이트 신청을 받고,

남편에게 말했으나 시큰둥한 반응에 홧김에 데이트를 하다가

'이 사람과 사귄다면 쓸쓸하거나 불안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합니다.

내가 하면 바람도 로맨스라는 논리 같아서 이건 분명 옳은 일은 아니지만

이해 못한다고 단언은 못하겠네요.

 

 

이게 마지막 장면인데요. 저 우산 속에 있는 남자는 과연 누구일까요?
다소 무심한 소설가 남편인지 아니면 활기찬 동급생 남자아이일지, 작품을 보시고 확인하시라고
밝히지는 않을게요:)

<어린이 샐러드> 

 

 

보육원에 취직은 했는데 나를 보고 울어버리는 어린 애들.
갑자기 얼굴만 보고 울어버리는 아이들을 보며 사실은 아이가 싫다며 외계인이라는 표현까지 하는 남자 주인공이 웃겨서 6개의 단편 중에서 당당히 리뷰글에 올려야겠다고 뽑았습니다. 

 

 

같은 보육원 동료이자 선배는 왠지 아이를 좋아하냐고 물으니까 다양한 의미로 엄청 좋아한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하고, 원장은 왠지 모르게 남자들한테 친절한 여러 의미로 위험한 사람.
이렇게 캐릭터들의 각각의 색이 뚜렷해서 웃으면서 읽을 수 있는 작품입니다.
귀여운 아이들을 좋아하신다면 더욱 추천드립니다.

<오렌지빛 거리>

 

 

좋아하는 음식은 아니지만 가끔은 이탈리안에 가서 와인을 마시며 '너의 눈동자에 건배'라는 오글거리는 말도 한 번 하고 싶지만 이제 다 잡은 고기 취급하며 허름한 라면가게에만 데려가는 남친에게 서운했던 여주. 그러다가 첫사랑인 마코토에게서 청첩장을 받고, 그걸로 약간은 남친과 다투고 첫사랑이 어느 날 말했던 '비밀'을 들으러 아키는 결혼식에 찾아 갑니다. 

 

 

여자 주인공은 먼저 그 시절에 마코토를 좋아했노라고 비밀을 말하고요.
마코토는 아키에게 절대로 말할 수 없는 비밀이라고 말합니다.
이것도 '나는 새댁이로소이다'의 해프닝처럼 잘못하면 막장 불륜이 될 수도 있지만
결론을 말하자면, 중학교 때의 소중한 사람에게 전하지 못했던 서로의 마음을 지금의 소중한 사람과의 관계를 위해 정리한다는, 큰 그림이 있는 해프닝이었습니다.

 

 

결국은 남자 친구도 아키를 데리러 오고요.
다른 단편들도 거의 이런 달달한 해피 엔딩이라 보셨으면 하는 맘에 이 단편만 길게 얘기를 해봤습니다.

전체적으로 풋풋한 푸릇푸릇한 느낌의 단편들이라서 가볍게, 그렇지만 달달해서 물릴 정도의 연애물이 필요하신 분들께 추천합니다.

그림체도 순정물에 맞게 수려하고요.
솔로이든 커플이든 가끔 이런 환상 같은 이야기를 보면서
괜히 엄마미소 짓고는 하잖아요? 그러고 싶을 때 딱 맞는 작품으로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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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 친구의 엄마가 무서워
노하라 히로코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16년 11월
평점 :
품절


[작품 소개]
설마 다 큰 어른이 되어서도 자기 편을 만들고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따돌림을 할 줄은 몰랐다면 오산. 게다가 나 혼자만의 관계가 아니라 우리 아이가 얽혀 있는 사람들과의 트러블은 조마조마하고 위태해지고, 손도 델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린다. 내가 아니라 오롯이 아이의 엄마로서 기능하면서 겪는, 그리고 그 과정에서 점점 희미해져가는 나라는 사람을 다시 바로 세우는 이야기.

 

 

어째 띠지에 써있는 글귀부터 무섭지 않나요?
나의 아이 친구의 엄마이기에, 그리고 그 친구는 우리 아이의 절친이기에
혹시나 내 아이에게 피해가 될까봐 정말 싫지만 마냥 무시할 수만은 없습니다.
결국 인사를 하면 무시받고 가끔씩 자신에 대한 험담도 참아야하는 악순환에 갇힌 주인공입니다.

 

 

표지 뒷면인데요. 여기에 있는 삽화들이 거의 이 책의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봅니다.
이 책의 갈등상황들이 펼쳐져 있습니다.
'애만 아니면 친해지지 않았을 타입의 인간'이라든가,
내가 힘든 건 모르는지 투정만 부리는 남편의 모습도 보이네요.

