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만난 물고기
이찬혁 지음 / 수카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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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동뮤지션, 악뮤의 이찬혁이 소설을 출간했다는 소식에 바로 서평을 신청하였다.


이 책은 지금 발매된 악뮤 3집 앨범의 모티브가 된 소설이라고 한다.



책을 읽으며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이찬혁의 작사에서 느껴지는 표현력이 소설에도 그대로 녹아있다는 점이었다.


읽는 내내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지?' 라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내가 무심코 지나간 삶을 무엇하나 놓치지 않고 그 만의 세상에 녹여내는 점에서 이찬혁의 천재성을 느낄 수 있었다.



<p.52 음악이 없으면 서랍 같은 걸 엄청 많이 사야 될 거야. 원래는 음악 속에 추억을 넣고 다니니까. 오늘 우리가 이곳에 온 추억도 새로 산 서랍 속에 넣고는 겉에 '작은 별'이라고 쓴 테이프를 붙여놓아야 할걸>



<p.105 친구야, 나도 네 나이로 동라가고 싶구나. 그럼 뭐든 시작했을 텐데. 너도 현실을 경험하면 알게 될 거야. 꿈은 서커스에서 쓰는 붉은색 커튼과 같다는 걸. 화려하고 잘 찢어지지도 않지. 하지만 현실이라는 창문을 가리고 있기 때문에 언젠가는 그것을 옆으로 걷어야 하는 날이 오고 만단다. 밤이 되면 그것으로 창문을 가리고, 지쳐 울든 꿈을 꾸는 맘대로 해도 돼. 하지만 아침이 오면 다시 걷어내는 거야. 우린 꿈보다 하루를 살아야 하니까>



<p.109 어떤 사람들은 보란 듯이 그를 지나치며 다 먹고 남은 아이스크림의 막대기 따위를 거리에 버리기도 했다. 그는 막대기와 함께 떨어진 '깔보는 마음'이라는 쓰레기를 함께 치워 담아야 했다. 난 관자놀이가 욱신거리도록 화가 치솟았다. 정원의 울타리에서는 '존중없는 배려'가 나왔고 담벼락 뒤에서는 '악의 없는 욕'이 나왔다. 건너편 빵집 앞에서는 '이기적인 마음'이 나왔는데 그것은 너무 무거워서 혼자 힘으로는 주워 담을 수 없을 정도였다>



책을 읽으면서 찾아낸 주요 키워드는 '사랑, 자유, 음악, 어른' 4가지 였다. 악동뮤지션이 3집 활동을 하면서부터는 악뮤로 활동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악동'은 아이들의 이미지를 담고 있기 때문에 이제 성인뮤지션으로써 거듭나기 위해 악뮤라는 활동명을 사용한다는 소식이었다. 처음에 이 소식을 접했을때는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 의문이 들었다. 그러나 소설을 읽고 생각이 바뀌었다. 이찬혁이 더이상 어리지않고 어엿한 한 명의 성인이 되었다는 것이 여실히 느껴지는 책이었다.


악뮤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악뮤의 감성표현을 느끼며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 책의 표지부터 속지의 푸른색 글씨까지, 편집자가 책에 크게 공을 들였다는 것이 여실히 느껴졌다. 바다를 담아낸 것 같은 책이 너무 이뻐서 다른 사람들에게 자랑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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