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는 어떻게 생각하고 학습하는가 - 6인의 위대한 AI 석학이 조망하는 인공지능의 현재와 미래
뉴 사이언티스트 외 지음, 김정민 옮김 / 한빛미디어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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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경합 이후로 인공지능에 대해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런 나에게 딱 알맞은 책을 이제야 찾았다. 너무 전문적인 과학서적을 이해하기엔 사전지식이 부족하고, 알파고에 국한된 정보보다는 인공지능에 대한 전반적인 정보를 원하는 나에게 좋은 책이었다. 과학기술 주간지인 뉴 사이언티스트에서 6명의 AI 전문가를 통해 인공지능 개발의 시작점부터 현재 알파고와 같은 딥러닝을 통한 방식의 인공지능, 그리고 인공지능 가져올 미래의 모습까지, 인공지능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책 한권에 담아 한권을 읽고나면 인공지능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해주는 책이다. 또한, 책을 읽으며 인공지능과 관련된 내 자신만의 가치관을 정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한다.





1. 내가 생각하는 인공지능의 범위는 무엇인가?

알파고가 한창 이슈였을 당시, 방송에서는 알파고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다루었다. 그런데 그러한 방송을 볼수록 '저건 인공지능이 아닌거 같은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주변에 이런 내 생각을 이야기하면 보통 "알파고가 인공지능이 아니라고? 그럼 네가 생각하는 인공지능이 도대체 뭔데?"라는 반문이 돌아왔는데, 막상 이러한 질문을 받으면 명확하게 내가 생각하는 인공지능이 어떠한 것이지 제대로 정의내릴 수 없었고, 결국 흐지부지 답변을 흐리곤 했다. 그런데 책을 읽으니 나만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니었다.

알파고와 같은 현재 활발하게 개발중인 인공지능은 보통 머신러닝 방식으로 작동된다. 나는 이러한 머신러닝은 결국 계산이 아주 극적으로 빨라진 컴퓨터에 불과할 뿐이라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1초에 경우의 수를 3개 밖에 계산하지 못했다면, 지금은 1초에 50개의 경우를 수를 계산하듯이 그저 처리 속도가 빨라진 것 뿐이라는 의미이다.

나는 기계가 '지능을 갖추었다'면 단순한 계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응용이 가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인공지능은 체스를 가르친 뒤에 장기를 두게 하려면 다시 장기를 처음부터 가르쳐야 한다. 하지만 지능을 가진 인간은 다르다. 물론 체스와 장기가 완전히 동일한 게임은 아니기 때문에 기본적인 규칙을 배워야 하는것은 기계와 동일하지만 체스를 배우면서 배운 전략을 장기에 '응용'할 수 있다는 것. 이것이 '스스로 생각하는, 지능을 가진 것'이 아닐까?



2. 기계가 가진 창의력을 인정할 것인가

책을 읽으며 놀랐던 부분 중 하나가 현재 기술로도 기계가 창작활동을 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이었다. 주로 빅데이터를 활용한 방법인데, 모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아이디어를 짜집기하여 이야기를 만든다거나, 그림을 그리는 등의 활동을 기계가 한다는 것이 '창작활동은 인간의 전유물'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나에게 너무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럼 이처럼 기계가 행하는 창작활동에도 '창의적'이라는 단어가 붙을 수 있을까?

인공지능의 정의에 대한 생각처럼 나는 이것이 창의력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빅데이터를 활용한다는 것은 결국 모인 데이터 밖의 이야기는 만들어내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간의 창작활동에는 간혹 그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개념을 만들어내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면 반지의 제왕 톨킨을 들 수 있을 것 같다. 톨킨은 호빗, 엘프, 드워프 등 현대 판타지 세계관의 대부분을 창조한 작가이다. 지금의 인공지능은 이렇게 사람처럼 아예 존재하지 않던 개념을 새로 창조할 수는 없다. 기계에 너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 아니냐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사람을 본보기로 하는 것이 인간이 만드는 인공지능의 최종목표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현재의 인공지능은 창의력을 갖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3. 가장 먼저 인공지능이 상용화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야는?

언제부터인지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몇 년전부터 자율주행차량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접할 수 있다. 구글에서는 이미 실용화를 위한 최종단계에 접어들었다거나 우리나라에서 자율주행차량이 개발되고 있다거나 하는 이야기이다. 이미 충분히 사람들의 관심과 이목을 끌었기 때문에 화제성 측면에서 충분히 성공적이기 때문에 당연히 곧 자율주행차량이 실용화 될 것이고, 이것이 우리 삶에 큰 변화를 가져올것이라 기대하고 있었다. 그런데 책에서는 오히려 자율주행차량의 실용화는 현재 단계에서 아직 어려운 일이라 이야기한다. 현재의 인공지능은 아직 '추론'을 할 수 없다. 즉 차의 뒷부분으로 사람이 사라졌다면 보통 인간의 뇌는 곧 이 사람이 차 뒤편을 지나쳐 반대쪽으로 나타나겠구나라는 시각정 정보해석을 통한 추론을 한다. 하지만 인공지능은 아직 이러한 추론을 불가능하고 그렇기때문에 차 뒷편을 지나가는 사람이 시야에서 사라지는 순간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하고 후진을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자율주행을 위해서는 단순히 신호만 인식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이제야 깨닫게 되었고, 그렇기 때문에 자율주행보다는 좀 더 단순한 기능을 가진 인공지능이 먼저 실용화되지 않을까?

나는 책에서 제시한 의료분야에 인공지능이 가장 먼저 상용화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단순히 질병을 검사하는 정도라면 현재에도 충분히 적용가능한 상태며, 인공지능이 질병이 있다고 판단한 경우에 한해 의사가 다시 한 번 검사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의료분야에 보조적인 역할이라면 빠르게 실생활에 적용되지 않을까?

파파고와 같은 통번역 인공지능의 빠른 발전속도 때문에 이 분야에서 실용화가 가장 먼저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데, 나는 아직 인공지능의 번역이 대화상황이나 문화적차이를 반영한 의역은 아직 불가능하기 때문에 통번역 분야에서도 아직은 한계가 크지 않을까싶다.



이 책은 인공지능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는 취지를 내새우고 있으나, 단순한 지식전달에서 끝나는 책이 아니다. 책을 읽으며 우리는 인공지능의 발전, 기계의 발전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계속해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인해 기계가 인간을 지배할 거라는 공포에 떠는 사람도 있다. 이러한 공포는 결국 인공지능이 어떤 것인지 제대로 알고있지 못하다는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다. 인공지능의 발전을 단순히 그 자체로 신기해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저 기계의 발전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이 기계를 통해 무엇을 얻고자 하는지 제대로 생각을 해야하는 시기가 도래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그러한 고민에 대한 조언을 제시하는데 충분한 가치를 지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꼭 한번쯤은 읽고 생각하보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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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08 1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이 공감하는 내용입니다.
지금의 인공 지능은
범용적인 만능 지능이라는 원래의 뜻을 버렸기 때문에 가능한 것인데,
사람들은 그걸 모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