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스릴러
김시안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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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속에 아기가 있을 때 천사가 세상에 나가면 아무 말도 하지 말라고 쉿, 하고

입술에 손가락을 댄대. 그래서 인중이 생기는 거고, 그런데 천사가 너는 세상에 나가서 뭔가 말하길 바랐었나 봐.

믿고 보는 고즈넉이엔티 케이시리즈 시즌 3. 환이다. 언젠가부터 인중 없는 아이가 태어나는데.. 그 아이들은 전생을 기억하는 환생아다. 여기 주인공 부부 역시 환생아가 태어나고... 그 환생아가 현실과 결부된 전생의 비밀을 밝히는데...

놀라운 독창적인 설정. 과연 무슨 비밀을 파헤칠까?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 천사가 말 조심하라고 쉿 하고 입술에 손가락을 대서 인중이 생긴다고 한다. 인중 없는 아이는 전생을 기억하는 아이다. 주인공 지영과 석훈의 아이 기환은 다섯 살 때 첫 발화를 한다. TV에 비친 어느 시골 산골 마을을 "우리 집"이라 말한다. 과거 아름다운 모델이었던 지영과 대기업 아들이자 성공한 사진작가인 석훈은 첫아이 기환의 발화를 듣고 그곳을 찾아간다. 그곳은 정회 마을이다. 아이의 전생이 궁금하기도 하고 환생한 아이 기환을 적극적으로 잘 키우고 싶었던 것이다. 적극적인 지영과 달리 석훈은 마지못해 간다. 텅 비어 버린 정회 마을에서 기이한 전염병이 돌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미도를 만난다. 미도는 그 마을 출신으로 의사이자 직업병 산재 상담을 하는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이기도 하다. 미도는 친구 승윤과 함께 작은 사무실을 차렸다. 주인공 부부는 미도와 맞닥뜨리면서 사건이 발생하는데... 기환도 미도를 보고 반응을 하게 되는데... 그 반응이란 것은 전생과 결부된 것이었다.

과연 전생을 기억하는 것이 희극일까 비극일까. 그 전생의 기억이 좋고 나쁨에 따를 것이다. 역시 기환의 전생도 좋진 않았다. 기환의 전생을 기억하는 능력을 통해 억울한 사람의 누명을 밝히고, 죄를 진 사람을 죄를 치르라는 하늘의 계시일까. 미도는 진실을 파헤치는 인물이다. 그 진실이라는 것이 뒤 바탕에 거대한 인물이 있고,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하는 것일지라도 그 진실을 만천하에 공개하고자 정의를 실현하는 인물이라 할 수 있다. 여기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런 사람이 있어야 진실이 공개되는 것이 아닐까. 진실이 좋든 나쁘든 그런 판단은 할 필요 없고, 그저 그런 진실이 있어야지만 사건을 명확히 보고 우리가 발전되는 것이 아닐까 하고 말이다.

그리고 가진 자와 없는 자를 묘하게 대비시켰다. 아름다운 모델이었던 지영과 성공한 사진작가인 석훈의 아들 기환은 넉넉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렸을 것이다. 그에 반해 제니는 (제니도 환생아이다.) 전생에 인도에서 태어났고 가난했고 아파서 일찍 죽었다. 그리고 다시 태어났지만 엄마도 가난했고 미혼모였다. 게다가 엄마는 하반신 마비가 되어 다시는 못 걷게 되었다. 그런데도 현실의 긍정적인 면만 보려 하고, 비참한 현실에 슬픔을 느끼진 않는다. 소설 속에서 묘사되는 제니에게 미도는 동정하지만 제니는 오히려 순수한 웃음으로 대한다. 현실도 지독한 일을 겪었더라도 긍정적인 면, 좋은 면만 바라보고 살면 좀 더 인생이 편해지지 않을까? 작가는 제니라는 작중 인물을 통해 말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창의적인 설정에 환경 문제까지 보여주는 시사적인 소설. 또 다른 시리즈는 어떨지. 너무나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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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정의
아키요시 리카코 지음, 주자덕 옮김 / 아프로스미디어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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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앞에 우선되는 것은 없으며, 이 세상은 정의에 의해 존재한다

소크라테스

아키요시 리카코. 반전의 여왕이자 재미보증수표같은 작가.

성모, 결혼기담, 작열 그녀의 작품은 이렇게 읽었다. 하나같이 다 만족스러웠다. 특히 성모는 그녀의 작품 중 가장 유명한데 솔직히 난 절대정의가 더 재밌었다.

아키요시 리카코 작품은 다 만족스러운데 특히 맘에 드는 건 가독성과 너무 두껍지 않는 두께..ㅋㅋ음.. 적당히 얇다고 해야 할까?

