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력과 후각을 자극하는 그림책

킁킁 가게 - 제39회 샘터 동화상 당선작
김윤화 지음, 혜경 그림 / 샘터사 / 2018년 4월

나는 미혼이기 때문에 어린시절 이후로는 동화책이나 그림책을 읽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어른이 되어서 읽는 동화책은 감상이 전혀 다르다는 말을 들은적이 있어서 동화책을 한 번 읽어봐야지 생각했으나, 막상 책을 읽으려면 다른 책들이 눈에 띄어서 계속 동화책을 읽지 못했었다. 그래서 샘터 서평을 통해 동화책을 읽게 된 것이 무척 반가웠다.

책의 주인공 찬이는 엄마와 헤어졌다. 부모의 이혼으로 엄마를 만나보지 못한 찬이는 "킁킁가게"에 찾아가 "엄마냄새"를 맡음으로써 그리움을 달래곤 한다. 킁킁가게는 말 그대로 세상의 다양한 냄새들을 모아 판매하는 가게이다. 이야기는 찬이가 왜 킁킁가게에 가는지, 킁킁가게에서 어떤 사람을 만나고 어떻게 엄마에 대한 그리움을 극복해 나가는지 재미있는 그림들과 함께 짧게 서술되어 있다.

동화책에 대한 서평들을 찾아보았더니, 동화책은 아이의 상상력과 오감을 자극할 수 있는 스토리가 무척 중요한 요소라고 한다.
"킁킁가게" 라는 제목부터 아이들이 다양한 상상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오감중에서도 시각이나 청각은 언제나 다양한 자극에 놓여있고, 외부의 위험을 즉각적으로 인지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그러나 후각은 특별한 자극이 없다면 크게 인지하지 못하기도 하고, 특별한 냄새에도 금새 후각세포가 적응하여 자극을 못 느끼게 되곤 한다. 그래서 오감중에서도 후각을 소재로 다룬 이야기라는 점이 독특하다고 느껴졌다. 특히나 "책"이라는 활자의 특성상 시각적 자극이나 청각적 자극(부모가 읽어주는 경우)을 주기는 쉽지만 후각적 자극을 주기란 쉽지 않다고 생각해왔기에 저자의 창의력이 너무도 재미있게 생각되었다.

나는 언제나 어린이 동화책이란 희망차고 밝고 따뜻하고 몽글몽글한 이야기라고만 생각해왔는데, 가정폭력과 부모의 이혼, 자식과의 사별 같은 무겁고 아픈 이야기가 들어있어 처음에 너무도 당황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아이들을 위한 동화책이기에 더 아픈 이야기가 담겨 있는게 아닌가 싶다. 세상에 갈등이 없고 1년 내내 행복하기만 한 가정이 어디있을까. 어떤 가족이건 저마다 하나쯤 아픔을 가지고 있기 마련이고, 그래도 즐거운 일, 희망이 있다고 이야기해주어야 하는게 어린이 동화책이 전해야하는 이야기가 아닌가 싶었다.

(이 리뷰는 샘터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