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같은 맛
그레이스 M. 조 지음, 주해연 옮김 / 글항아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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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이 가져온 대한민국의 비극

전쟁 같은 맛

매년 6월 말이 되면 우리는 동족상란의 비극을 다시금 기억하게 됩니다. 물론 저도 책에서 영상에서만 봤던 6.25 전쟁입니다. 저보다 뒤에 태어난 세대들은 또 그야말로 역사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이고 마는 머나먼 이야기일 수 있지만 또 부모님 세대부터는 또 남의 일이 아니게 됩니다.

대한민국 역사는 그렇게 시작이 되었는데 2023년에는 이렇게 세계 어디에 내놔도 부끄럽지 않은 나라가 되었습니다. 그 당시의 삶과 지금의 삶을 비교하는 것조차 죄송할 정도의 차이가 있습니다. 지금이야 상대적으로 비교를 하고 징징거리고 그러고 있지만 그 당시로 가면 삶과 죽음이 한 끗 차이였다는 생각을 하니 부끄러워지기도 했고 우리나라가 정말 많이 바뀌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아직 휴전상태라는 것도 이제는 무덤덤해지는 이때에 전쟁 같은 맛이라는 제목은 호기심을 자극하는 데 한몫한 듯합니다. 전쟁을 겪었기 때문에 느껴지는 맛일지 아니면 그 삶 자체가 전쟁 같다고 해서 그럼 이름을 붙였는지 궁금했습니다. 아울러 6월과 7월 사이에 본 책에서 전쟁이 들어갔으면 6.25 전쟁에 관한 이야기라는 생각에 조건반사적으로 손이 나갔는지 모르겠습니다.


기지촌과 양공주

전쟁이 끝나고 대한민국에는 과연 남아있던 게 있었을까 싶습니다. 물질적인 풍요와 문명의 이기에 익숙해진 우리들의 입장에서는 전혀 상상이 안 갈뿐더러 우리의 과거 일이었다는 것 자체를 믿지 못할 만큼 상전벽해의 상태가 되어버렸습니다.

지금에는 미국에 대한 비판도 하고 반미주의자도 있고 아무 말이나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지만 일제에게 해방이 되고 대한민국의 역사가 5년도 안 돼서 문을 닫는 것을 막아준 것은 순전히 미군이었다는 사실을 자꾸 까먹고 있습니다. 등 따시고 배부르니 은혜를 원수로 갚으려는 그런 배은망덕한 사람인가 싶기도 합니다. 살기 위한 몸부림에 누가 돌을 던질 수 있겠습니까?!


디아스포라

본토를 떠나서 타국에서 자신들의 뿌리와 문화를 잊지 않으면서 살아가는 사람을 뜻합니다. 이 책의 저자가 자신의 어머니인 주인공을 이렇게 칭했습니다. 한국전쟁으로 가족을 잃고 기지촌에서 일하다가 미국 남자와 결혼해서 미국으로 이민을 가서 낯선 환경에서 고생하면서 사는 '군자'라는 사람을 그 딸이라는 사람이 부모님의 과거를 추적하면서 느끼는 감정들이 고스란히 이 책에 담겨있습니다.

지옥 같은 대한민국에서 어찌어찌 탈출은 했지만 도망간 곳에는 천국은 없다는 말은 여기에도 비유가 될까 모르겠습니다. 여기에서는 인종차별을 당하면서 삶을 지탱해 왔습니다.

'아메리칸드림'이라는 말이 여기에 적용이 될까 모르겠습니다. 미국으로 가는 게 꿈이었을까 싶기도 하고 뭔가 이루기 위해 갔을까 싶기도 하지만 삶을 이어가고 대한민국의 아웃사이더나 미국에서의 아웃사이더나 결국 미국에 있는 것이 살나 가는데 유리했기에 아마 이것도 아메리칸드림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제는 '코리안 드림'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한국에 오는 해외 노동자들이 많아졌습니다. 그들은 또 어떤 사연으로 왔을는지 또 그들을 보는 우리들은 어떤 마음인지 또 생각나게 했습니다.


한인 디아스포라의 관점에서 완성된

한국 문학

'한국계'라고 수식어가 붙어버린 사람들에게 어쩌면 아이덴티티가 되어버린 이 잊힌 전쟁과 거기에 파생된 다양한 사연은 지금의 대한민국의 유산이고 잊히지 말아야 하는 역사라고 생각합니다. 이들의 트라우마를 극복시킬 수는 없으나 인지를 하고 그들마저 잊히게 하지는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역만리로 퍼진 전쟁의 흔적

기억하고 생각하면서

그들을 위로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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