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결정은 국가가 하는데 가난은 나의 몫인가
로렌스 W. 리드 지음, 전현주 외 옮김 / 지식발전소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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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제목을 보았을때는 경제학이나 국자제도를 비판하는 책일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이 책은 사회주의에 대한 광활한 이야기를 다루는 책이다.


자본주의 사회속에서 자본주의의 혜택을 누리며 사는 나의 입장에서 사회주의는 너무 멀게 느껴졌다. 그래서 관심이 없었고,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공부할 생각도 없었다. 심지어 나는 사회주의에 대해 많은 것들을 오해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이 책을 읽고서야 겨우 깨달았다.


나는 사회주의의 이론적인 개념은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 오히려 원론적인 이야기로 사회주의는 유토피아와 같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훌륭한 이론이 결국 인간의 탐욕에 의해 독재로 이어졌고 때문에 실패한 체제가 되었을 뿐, 정말 청렴한 국가원수가 있었다면 이상적인 국가가 만들어졌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 그러한 오해들이 모두 뒤집히게 된다. 사회주의에서 통제와 종속은 필수불가결한 과정이기 때문이다.


사회주의는 기본적으로 생산수단의 공동소유를 목표로 한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강제성이 필요하고, 이는 결국 국가의 무력이 동반되는 과정으로 이어지게 된다. 때문에 통제와 독재가 없는 사회주의란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바로 우리는 사회주의를 명확히 정의할 수 없다는 점이다. 사회주의에 대해 어렴풋이 알고 있음에도 '사회주의가 도대체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에 명쾌한 대답을 내놓을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왜냐하면 사회주의자들은 하나의 사회주의 국가가 실패할떄마다 '우리가 생각했던 사회주의는 이것이 아니다'라며 부정해왔기 때문이다. 결국 처음부터 지금까지의 사회주의 국가를 모두 부정하고 나면 도대체 사회주의란 무엇일지 모호해지기만 할 뿐이다.


책에서는 이 이유를 인간의 본성 혹은 특성에서 찾고자 한다. 인간의 탐욕과 시기심은 유토피아를 향한 열망을 자극하고, 사회주의는 얼핏 이 유토피아를 실현한 것이라 착각하게 만드는 것이다. 또한 많은 사회주의 지지자들은 성공적인 스토리만 있으면 그것을 사회주의의 실현이라며 의도를 벗어난 과대해석을 함으로써 사회주의를 좋은 것으로 포장한다.


이 책은 명확한 결론은 없다. 하지만 책을 읽어가다 보면 기본적인 줄기는 보인다. 바로 '사회주의는 결국 실패한 체제'라는 것이다. 자본주의가 가진 단점도 있지만, 자본주의의 혜택이 너무도 명확하기 떄문에 사회주의는 결국 자본주의에 밀려 실패했다. 그런데 많은 사회주의자들이 자본주의가 가진 작은 단점을 극대화하여 자본주의는 잘못 된 것이며 사회주의야말로 우리의 행복을 실현해줄 것이라 주장한다. 때문에 사회주의는 실패임이 명확한데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수면위로 올라오게 되었다.


자본주의 국가에 사는 국민으로써, 사회주의 국가로 분단된 형제를 가진 사람으로써 한 번쯤 사회주의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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