 

 

처음에는 분명 친했는데 정말 별것 아닌 걸로 틀어진 내 아이 친구의 엄마.
그 때문에 안 그래도 거의 혼자 지내는 일이 많은 육아맘인 '나'는 계속해서 속앓이를 합니다.
그래도 곧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마주치지도 않을 사람들이라고 위안삼으며 참고 또 참습니다.

 

 

정말 내 아이는 사랑스럽지만, '행복하고도 고독한 세상'이라는 이 표현이 육아의 고통이 아닌가 싶네요.아무래도 경제를 책임지는 사람과 가사노동을 책임지는 사람으로 너무 딱 나눠버리면 이런 문제가 생기고 마는가 봅니다. 이러다가는 자기는 물론이고 아이에게도 안 좋은 영향을 끼치게 될 것 같아서 내년이면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기도 하니 집 근처의 도시락 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는데요.
너무 애를 키우는 데에 몰두하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숨 트일, 그리고 누군가의 아내, 미이의 엄마가 아니라 주인공 타나카처럼 '나'로 있을 시간을 만드는 건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평생 아이만 키우고 있을 것도 아닌데 이런 과정이 없으면 아이가 다 크고 독립할 즈음에는 남는 게 아무것도 없이 '나'는 물론이고 '누군가의 엄마'로도 있을 수 없으니까요.

 

 

이건 이 책의 마지막 부분인데요.
저한테는 너무 큰 반전이고 정말 질렸다는, 다소 격한 표현까지 하게 하는 결말이었습니다.
물론 스토리가 아니라 노노 엄마에게 말이죠.
왜 이렇게 놀라고 짜증이 났는지는 직접 확인하시고 같이 분노하였으면 싶네요;;;

전개는 보통의 아이들의 왕따 서사(왕따 당하는 아이, 왕따 주모자가 왕따가 된다는 다소 진부하기도 한 스토리)와 같은데 아무래도 엄마들 사이의 왕따라는 어른이기에 얽혀있는 '복잡한 관계'를
가감없이 신랄하게 나타내면서 SNS 연재 당시 공감을 많이 이끌어냈던 거겠죠?
공감을 많이 했다는 건 이런 일들이 정말 비일비재하다는 건데...
그 부분이 소름 돋게 하기도 하는, 그림체에 비해 묵직한 전개를 담은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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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을 쭉! 펴고 1 - 시카 고교 스포츠 댄스부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요코타 타쿠마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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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초등학교 시절 포크 댄스를 추다가 좋아하던 여자애한테 들은
"츠치야, 손에 땀이 흥건해! 너무 필사적인 것 아니니?"

라는 말은 쁘티 트라우마가 되었고 초중학교 시절 여자들과 접할 기회가 없던 츠치야 마사루.

고등학생이 되어 동아리 소개를 듣던 중에 넘치는 박력으로 시선을 빼앗아간 댄스 스포츠부에 들어가게된다. 남자는 '리더' 여자는 '파트너'로 댄스에서 여자를 이끄는 게 남자의 역할인 스포츠 댄스를 통해 츠치야는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을까?

 

 

 

찍다보니 여자주인공 와타리의 얼굴이 안 보이게 되었네요.
일단 앳된 얼굴의 1학년들의 이야기가 주가 될 거라는 게 표지로 느껴집니다.
우리가 사교 댄스라고 하면 생각나는 익숙한 그 동작으로 서있네요.

 

 

속 표지인데요. 체험 입부 때의 모습입니다.
못난이 판다 티셔츠를 입고, 손에 땀 때문에 초등학교 ˖처럼 또 한 소리를 들을까봐
손을 잘 못 잡는 부분일까요?

 

 

시카 고교에 입학한 츠치야 마사루는 신입생 환영회 때의 동아리 소개 중,
스포트 댄스부의 공연에 매료되었습니다. 미인 선배에게 바디 터치를 맘껏 할 수 있다는 말을

들은 동창들의 손에 이끌려서 스포츠댄스부에 견학을 하러 갑니다.

 

 

그러나 럭키 므흣? 찬스를 노리던 수많은 남학생들을 맞이한 것은 고문 선생님인 줄 알았더니
알고 보니 고등학생이었던 엄청난 노안의 부장이었습니다.
파프리카 머리가 시선을 강타하네요.
그렇게 도망을 치는 남학생들과 달리 부장에게 붙잡혀서 체험 입부를 하게 된 츠치야.

 

 

입학식 때 만났던 와타리 에리 역시 남자들만 가득했던 속에서 유일한 여자 입부 희망자로 남았습니다.

남녀가 팀을 짜서 춤을 즐기는 게 사교댄스고!
스포츠 댄스는 그 사교댄스를 스포츠 경기로 만든 거야!
(중략)
남녀 2인1조가 기본인 스포츠는 또 없거든! 