허나 무시무시한 가독성. 역시 뒤 페이지가 궁금해 스르륵 읽혔다. 작가님 머릿속엔 도대체 뭐가 있을지... 역시 반전의 여왕답게 이 작품 또한 반전이 있었다.

여기, 다섯 명의 친구가 있다. 가즈키, 유미코, 리호, 레이카 그리고 노리코 이렇게 다섯 명이다. 고등학생 시절 이 다섯 명은 잘 어울렸다. 여자들의 학창 시절은 친한 무리가 있지 않는가. 소위 학창 시절 잘 어울리던 그룹이었다. 그들이 졸업하고 15년이 지나 동창회에 다시 만나게 된다. 그리고 일이 시작된다....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나게 될까? 이들 다섯 명은 노리코가 정의에 집착하는 걸 학창 시절부터 알고 있었다. 그때는 버스 안에서 치한과 만났을 때 대범하게 치한을 검거해 도움을 준 일, 학급비 봉투가 없어져서 의심을 사게 됐지만 노리코가 자처해 범인을 찾아 구해준 일, 학창 시절 임신을 하여 불안에 떨었을 때 노리코가 직접 병원에 가 용기와 도움을 준 일 등 노리코에게 각자의 빚이 있다. 허나 노리코는 과도하게 정의에 집착한다. 소크라테스의 말처럼, 이 세상은 정의에 의해 존재한다. 그리고 유지될 수 있었으며 계속 발전해나갈 수 있다. 허나 이 정의라는 것이 옳고 그름을 판가름한다는 정의라는 것이 융통성 없이 판가름만 한다면 어떻게 될까?

우리는 믿을 수 있는 친구에게 모르고 어쩌면 자신의 비밀을 털어놓을 수 있다. 허나 이것이 미풍양속에 위배된다면? 예를 들어 친구에게 돈 만 원을 빌렸다 치자. 친구가 법을 운운하며 이자율과 담보를 요구한다면...? 기분이 언잖을 것이다. 내가 열심히 이뤄놓은 결과물을 끝끝내 의심하며 법에 저촉됐는지 만약 법에 하나라도 저촉되어 대가를 치르게 할 생각이라면...? 그게 과연 친구인지? 그렇다. 노리코는 융통성 제로인 친구다. 정의를 운운하며 눈은 먼 곳을 바라보고 황홀한 표정을 짓는다. 학창 시절 도와준 건, 친구라서가 아니라 단지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것일 뿐이었다. 어느새 노리코를 바라보는 친구들의 시선은 친구에서 원수가 되어 있었다.

책을 읽으며 과연 정의가 무엇인지...? 융통성 없는 정의란 오히려 악에 아닐는지...? 참 세상살이가 어렵다는 생각을 해봤다. 적절한 융통성과 정의가 결부되어야지만 보통의 사람으로 살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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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정의
아키요시 리카코 지음, 주자덕 옮김 / 아프로스미디어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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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정의.. 정의 없는 세상은 살아갈 수 없지만..!! 융통성 없는 정의는 피말린다는 것을.. 보통의 인간으로 살아가기 위해서 필요한 것들인 너무나도 많다. 하... 인간으로 살기 어렵다 참..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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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은 우주로 흐른다 - 문명을 이끈 수학과 과학에 관한 21가지 이야기
송용진 지음 / 브라이트(다산북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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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지다. 이 에세이를 읽는 내내 멋지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 저자 송용진은 서울대 수학과를 나오고 20여 년간 한국수학 올림피아드 한국 대표단 단장을 맡으며 대한민국이 두 차례 1등을 거머쥐는 데 기여하는 등 화려한 경력을 가진 인재다. 그가 수학을 얼마나 애정 하는지 느낄 수 있었으며 수학과 관련된 여러 가지 흥미로운 사실 등을 알게 되어 즐거웠다. 나도 학창 시절에 꽤나 수학을 좋아했는데... 문과가 아니라 이과를 선택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떠올랐으며 공부 좀 제대로 할 걸 하는 후회도 들었다. ㅋㅋㅋ

저자에 의하면 수학을 공부하면 판단력과 분별적인 능력이 향상된다고 한다. 나... 지금부터라도 수학 좀 공부할까? 얘들 커가면서 같이 공부 좀 해야겠다.

● 아라비아숫자가 없을 땐 계산을 어떻게 했을까?

● 0의 발견이 왜 대단한 일일까?

● 세계의 모든 수학자는 같은 문제를 풀까?

● 아인슈타인에게 수학이 절실해진 사연은?

● 명나라의 과학은 어쩌다 유럽에 뒤처졌을까?

● 기독교가 과학 발전에 기여했다고?

● 과학이 가장 발달한 100년은 언제일까?

● 인공지능 산업에서 왜 수학 인재를 찾을까?

● 인간의 평균수명은 얼마나 늘어날까?

