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요, 그런 마음
김성구 지음, 이명애 그림 / 샘터사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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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때는 에세이를 비롯한 산문집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일단 책 전체를 아우르는 주제보다는 각 챕터별로 다른 이야기를 하는게 집중이 되지 않았고, 저자의 강한 주장이나 의견피력도 찾아보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이를 한살 한살 먹어갈수록 에세이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성이 좋아졌다. 특히나 내 또래보다는 나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의 에세이를 더 좋아하게 되었는데, 내가 겪어온 갈등과 고민들을 이미 겪고 난 뒤의 이야기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 책 또한 우리 아버지뻘 남성이 쓴 책이다. 저자가 겪어야만 했던 고민에 대한 이야기도 있고, 평범한 일상 이야기도 있고, 아버지의 마음으로 아들에 대해 쓴 이야기도 있다. 어떤 이야기이든 다 진솔한 이야기이며, 또한 샘터사 일꾼의 이야기이기에 유명한 작가들에 대한 이야기도 언급되는 재미도 있다.

p.25 자기 생각에 갇혀 불안해하다보면 무엇이 불안하게 하는지조차 모른 채 불안해하는 현상만 남게됩니다.

책을 읽으면서 너무도 뜨끔했던 문장이다. 나는 걱정을 사서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사소한 일에도 수만가지 안좋은 결과를 상상하며 걱정이 너무도 많다. 내 연말정산 내역서를 보면 의료비가 나이에 비해 상당히 높게 나오는데, 우습게도 조금만 이상이 생기면 병이 아닌지 걱정되어 병원으로 달려가고, 병이 아님을 알지만 의사로부터 "아니다"라는 대답을 듣기위해 병원에 가기 때문에 의료비 비중이 상당히 높게 나온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이 문장에서 어찌나 양심에 찔리던지, 제가 바로 불안함만 남은 사람입니다 라며 손을 들어야만 할 것 같았다. 이를 고치려 많이 노력해보았고, 실제로 예전보다 많이 나아졌지만 타고난 천성인지 기본적으로 대범함을 지니기 보다는 걱정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도 이러한 성향은 꼼꼼함이 중요한 나의 직업에는 참 잘 맞기도 하다. 불안함 때문에 남들보다 2번, 3번 더 검토를 하기 때문이다. 참 아이러니한 부분이 아닐 수 없다.

p.70 '최선'을 '최악'으로 바꾸어보는 거죠. "자신의 일에서 최악은 만들지 마라" 그럼 애매하던 게 조금씩 분명해지기 시작합니다.

최선을 다하라는 말은 언제나 듣는 말이고, 언제나 노력하는 말이다. 그런데 막상 행동하려고 하면 어떤 것이 최선인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그런데 저자가 여기에서 선택지를 하나 제시해 주었다. 잘 모르겠다면 최악만은 하지 않도록 행동하라고. 내 직업에서도, 연인관계나 가족관계도, 직장내 대인관계도 그저 최악으로는 치닫지 않도록 노력한다면 적어도 완전히 망쳐버리는 일은 없지 않을까?

처음에 책을 읽기 전 목차를 살펴보았을 때는 도대체 지목이 왜 "좋아요, 그런마음"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지금도 완벽하게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책을 읽을수록 어렴풋이 윤곽선이 그려지는 느낌이다. 인생은 언제나 새로운 도전이 가득하기에 언제나 서툴 수 밖에 없다. 나이가 많아도 그들 또한 언제나 새로운 일을 맞게되기 마련이다. 그럴때 절망하거나 비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기보단 따뜻하고 희망적인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볼 것, 잠시 멈춰 서서 주변을 둘러볼 것. 이 책에서 뜻하는 마음을 그런 마음이 아닐까.

(이 리뷰는 샘터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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