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빗 - 내 안의 충동을 이겨내는 습관 설계의 법칙
웬디 우드 지음, 김윤재 옮김 / 다산북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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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띠지에 심리학과 뇌과학이라는 단어가 나를 사로잡아 서평을 신청하게 된 책이다. 띠지를 보고 심리학 책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자기계발서에 가까운 느낌이다(우리나라 서점 분류에도 자기계발서로 분류되어 있다)


저자는 인간행동 연구 전문가로 최초로 뇌과학과 심리학을 접목한 사람이라고 한다. 그런 저자가 주목한 부분이 있었으나, 왜 어떤 사람은 계획을 실패하고, 어떤 사람은 성공하는지에 대해 밝혀내는 것이었다. 그녀는 이 호기심을 해결하기 위해 수많은 실험을 했고, 다양한 실험이 책에 담겨있다. 이 많은 실험을 일일히 리뷰에 풀어쓸 수는 없기 때문에 내가 인상적인 부분들만 언급하려고 한다.



인간의 뇌에는 의식적인 자아와 비의식적인 자아가 있다. 의식적 자아는 말그대로 생각하고 고민하며 움직이는 자아이고, 비의식적 자아는 습관적으로 나도 모르게 나오는 행동들이다. 예를 들어 아침에 일어나서 물 한잔을 마시는 행위는 비의식적 자아다. 나도 모르게 습관적으로 생각없이 반복하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보통 체계적이고 계획적인 사람은 나태하고 게으른 사람보다 의식적인 자아가 더 활성화되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개인의 특성이나 환경에 따른 차이가 아주 약간 존재할 뿐, 인간은 대부분 43%의 비의식적 자아를 유지한다. 


여기서 습관의 중요성이 대두된다. 우리는 의지력(일종의 정신적 에너지)를 가지고 의식적인 사고와 행동을 한다. 그런데 인간이 가진 의지력에는 한계가 있다. 만약 우리가 쓸모없는 일에 의지력을 사용한다면 우리의 의지력은 금새 고갈될 것이고, 정작 중요한 일에 필요한 의지력이 모자라게 될 것이다. 이는 무기력한 삶의 태도로 이어지게 된다. 따라서  우리는 중요하지 않은 일을 비의식적 자아에 의탁하여 습관으로 중요하지 않은 일들을 처리할 수 있어야 한다.



이번엔 마시멜로 실험과 관련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보자. 아이들에게 선생님이 올때까지 인내하고 마시멜로를 먹지 않으면 하나를 더 주는, 유명한 마시멜로 실험이 있다. 우리는 이 실험의 결과에서 '인내심'에 주목했다. 참고 견디는 아이들이 결국 성공한다고 말이다. 그래서 우리사회는(이 책은 미굯사회를 말하지만, 우리나라 또한 마찬가지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고통스레 참고 견디는 사람들의 태도를 높게 평가한다. 지금 햄버거를 먹고 싶지만 훌륭한 몸매를 위해 식욕을 고통스럽게 참는 것, 친구들과 같이 놀고 싶지만 시험성적을 위해 뛰쳐나가고 싶은 자신을 억지로 책상에 붙잡아 두는 인내심 같은 것들 말이다. 그런데 저자의 실험에 의하면 사실 성공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고통스럽게 참고 견디는 사람들이 아니다. 그들은 단지 남들보다 충동을 덜 느끼는 것이다. 이미 다이어트를 위해 정크푸드를 먹지 않는 것, 좋은 성적을 위해 책상에 앉아 공부하는 것과 같은 일이 습관이 되었기 때문이다. 우리 생각처럼 억지로 참고 견디는 것이 아니라 그냥 아무생각 없이 정크푸드를 멀리고 책상에 앉아 공부하는 것 뿐이다. 여기서 저자가 습관을 형성해야 한다는 주장을 강조한다.



그리고 또 한가지 우리의 착각을 바로잡아야 하는 부분이 있다. 바로 좋은 습관을 형성하여 계획을 성공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엄청난 노력을 하고 인내심을 발휘하여 견뎌야 하는 것이 아니라, 성공하기 위한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시끄러운 공간에서 '그래도 내가 노력해서 집중력을 발휘하면 시험문제를 잘 풀 수 있어'가 아니란, 내가 집중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조용한 장소로 옮겨서 시험을 치르는 것이 내 의지력을 쓸데없이 낭비하지 않고 성공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다. 


뷔페 전체를 살펴보고 먹을 음식을 고르는 사람이 눈에 띄는 음식을 바로 담아오는 사람보다 더 적은 열량의 음식을 섭취한다.


또한 내 주변 환경, 사회적은 환경이 내 습관을 형성하는데 큰 영향을 미친다. 


우리는 우리의 정신력을 너무 높이 평가하고 있다. 물론 어려운 환경에서 성공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가능하다면 내 의지력을 낭비하기 보다는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삶의 방식을 만들어야 내가 지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법이다.



<P.340 우리는 이미 습관적으로 살고 있다. 대다수가 그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커다락 잠재력을 무시한 채 늘 하던 대로 살아가고 있다. 더 잘할 수 있는 수많은 기회를 억지로 외면하고 무시하며 그저 열심히 최선을 다한다. 각종 매체와 SNS는 성공한 사람들의 피와 땀과 눈물이 뒤섞인 노력을 칭송하는 한편, 게으르고 인내심이 부족한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는 채찍을 휘두른다....  우리는 단단한 착각을 멈춰야 한다. 습관은 애쓰지 않는다. 이 힘 위에 올라타 당신만의 시스템을 구축하라. 습관으로 완성된 삶은 결코 무너지지 않는다. 이것이 의지박약과 노력만능이라는 거짓으로부터 우리를 구원해줄 단 하나의 과학이다>



최근 업무가 많아지면서 버겁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렇다고 회사를 그만둘 수도 없는 노릇이니 무조건 버텨야 된다고 생각했다. 그랬더니 몸이 망가졌다. 한달 넘게 계속 병원 신세를 지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많이 충격을 받았다. 내가 애쓰고 있던 것이 잘한 것이 아니라 미련한 일이었으며 스스로를 학대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을 겨우 깨달았다. 아직 어떤 행동을 습관화하고 습관을 만들기 위한 필요과정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지는 못했지만, 적어도 '왜 더 열심히 하지 못하는거지?'라며 스스로를 몰아세우는 행동은 더이상 하지 않을 수 있을 것 같다.



(이 리뷰는 다산북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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