 

반드시 여자와 친해져서 함께 우승이라는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는 게 담긴 말이네요.

 

 

 

두 사람은 댄스를 처음 배우지만 모두 성실하고 착하기에 체험 입부가 끝난 뒤에 집에 가는 길에
잠시 배운 스텝을 복습하며 가고 있습니다.
잘 풀릴 것 같죠?

 

 

그러다가 와타리가 스포츠 댄스부에 입부하지 않는다는 생각에
설득을 하려는 츠치야의 모습입니다. 해프닝이었지만 아주 짧은 시간에 호감을 가지게됐나봅니다.

 어제 다른 애들이 그러더래.

자기 자신에게 자신 있는 사람밖에 댄스부에 들어갈 수 없다고.

어쩌면 그럴지도 모르지만 난 그 반대라고 생각해.
자기 자신에게 자신감을 갖고 싶어 댄스부에 들어가려고!

 

 2학년 선배들의 모습도 있는데요.
어째 둘은 의견충돌이 많은 모양입니다.
그래도 이 두 사람 덕에 여러 유형의 커플(팀)이 있다는, 다양성이 나타나 좋네요.
다들 사이가 좋을 수만은 없으니까요.

 

 

 너, 우리가 운동부는 아니라고 방심했지?
우리 댄스부가 뭐라고 불리는지 알아?
'체육계 문화부'야.
음흉한 목적만으론 계속할 수 없단다.

그 말대로 준비운동이 꽤나 본격적인 운동부스러웠습니다.
아무래도 체력이 있어야 과격한 춤들도 출 수 있기 때문이겠죠?

 

 

처음으로 블루스를 배우고 있습니다.
초심자가 배우는 가장 기초, 즉 입문자용입니다. 글로 스텝들이 잔뜩 써있는데 사실
듣는 거로는 이해가 잘 안 되어서 이 장면은 읽기 힘들었던 부분이 있네요.
그냥 과감하게 그림만 보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자자자, 잠깐만요. 저기... 잠깐... 시합... 시합이라니!
우린 아직 들어온 지 한달도 안 됐는데!

이렇게 진행이 빠른 건 처음이라 놀랐습니다.

초심자이고 6화밖에 안 되었는데 시합에 나간다니요.

아무래도 입문자들끼리 겨루는 부문이 따로 있겠...죠?
그동안 농구, 야구, 축구, 테니스, 수영, 심지어는 음악이나 장기 등의 시합이 있는 만화들은 꽤 봤다고 생각하는데 이렇게 배우고 얼마 되지 않아서 이렇게 시합에 나간다는 거에 놀라기도 했어요.
아마 배우는 내용이 만화로만 있으면 어쩔 수 없이 지루하기도 하니까 빠른 전개로 독자들을 사로잡으려고 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확실히 어떻게 될지 궁금하기는 하네요.

 

 

그렇게 부장네 집이 운영하는 가게에서 대회복장을 빌립니다.
두 사람 얼굴이 동글동글해서 그런가 왠지 남의 옷을 입은 것만 같기도 하지만
이 옷을 입고 어떻게 블루스를 해낼까 지켜보고도 싶네요.

 

 

모든 스포츠물이 그렇듯, 싸우는 데에는 라이벌이 필요하겠죠?
일본어가 서툰 러시아인 타냐를 위해 번역기로 러시아어를 찾아서 말을 건네는 모습에서 배려가 느껴집니다. 이에 타냐도 짧지만 일본어로 화답합니다.
이 둘은 서로를 성장시키는 좋은 라이벌이 될 것 같아서 앞으로가 기대되네요.

 

 

 와타리가 노력하고 있다면 나도 똑같이 아니,

그 이상으로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되는데!

연습! 연습해야 해! 우선 어딘가 사람 없는 공원 같은 데서!

시합 전에 다시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는 츠치야입니다.
그런데 와타리는 츠치야와 생각이 통했는지 먼저 공원에서 연습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며
와타리보다 더 노력하려면 얼마나 더 해야할지에 대해 고민하고
오늘은 똑같은 정도로라도 노력하려 합니다.

스포츠물은 스포츠물이라 그런지 청춘이 만개한 두 사람이 많이 나오는데요.
초심자인지라 앞으로 분명 좌절도 하게 될 텐데 그럴 때에 어떻게 극복해나갈지,
아마 서로를 의지하며 헤쳐나갈 모습이 벌써 눈앞에 그려져서 보고 있자니 흐뭇해지는 커플이 나와서 보는 내내 엄마 미소로 감상한 작품입니다.

