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치지 않고 상처주지 않고 말하는 기술 - 인기 쇼호스트가 전하는 고품격 대화법
문석현 지음 / 천그루숲 / 2018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성인이라면 누구나 대화법(화술)에 관한 책에 관심을 가져본 적이 있으리라. 나는 꼭 한 번 더 신중히 생각하고 말을 하라는 어른들의 말씀이 마음 속 깊이 와닿지 않았고, 생각보다 말이 튀어나오는게 더 빨랐던 어린이였다. 그러나 성인이 되고 직장생활을 시작하면서 항상 하던 '말'이란게 얼마나 중요한지 몸소 깨닫기 시작했다.
'말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인터넷을 찾아보기도 하고, 책을 읽기도 했으나 지금까지는 크게 달라진걸 느끼지 못했다. 때문에 말하는 솜씨는 타고나는 건가 라는 생각으로 화술에 대한 책에 관심을 갖지 않은채 꽤 많은 시간이 흐른 것 같다.
그런 내가 다시 한 번 화술에 대한 욕심을 불태우게 된 건, 한 방송프로그램에 출연한 헤어기자이너 차홍 씨의 말솜씨 때문이었다. 그녀는 말투와 목소리도 발랄하고 언제나 생글생글 미소를 짓고 있어 보는 사람을 기분좋게 만드는데, 그것도 모자라 사람을 편안하고 긍정적으로 만들어주는 말솜씨를 가진 사람이었다. 그녀의 말솜씨를 배워보고자 그녀가 출연한 방송들을 열심히 반복시청했지만 내 센스가 부족한건지, 지식이 부족한건지 그녀를 닮기란 너무 먼 이야기 같았다. 그러던 중 화술에 대한 서평 모집을 보고 큰 기대없이 서평을 신청했다. 그동안 수많은 화술 책을 읽어도 내가 체화할 수 있는 이야기가 별로 없
었기에 솔직히 큰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초반부터 어찌나 재미있던지, 다시 표지로 돌아가 저자의 이력을 보았더니 아니나 다를까, 화술의 달인인 아나운서 출신 쇼호스트였다.

책은 총 4가지 챕터로 구성되어있다

Ch.1 왜 남자와 여자는 말하는 법이 다를까

첫 장은 많은 화술책이 이야기하는 남녀 대화방식의 차이로 시작한다.

p.17 여자는 그냥 걱정을 시작으로 하는 커뮤니케이션을 즐기는 존재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럼 남자 입장에서는 걱정이나 만약에 대한 대응이 아주 쉬워진다. 같이 걱정하거나 되물으면 되니까.

이 문장을 보고 웃음이 피식 하고 나왔다. 그동안 장황한 문장들로 차이를 설명하는 책들과는 달리 저 한 문단으로 남녀 대화차이를 명쾌하게 설명하다니. 너무도 간략하고 통쾌한 해법이었다. 나 조차 생각하지 못했던 '걱정'이라는 주제를 즐기는 나의 대화방식을 간파당한 기분이랄까.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책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Ch.2 어떻게 하면 상처주지 않고 말할 수 있을까

내가 항상 말을 할 때 고민하는 점이 하나 있다. 나에겐 별거 아닌 사소한 일인데 타인에겐 민감한 부분이라 상처가 되면 어떡하지? 라는 걱정이다. 나 또한 타인이 던진 무의미한 말에 내가 숨기고 싶었던 민감한 문제를 칼로 찔린듯한 상처를 받았던 적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 말을 한 사람은 내가 그런 고민을 가지고 있다는 것 조차 모르지만, 내 입장에서는 순간 밀려오는 당황과 분노의 감정을 다스리기 힘들었던 경험이 있다.

저자는 이 챕터에서 다양한 사례와 인간의 심리를 근거로 말히는 법, 혹은 나를 상처주는 타인의 무의미한 말에 적절히 대응하는 법을 알려주고 있다.

Ch.3 어떻게 하면 저 사람과 친해질 수 있을까

내가 가장 많이 감명받았고 집중해서 읽었던 챕터이다. 나는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이라 낯선이와 대화할 때면 적절한 대화소재를 찾지 못해 속으로 얼마나 진땀을 흘리는지 모른다. 그런 나에게 너무나 배울점이 많이 담겨 있는 챕터였다. 3장에서 본격적으로 대화기술이 많이 등장하는데, 이 챕터에서 저자가 본인이 말한 기술들로 책을 구성했다는 사실 또한 깨달을 수 있었다. 첫 챕터에 남녀대화차이라는 흥미진진한 소재로 독자의 관심을 이끌었고, 2장에서 대화기술의 필요성을 강조하여 이 책을 읽어야만 하는 이유를 만들어주었으며, 3장에서 본격적인 화법기술들을 전달하고 있었다. 책을 읽다가 이 구성을 깨닫고 얼마나 깜짝 놀랐는지 모른다. 나 또한 이렇게 타인이 금새 눈치채지 못하게 이런 기술들을 익히고 싶다는 간절함이 생겨났다.

Ch.4 어떻게하면 멋진 나를 보여줄 수 있을까

3장에서는 대화의 기술을 다루었다면, 4장의 좀 더 확실한 효과를 위한 비언어적 대화 기술을 알려준다. 제스처, 목소리, 옷차림등 대화기술을 좀 더 극대화할 수 있는 것들 말이다.

책에서 알려준 것이 단순히 대화기법에 대한 이론이었다면 나는 이 책에 별로 감명받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이 다른 화법책과는 크게 다른 장점이 있는데 바로 생생한 예시이다. 특이하게도 이 책은 영화나 소설의 장면을 예로 들어 대화기술을 설명해 주는데, 일반적인 책에서 나오는 가상의 예시보다 더 확실하게 머리속에 와 닿으며, 한번도 책의 등장인물의 대화법이나 행동에 크게 신경쓴 적이 없는 나로써는 무척 충격이었다. 소설은 그냥 저자가 담고자하는 메세지를 생각하고 사색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는데, 저자처럼 소설을 보면 정말 다양한 인간군상을 책에서 만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도 뻔한 이야기를 하는 책들 사이에서 매우 인상깊었던 책이 아닐수 없다. 두고두고 반복해서 읽겠다고 다짐까지 하게 만든 책이라 말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나의 동지들이 있다면 꼭 읽어보라 추천하고 싶다

(이 리뷰는 천그루숲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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