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어떻게 보이세요? - 본다는 것은 무엇인가, 질문의 빛을 따라서 아우름 30
엄정순 지음 / 샘터사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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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름 서평으로 총 4권을 받았는데 그 중 가장 집중해서 읽고, 가장 여운이 남았고, 가장 생각이 많아지게 했던 책이다.

저자는 시각장애아동들에게 미술을 가르치며, 시각장애인들과 함께 미술활동을 하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단체의 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사람이다.
원래 예술하는 사람이 그러하듯 섬세한 감정과 예민한 호기심이 글 곳곳에 묻어나는데 '보이는 것이란 도대체 무엇인가'라는 원초적 질문에 답을 구하고자 하는 저자의 모습이 내가 가진 예술가에 대한 이미지와 딱 맞아떨어진 것 같다.

저자는 이전에도 보인다는 것은 무엇일까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고 있었으나, 시각장애 아동들을 대상으로 미술을 가르치며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자 하는 열망이 더욱 강해진 것 같다. 시각장애아동들을 가르치다보면 '반짝이는게 뭐예요?', '계단이 어떻게 생겼어요?' 와 같이 우리가 당연하게 여겼던 시각적 현상을 설명해야하는 상황에 처하기도 한다. 글을 읽으며 나도 모르게 흠칫했다. 보이지 않는 이들에게 내가 당연히 여겨왔던 시각적 현상들을 도대체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보이지 않는 이들에게 세상은 도대체 '어떻게' 보일까?
저자는 아이들을 가르치며 시각장애인들은 나름의 방식으로 세상을 '보고'있음을 깨닫게 된다. 나는 이제껏 시각장애인과 비시각장애인의 세상은 당연히 다르다고 편견응 가져왔다. 그러나 사실 사람은 누구나 세상을 다르게 본다. 당연한 진리릉 책을 통해, 저자의 경험을 통해 이제야 깨닫게 되었다.

또한 시각장애 아동들에게 미술교육이 무척 중요하다는 저자의 주장 또한 충격적이었다. 미술이란 당연히 시각이라는 감각이 전제되어 있다고 생각해왔는데, 사실 미술은 단순히 보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었다. 미술의 본질은 바로 '표현'이다. 미술교육이 너에게 어떤의미였냐는 저자의 질문에 시각장애 아동의 "자유였다"라는 말이 너무 감격스러웠다.  미술이 작가의 내면세계를 표현한다는 말이 상투적 표현이 아니라 마음에 와닿았던 순간이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보다라는 시각적 감각에 대한 의문을 제시하였지만, 사실 이러한 호기심은 시각뿐 아니라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모든 것에 대해 적용가능할 것이다. 내가 언제나 당연히 누려왔던 것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 어렵지만 색다른 사고를 할 수 있는 좋은 마음가짐이라고 생각한다.

(이 리뷰는 샘터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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