그동안의 구기 종목으로 넘쳐나던 스포츠물에 댄스를 가져와서 색다른 맛을 보여준 것도
앞으로의 이 만화가 기대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댄스는 화려한 사람들만 하는 것이며 배우기 어려운 것이라는

선입견을 어떻게 깨나갈지도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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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것 아닌 이야기
아베 야로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16년 10월
평점 :
품절


[작품 소개]
'심야식당'의 작가 아베 야로의 에세이집

 

 

내가 데뷔하는 데에는 그 후로도 십여 년의 세월이 더 걸리고 말았다…….

 

 

사투리의 좋은 점은 고향을 떠나 10년 이상 지난 뒤에야
절절히 느낄 수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I양의 전 남자친구인 J씨는 줄무늬 셔츠만 입었다고 한다.
(중략)
이 일화를 힌트 삼아 그린 것이 <심야식당>의 제20화 '화장실 손님' 편이다.
(중략)
"만화 속에서 죽는 인물인데 괜찮겠어요?
만약 불길하다고 하시면 다른 캐릭터로 바꿀게요."
그러자 J씨는 다음과 같은 답변을 보내주었다.
"모쪼록 죽여주십시오. 활용해주셔서 영광입니다."

야쿠자인 류가 시킨 빨간 비엔나소시지와 달콤한 계란말이를 서로 바꿔
먹는 게이 인생 48년 차 코스즈라는 인물에게도 모델이 있다.
도쿄의 오모테산도와 요쓰야에서 가게를 운영했던 고케시 씨다.

 

 

아버지께서는 툇마루에 앉아 담배를 피우시면서
내가 대나무를 타고 오르는 모습을 싱글거리며 바라보셨다.
그 덕에 나는 남몰래 '봉 타고 오르기'를 익혔다.

지금 생각하면 내가 나빴다.

나에게 조금만 더 자신감이 있고 여유가 있었다면 그런 색다른 아버지를 부끄럽게 여기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 무렵의 나는 겁쟁이였고, 놀림을 받는 것이 무서워 그러지를 못했다.
지금의 나라면 아버지를 어디라도 모시고 갈 수 있을 텐데…….

 

아버지는 언제나 그랬듯 팬티 한 장만 입은 채로 한쪽 무릎을 세우고 담배를 피우셨다.

나는 그 옆에서 멜로디언을 연주했다.
(중략)
아버지는 눈을 감고 들으셨다.
그것이 내가 아버지와 함께 보낸 마지막 여름의 기억이다.

 

 

이 책을 분류하자면 드라마로까지 만들어진 <심야식당>의 저자인 아베 야로의 인생을 되짚어보는 에세이이다.

기본적으로 책에는 고치 현 나카무라 시(현재 시만토 시)에 대한 애향심이 듬뿍 담긴 어린 시절에 대한 회상, 특히 돌아가신 아버지와 관련된 에피소드, 만화가가 되기 전에 광고 회사에 다녔던 이야기, <심야식당> 캐릭터들의 모델이 된 사람들, 고등학교와 대학교의 만화동호회 등의 정말 소소한 이야기들이 들어있다.


어린 시절에 대한 회상은 특히 나이가 들고서 쓴 일기 같은 느낌인데, 어렸을 때와는 달리 사라진 시간에 대한 소중함과 아쉬움이 묻어나는, <심야식당> 작가답게 따뜻한 여운을 남기는 서술이 두드러진다.
사실 나는 <심야식당>의 원작 만화는 읽지는 못했지만 드라마에 무척 빠졌던 기억이 있다.
오챠즈케 시스터즈나 게이 손님에 대한 뒷이야기 형식의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드라마를 본 사람이라면 '이 역할이 이런 사람들로, 그리고 이런 계기로 만들어졌구나' 싶을 것이다.
앞서 이 책을 에세이이고, 일기 같다고 했다. 음식에 관한 어느 인물의 이야기를 다루는 <심야식당>처럼,

이 책은 그야말로 심야식당에 찾아온 아베 야로의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듣는 책이다.
<심야식당>을 정말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이런 이야기를 어떤 사람이 썼을까 궁금할 것이고,
또 늦은 나이에 다니던 광고회사를 그만두고 작가가 된 아베 야로를 동경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이런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것은 물론이고 그 외의 많은 이들이 나이 든 아저씨에게서 꼭 술집에서(심야식당과 같은 분위기의 가게 말이다) 아저씨의 이야기를 듣는 듯한 이 털털하고 사소함을 함께 나눴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아베 야로의 작품에 대한 마음가짐을 인용한다.

 

심연이라는 게 그렇게 어마어마한 건 아니죠.
사람의 마음에 관한 이야기랄까, 뭐 그런 거예요.

저는 기본적으로 도움이 안 되는 만화를 그리고 싶어요.
지식 자랑하지 않고, 설교하지 않고, 고압적으로 말하지 않을 거고요.

 이 리뷰글은 ()대원씨아이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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