● 외계인이 있다면 인류를 공격할까?

수학과 관련된 재미난 사실들... 보기만 해도 궁금하지 않은가. 이 책은 수학의 역사, 수학의 발전, 뛰어난 수학자의 업적들 등 수학과 관련된 흥미로운 사실을 아낌없이 보여준다.

1. 과연 미래는 어떻게 될까?

요새 코로나 시대를 겪으면서 인류 재앙을 소재로 한 소설이나 영화가 인기가 있다. 그 끝은 거의 인류가 멸망하는 것, 비관론이 우세에 있다. 허나 과학자뿐 아니라 수학자 입장에서 보면 미래는 희망적이다. 인류는 답을 찾을 것이라고 한다. 폭발적인 태양광 에너지의 발전, 지구 온난화를 억제하기 위한 많은 재단과 연합들, 그들이 보여주는 여러 가지 노력과 성과들을 보면 인류 멸망이라는 결말보단 희망이 앞선다. 이 책을 읽으며 미래가 주는 확신과 희망에 대한 기대가 부쩍 올랐다.

이 책을 읽으며 어느새 과학자의 눈으로 저자와 공감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과학은 이성을 배경으로 하고 종교는 감성을 배경으로 한다.

감성의 힘이 이성의 힘을 앞설 수밖에 없다는 사람들이 많지만, 21세기를 사고 있는 현대인의 의식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세계는 빠른 속도로 좁아지고 있고 사람들의 정서는 빠른 속도로 섞이고 있다. 종교에 완전히 지배되었던 나라들에서조차도 종교는 지배자가 아니라 동반자로 변해갈 것이고 사람들은 과학과 함께하는 삶을 살 것이다.

미래에는 현실 세계와 가상세계의 벽이 없어지고 현실에서 얻지 못하는 물질이나 기쁨을 가상세계에서 얻을 것이라 한다. 요새 메타버스 시대라 하지 않는가. 영화 매트릭스와 레디 플레이스 원처럼 말이다.

또한 수명이 지금보다 더 연장될 것이며 나아가 모든 질병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거라 한다. 그리고 김초엽 작가의 지구 끝의 온실처럼 신체를 로봇으로 무기물질로 대체할 수 있을 거라 한다. 왠지 모르겠지만 오싹해진다.

2. 판단력과 분별력

앞서 말했듯, 저자는 수학을 공부하면 판단력과 분별력이 높아진다고 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어떤 결정을 내릴 때 합리적인 사실을 인정하고 그것을 자신의 판단에 적용하는 데에 수학이나 과학 공부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논리적, 과학적 사고 습관이 크게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물론 나도 공감한다.

사람들이 열역학 제1법칙(에너지 보존 법칙)을 이해하지 못해 에어컨이나 냉장고를 오용한다든지, 전자파를 막연히 두려워한다든지, 우리 몸의 면역 반응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해 근거 없는 고가의 영양제를 무작정 먹는다든지 하는 등 생활 속 불편 상황이 종종 발생한다. (P348)

이렇듯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는 과학적 또는 수학적인 소양의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저자는 이론과학자가 좀 더 많아져서 실험과학과 이론과학의 균형이 어느 정도 맞아야 한다고 말한다. 실용적인 학문만 추구해서는 중국 명나라처럼 서구보단 뒤처지게 된다는 것이다. 순수 학문을 도외시하지 말고 연구하고 발전해나가야 진정한 선진 국가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다.

과학은 합리를 추구하고 사람들을 선하게 만든다. 나는 수백 년 이내에 국가 간의 전쟁이 사라지는 것은 물론이고, 전쟁이나 테러에 쓰일 살상 무기도 사라질 것이라고 믿는다.

저자의 글을 읽노라면 희망적인 미래가 그려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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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개주막 기담회 2 케이팩션
오윤희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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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넘나 애정 하는 출판사 고즈넉이엔티에서 나온 신간! 삼개주막 기담회 2가 나왔다! 감사하게도 출판사에서 기회를 주셔서 리뷰를 써본다. 350페이지 가량 되는 소설책임에도 불구하고 순식간에 읽었다. 이유는 즉 슨 저자의 술술 읽히는 필력과 재미 아닐까.

조선시대의 옛 괴이한 이야기 6가지가 나오는데, 삼개주막이라는 공간에서 달포에 한 번씩, 모든 것을 기억하는 선노미 앞에서 저마다의 사연을 갖은 사람들이 이야기보따리를 푼다. 특이한 것은 여기에 연암 박지원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조선 후기 실학자 박지원이 등장함으로써, 이야기들은 신빙성을 갖는다. 또한 조선시대라는 옛 시대가 배경이므로 더 으스스하고 그럴듯한 고전적인 느낌이랄까?

