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으로 보는 조선왕조실록 - 500년 조선사를 움직인 27인의 조선왕, 그들의 은밀한 내면을 파헤친다!
강현식 지음 / 살림 / 2008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심리학 책이 보고싶어서 검색하다가 우연히 발견하게 된 책이다.  


저자는 원래 심리학자이지만, 우리나라에서 심리학이 대중적이지 못한 것에 충격을 받고 쉽게 심리학에 다가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책을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 책은 조선왕조를 순차적으로 따라가며 왕과 그 주변 인물들에 대해 심리학적으로 분석해 본 책이다.


심리적인 분석을 위해서는 최대한 많은 정보가 필요하기에 주요실록뿐만 아니라 야사도 참고로 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아서 쉽게 읽을 수 있었다. 우리가 보통 국사를 배우며 익힌 왕에 대한 이미지와는 다른 해석도 많아서 참 신선했다. 때문에 사극을 만드는 작가나 감독이 이 책을 읽으면 재미있는 사극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생기기도 했다.




<p.137 성공한 부모 밑에서 실패하는 자녀가 나오는 이유는 간단하다. 부모가 늘 자녀보다 앞서서 움직이기 때무이다. 자녀에게 기회를 주고, 실수를 하더라도 기다려야 한다. 부모가 성공했다는 것만으로도 자녀는 큰 부담을 느낀다. 그런데 성공한 부모가 자녀에게 도전해볼 기회도 잘 주지 않고, 설사 주더라도 실수를 하는 즉시 야단치거나 꾸중을 하면, 자녀는 근본적인 자기 실패감을 느낀다. 혼자 시도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무능력한 것은 당연한 이치다. 그리고 더욱 안타까운 것은 이렇게 성장한 자녀는 부모를 원망하면서 부모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부모없이는 암것도 못하는 사람이 되고 만다 - 명종과 문정황후의 관계에 대한 저자의 해석>




<p.261 그렇다면 자신의 그림자를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융은 그림자를 알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한다. 바로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서다. 당신 주변에 특별한 이유도 없이 너무 싫은 사람이 있는가? 특별한 갈등이 있었다거나 자신에게 해를 입힌 것은 아닌데, 이상하게 싫은 마음이 드는 사람이 있는가? 보기만 해도 기분이 별로인 사람이 있는가? 단, 여기서 말하는 사람은 자신과 같은 성(性)이어야 한다. 남자에게는 남자, 여자에게는 여자다.  융은 이렇게 특별한 이유가 없이 싫거나, 혹은 싫어할 만한 이유가 있더라도 필요 이상으로 지나치게 싫은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당신의 그림자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다시 말해 자신의 그림자가 그 사람에게 투사되었기 때문에, 그 사람의 모습 속에서 당신의 그림자를 발견했기 때문에 싫다는 것이다 - 영조와 사도세자>




<p.289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어떤 사람의 행동에 대한 원인을 그 사람의 내적 요소인 성격에서 찾는 경향이 있다. 일상적인 예로 길거리에서 구걸하는 사람이 실제로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상황일 수 있는데도, 우리는 일하기 싫어하는 사람이라고 판단한다. 또 직장에 지각한 사람은 예기치 못한 돌발상황 때문에 늦었을 수 있는데도, 우리는 게으른 사람이라고 판단한다. 이러한 것을 가리켜 기본적 귀인오류라고 한다....그러나 많은 경우 사람의 행동은 성격보다는 욉의 환경에 영향을 받는다 - 흥선대원군과 민비>




이렇게 우리가 익히 알고있는 역사적 인물에 대해 심리학적인 분석을 해보는 것이 굉장히 신선하게 느껴지고,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인간의 심리적인 부분을 찌르는 글들이 있어서 읽는 내내 책을 놓아야 하는 순간이 올 때마다 아쉽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재미있게 읽었다.


저자는 역사를 잘 아는 사람에게는 심리학 책으로, 심리학을 잘 아는 사람에게는 역사책으로 보이는 책을 쓰고 싶다고 말했는데, 역사와 심리 모두 잘 모르는 나에게는 두가지를 잘 섞어놓은 맛깔나는 책이었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한 번 쯤 읽어보면 좋은 책인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