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동안 24개국을 여행하며 깨달은 것들 - 촌놈 박종찬의 가식 0% 삐딱한 여행 에세이
박종찬 지음 / 위닝북스 / 2017년 9월
평점 :
절판


 

여지껏 여행을 주제로 한 에세이를 읽어본 적이 없다는 것을 문든 깨닫고 도서관 여행책들이 모인 서가를 서성이다가 집어온 책이다.

20대 대학생 시절 중국유학을 시작으로 세계를 여행하며 깨달은 것들은 써낸 책이다.

p.33 우리는 매일 거울을 들여다본다. 오늘 헤어스타일이 어떤지, 옷은 잘 어울리는지 수시로 거울을 보며 확인한다. 그런데 우리 자신과 우리 인생은 언제 들여다보았는가?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라고 스스로에게 꼭 물어봐야 한다.

여행을 통해 스스로에 대한 사색을 하게되었다 말하는 사람들을 흔히 만날 수 있다. 저자도 동일한 이야기를 하고, 나 또한 이에 동의하기에 여행이 사색을 가져온다는데는 별다른 이견이 없을 것 같다. 항상 챗바퀴처럼 굴러가는 일상속에서는 미처 깊은 사색을 하기 힘들지만, 여행을 떠나게 되면 모든 시간을 온전히 나에게 투자할 수 있기에 나에 대해 생각을 여유가 생기는 것이 아닐까 싶다. 꼭 멀리 여행을 떠나지 않더라도, 주말 하루쯤 나에게 온전한 시간을 투자하여 나의 미래에 대해, 나 자신이 소중히 여기는 꿈과 가치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이 꼭 필요하지 않을까?

p.38 나는 10년 동안 6대륙 24개국을 여행하며, '세계'가 얼마나 넓고 다양한지 깨달은 동시에 '나'의 다양성 또한 깨달았다. 세계만큼이나 나도 넓고 다양했다. 한국에서의 나는 나의 전부가 아닌 일부였다.

나도 여행을 떠나면 꼭 느꼈던 부분이다. 비단 외국이 아니라 국내여행이라도 내가 살던 지역, 내 직장이 위치한 지역을 벗어나 나를 아는 사람이 없는 곳으로 가면 그동안 억눌러 놓았던 내가 눈을 뜨는 것 같았다. 좀 더 솔직해 질 수 있었고, 장녀라는 이유로 또는 책임을 져야하는 사회인이라는 이유로 참고 인내했던 것들을 솔직하게 풀어놓을 수 있었다. 여행이 나를 찾는 과정이 되는 이유가 이처럼 나 스스로도 깨닫지 못했던 면모를 발견하기 때문은 아닐까.

p.107 간혹 너무 신중한 사람들이 실행력은 조금 떨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저것 다 따지다 보면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만 늘어나게 된다.

이 문장을 보면서 뜨끔했다. 나는 계획이 철저해야하고, 차선책도 마련되어 있어야 하며, 그러고도 고민에 고민을 거쳐야 여행을 떠날 수 있다. 비단 여행뿐 아니라 어떤 새로운 행위를 하는데에는 언제나 이런 신중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런데 이렇게 고민만 하는 사이 기회를 놓쳐버리는 경우가 많다.
타고난 성향은 바꿀 수 없지만, 성격은 바꿀 수 있다는 주장이 있다. 나 또한 이에 동의하는데, 내가  직접 경험해 보았기 때문이다. 나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생이 되면서 성격이 많이 바뀌었다. 여전히 내성적이고 개인주의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지만, 먼저 웃고 인사하며 다가가고, 솔선수범하는 등 낯을 가리고 소극적인 성격은 많이 고쳤다. 때문에 성인이 되어 만난 사람들은 내가 낯을 가려 길을 잃어도 낯선이에게 길을 묻지 못해 당황하던 성격이라는걸 믿지 못한다.
때문에 여행에 대해 소극적인 나의 성격도 노력하면 바뀔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보려 한다. 저자의 말처럼 나의 소극적 성격은 여행이라는 중대한 기회를 놓치는 주요 원인이기 때문이다.

p.134 살다보면 때떄로 혼자인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심지어 '군중 속의 외로움'이라는 말처럼 사람들 틈에서도 외로움을 느낄 때가 있다. 외로움이 다가오는 순가, 우리는 습관적으로 겁을 먹고 외로움으로부터 도망치려 한다. 그런데 사실 외로움은 우리를 성장시키는 동력이다.

최근 '외로움'에 대해 많이 고민하고 있다. 사람을 만날때는 즐거운데, 헤어지고 나면 겉잡을 수 없이 우울하고 외로워진다. 이런 내가 문제가 있는것인지 많이 고민하고 있었다. 그런데 사실은 이제 삶에서 외로움을 고민하는 나이가 된 것인가보다. 친구, 가족, 연인과 함께 있어도 외롭다는 말을 직접 느끼고 있다. 때문에 올해는 꼭 혼자 여행을 하면서 외로움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방법을 연습하리라 다짐했다.

책의 중반부까지는 이렇게 여행을 통해 깨달은 인생에 필요한 가치들에 대해 이야기 하는데 공감도 가고, 생각해볼 가치들도 많이 발견할 수 있었다.
다만 후반부는 나와는 가치관이 다르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저자는 아마도 나와 1-2살 차이나는 또래인 듯 하다. 저자는 20대를 여행으로 보냈다. 반면 나는 저자가 말하는 고등학교 졸업 - 대학진학 - 기업에 취칙하여 안정적인 회사 생활 이라는 코스를 밟아왔다. 더군다나 나는 지극히 안정지향적이고 변화를 꺼려하는 보수적인 성향이기 때문에 마냥 도전만 하는걸 그다지 긍정적으로 보지 않는다. 때문에 회사원보다는 창업을, 무조건적인 열정에 대한 강요가 읽기 불편했던 점이 있었다.

사실 저자도 또래보다는 많은 것을보고 많은 경험을 하였지만, 아직 30대 초반의 청년이다. 때문에 나중에 중년, 노년이 되었을 때 저자의 생각이나 가치관이 어떻게 바뀌었을지 궁금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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