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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것 아닌 이야기
아베 야로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16년 10월
평점 :
품절
[작품 소개]
'심야식당'의 작가 아베 야로의 에세이집

내가 데뷔하는 데에는 그 후로도 십여 년의 세월이 더 걸리고 말았다…….

사투리의 좋은 점은 고향을 떠나 10년 이상 지난 뒤에야
절절히 느낄 수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I양의 전 남자친구인 J씨는 줄무늬 셔츠만 입었다고 한다.
(중략)
이 일화를 힌트 삼아 그린 것이 <심야식당>의 제20화 '화장실 손님' 편이다.
(중략)
"만화 속에서 죽는 인물인데 괜찮겠어요?
만약 불길하다고 하시면 다른 캐릭터로 바꿀게요."
그러자 J씨는 다음과 같은 답변을 보내주었다.
"모쪼록 죽여주십시오. 활용해주셔서 영광입니다."
야쿠자인 류가 시킨 빨간 비엔나소시지와 달콤한 계란말이를 서로 바꿔
먹는 게이 인생 48년 차 코스즈라는 인물에게도 모델이 있다.
도쿄의 오모테산도와 요쓰야에서 가게를 운영했던 고케시 씨다.

아버지께서는 툇마루에 앉아 담배를 피우시면서
내가 대나무를 타고 오르는 모습을 싱글거리며 바라보셨다.
그 덕에 나는 남몰래 '봉 타고 오르기'를 익혔다.
지금 생각하면 내가 나빴다.
나에게 조금만 더 자신감이 있고 여유가 있었다면 그런 색다른 아버지를 부끄럽게 여기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 무렵의 나는 겁쟁이였고, 놀림을 받는 것이 무서워 그러지를 못했다.
지금의 나라면 아버지를 어디라도 모시고 갈 수 있을 텐데…….
아버지는 언제나 그랬듯 팬티 한 장만 입은 채로 한쪽 무릎을 세우고 담배를 피우셨다.
나는 그 옆에서 멜로디언을 연주했다.
(중략)
아버지는 눈을 감고 들으셨다.
그것이 내가 아버지와 함께 보낸 마지막 여름의 기억이다.
이 책을 분류하자면 드라마로까지 만들어진 <심야식당>의 저자인 아베 야로의 인생을 되짚어보는 에세이이다.
기본적으로 책에는 고치 현 나카무라 시(현재 시만토 시)에 대한 애향심이 듬뿍 담긴 어린 시절에 대한 회상, 특히 돌아가신 아버지와 관련된 에피소드, 만화가가 되기 전에 광고 회사에 다녔던 이야기, <심야식당> 캐릭터들의 모델이 된 사람들, 고등학교와 대학교의 만화동호회 등의 정말 소소한 이야기들이 들어있다.
어린 시절에 대한 회상은 특히 나이가 들고서 쓴 일기 같은 느낌인데, 어렸을 때와는 달리 사라진 시간에 대한 소중함과 아쉬움이 묻어나는, <심야식당> 작가답게 따뜻한 여운을 남기는 서술이 두드러진다.
사실 나는 <심야식당>의 원작 만화는 읽지는 못했지만 드라마에 무척 빠졌던 기억이 있다.
오챠즈케 시스터즈나 게이 손님에 대한 뒷이야기 형식의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드라마를 본 사람이라면 '이 역할이 이런 사람들로, 그리고 이런 계기로 만들어졌구나' 싶을 것이다.
앞서 이 책을 에세이이고, 일기 같다고 했다. 음식에 관한 어느 인물의 이야기를 다루는 <심야식당>처럼,
이 책은 그야말로 심야식당에 찾아온 아베 야로의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듣는 책이다.
<심야식당>을 정말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이런 이야기를 어떤 사람이 썼을까 궁금할 것이고,
또 늦은 나이에 다니던 광고회사를 그만두고 작가가 된 아베 야로를 동경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이런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것은 물론이고 그 외의 많은 이들이 나이 든 아저씨에게서 꼭 술집에서(심야식당과 같은 분위기의 가게 말이다) 아저씨의 이야기를 듣는 듯한 이 털털하고 사소함을 함께 나눴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아베 야로의 작품에 대한 마음가짐을 인용한다.
심연이라는 게 그렇게 어마어마한 건 아니죠.
사람의 마음에 관한 이야기랄까, 뭐 그런 거예요.
저는 기본적으로 도움이 안 되는 만화를 그리고 싶어요.
지식 자랑하지 않고, 설교하지 않고, 고압적으로 말하지 않을 거고요.

이 리뷰글은 (주)대원씨아이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