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에 충실한 나라, 독일에서 배운다
양돈선 지음 / 미래의창 / 2017년 7월
평점 :
품절


 

최근 JTBC 예능프로 비정상회담에서 가장 관심가는 나라 중 하나인 독일에 관한 이야기가 담긴 책이라 너무 궁금해서 기대를 한껏 가지고 서평단에 응모했다.
어릴때는 몰랐는데 크면서 내가 우물 안 개구리이구나 하는 생각이 부쩍 커지는 것 같다. 나와 다른 사회문화 속에서 자란 외국인과의 교류가 세상을 이해하는 시야를 넓히는데 가장 효과적이라고 느껴지는데, 해외여행을 가본적도 없고 외국인 친구가 있는 것도 아니라 시야가 무척 편협한 사람은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들기도 한다. 때문에 나는 타국을 여행한 이들이 보고 듣고 느낀 이야기를 듣는걸 너무 좋아한다.

 

 

책의 저자는 재경관으로서 독일에 근무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다. 한국인으로써 느낀 독일에 대한 진솔한 경험담 뿐 아니라 여러가지 조사를 통해 객관적 자료도 충분히 보여주어 독일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하였다.
나는 독일하면 신뢰, 약속, 믿음, 기본에 충실함 과 같은 정석적이라는 느낌이 먼저 떠오른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독일은 세계대전을 일으키고, 히틀러와 나치, 유대인 학살 등 역사상 충격적인 일들을 행했던 나라이다. 그런데 독일 제품은 믿을만한 제품, 독일사람은 정직하고 신뢰가 가는 사람, 독일이란 나라는 EU에서 핵심적 위치에 있는 중요한 나라라고 생각하게 되다니.... 독일은 어떻게 이런 신뢰를 쌓아올릴 수 있었을까 갑자기 의문이 생겼다.

책을 읽어보면 그 원동력을 찾아볼 수 있는데 바로 이전의 실패, 실수, 문제에서 "다시는 똑같은 일을 반복하지 말아야지"라는 철저한 자기반성과 해결책 마련이 그 원동력이었다. 독일 사회도 사람이 모여만든 사회이기에 절대 완벽한 곳은 아니다. 그러나 독일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천이 발빠르게, 그리고 꾸준히 이어지는 나라인 것 같다. 전쟁으로 인한 사회붕괴, 분단국가의 아픔 등 먼나라 독일은 의외로 우리와 닮은 점이 많다. 우리나라도 이랬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운 마음과 앞으로 우리도 독일처럼 될 수 있다는 희망이 함께 느껴진다.

 

 

저자가 소개한 독일 사회의 여러 면모 중 가장 부러웠던 점이 깨끗한 정치, 그리고 그러한 국가와 정치인에 대한 시민들의 믿음이었다.

<p.185 독일에서는 '있으나 마나'한, '지켜도 그만 안지켜도 그만'인 법이 없다>

독일인들은 법규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대해 충분히 공감하며, 그렇기에 이를 지키는 것이 사회적으로 이득이라는 것을 알고 실천한다고 한다. 심지어 법의 필요성을 절감하기에 상법, 민법, 노동법 등 법전이 베스트셀러 순위에 들어간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판결의 일관성과 형 집행에 대한 신뢰가 부족한 사회이다. 이렇게 청렴한 자국에 대한 믿음과 자부심은 참으로 부러울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또한 독일의 정치계는 반짝스타라는게 없다는 다소 놀라운 사실도 알게 되었다. 독일은 어린나이부터 정치계에 입문해 시간이 지나면서 직접 정치를 체험하여야 국민에게 신뢰받는 정치인이 될 수 있기에 다른 직업에 종사하다 인기에 힘입어 선거에 출마하는 일은 찾아볼 수 없다고한다. 전문적인 일은 전문가에게. 딱 독일다운 느낌이다.

 

 

비정상회담의 독일청년 닉이 하는 말을 듣고 있으면 메르켈에 대한 신뢰와 자랑스러움이 높은 것 같다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실제로 메르켈은 자국내에서 인기가 많은 정치인 중 하나라고 한다. 그녀의 인기는 단기간의 성과에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그녀의 포용력과 결단력, 그리고 실제 성과를 보고 높아진 인기라 이번에 다시 한 번 재임에 도전한다고 한다. 정치인에 대한 믿음과 성과로 보답하는 정치인의 관계. 모두가 꿈꾸는 청렴한 정치가 독일에 있었구나 싶다.

 

 

물론 독일정치도 무조건 청렴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크리스티안 불프 대통령은 우리나라 입장에서 보자면 큰 비리는 아닐지 모르나, 부인이 자동차 구입시 시중금리보다 낮은 금리를 적용받고, 자동차 판매원이 그의 아들에게 5만원 상당의 장난감자동차를 선물한 일이 밝혀져 결국 스스로 물러났다고 한다. 이 사건에서 독일인들이 정치인들에게 요구하는 도덕 및 청렴수준이 매우 높을 것을 알 수 있었다. 우리나라 정치도 단번에 바뀌긴 힘들겠지만 국민이 청렴을 요구하고 정치에 꾸준한 관심을 가지고 권리를 실천하면 좀 더 나은 사회로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전쟁, 재건, 분단, 통일, 경제위기 등 독일은 우리나라 못지않게 참으로 많은 우여곡절을 겪은 나라이다. 그러나 독일은 과거반성과 더불어 함께 사는 사회를 목표로 인성과 도덕에 큰 가치를 두는 내실있는 사회로 발전하였다. 독일에 대해 단순한 호기심으로 읽기 시작하였으나 우리 사회의 희망, 미래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는 책이었다고 생각한다.

(이 리뷰는 미래의 창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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