저마다의 괴이한 사연들이 얽히고 얽혀 반전에 녹아내려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저자가 작가가 되기 전 15년간 기자로 일해왔다는데 대개 기자들은 상상력도 풍부하고 필력도 뛰어나다는 걸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

주방 김 씨와 두 딸 옥이와 복이, 그리고 여자보다 더 예쁜 선노미. 삼개주막에서 일하는 인물이다. 소설 속에선 선노미가 자주 언급되는데, 그는 모든 것을 기억하기에 나중에 글을 배우기까지 한다. 그래서 이 이야기들이 오래도록 유지될 것이다. 아마 삼개주막 기담회 3도 나오지 않을까.

1. 인간의 욕망

가면 속 얼굴은 인간의 이중성, 배신의 섬뜩함을 다룬 이야기다. 주막에 온 가면 파는 장수 복쇠는 눈 코 입이 밋밋한 가면을 잃어버린다. 그 가면을 쓰면 인간의 이중성이 드러나는데... 이야기는 복쇠의 작은 아버지 세득에게로 거슬러 올라간다. 순진한 세득이에겐 어여쁜 아내, 약비가 있었다. 그리고 세득의 친구 순흥이 있었는데, 순흥과 약비는 불륜을 저지르고 세득까지 죽이려는 계획을 세운다. 죽여서 세득이 그동안 공들여왔던 가면 판 재산을 탐낸 것이다. 몰래, 세득에게 독약을 먹일 계획을 세우는데, 계획의 마지막 날, 죽어가는 세득에게 둘은 모든 사실을 털어놓는다. 세득은 마침 가면을 만들던 중이었다. 그 가면을 잡으며... 저주를 건다. 그래서 그 가면을 쓰면 속에 있던 자신의 본심이 드러나 살인을 저지르는데... 인간의 섬뜩한 면을 다룬 이야기라 보는 내내 소름이 끼쳤다. 게다가 이야기가 여기가 다가 아니다. 얽히고설킨 사연들이 등장한다.

여인의 머리칼 조선시대에는 가채가 유행했다. 여인의 머리숱을 더 풍성하게 보이게 하고 탐스럽게 하기 위해서, 더 아름답게 보이게 하기 위해서였다. 주인공 금희는 이 가채를 쓰면 자신이 더 어여삐 보이기 때문에 아무리 무거워도 마다하지 않는다. 허나 밤에 이상한 기척을 느끼는데.... 그 가채의 원래 주인은 눈먼 무녀의 것이었다. 눈먼 무녀가 길을 가다가 겁탈을 당해 그 머리에 저주를 건 것이다. 인간의 허영이 가채라는 소재로 등장해 인간의 이기심, 욕망 등이 한 데 어우러진다.

2. 억울한 신분사회

배경이 조선시대이기에 양반과 노비가 등장한다. 첫사랑 이야기 편에서는 타내와 분이가 등장한다. 욕심 많은 대감마님 댁에서 두 노비는 서로 사랑을 하는데.. 분이의 아름다운 얼굴을 보고 대감마님이 욕심이 생기고, 불행이 시작되는데... 현재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신분에 따른 갈등이지만, 그 당시는 저런 억울한 일이 가능했겠구나 생각게 했다. 공기놀이 아이도 마찬가지다. 남에게 부탁을 못하는 순진한 춘성이, 약질적인 식리인(수팽)에게 돈을 빌리면서 불행은 시작됐다. 딸 꽃님이를 키우는 홀아비 춘성. 그리고 그의 병약한 딸 꽃님이. 불쌍한 백성들을 백성의 관리인인 원님이 모른체했다. 원님과 수팽은 서로 부정부패를 일삼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억울한 백성은, 누굴 상대로 분을 터트려야 한단 말인가.

3. 기록의 중요성

춘추관의 괴문서는 기록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이야기다. 마치 모든 것을 기억하는 선노미가 나중에 글을 깨우치듯이 말이다. 선노미는 글을 배워 자신이 그동안 듣고 배운 이야기들을 글로 써 남길 것이다. 그리고 그 이야기들이 후대까지 즉 지금의 우리까지 전해질 것이다. 우리는 살면서 억울한 일, 부조리한 일등을 보고, 듣고, 겪게 된다. 그때마다 귀를 닫고 한숨을 내쉴까. 누군가에게는 전해야 하고, 그게 안되면 글로써 표현해야 할 것이다. 침묵은 아무것도 밝히지 못한다. 우리가 사는 사회가 진정 발전되기 원한다면 말해야 하고, 표현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바뀌지는 못할지라도, 돌고 돌아 언젠가는 발전될 것이기 때문이다.

4. 인간의 죄책감

아이 잡아먹는 귀신은 인간의 죄책감을 다웠다. 아이를 낳은 엄마는 아이를 잘 키우고 싶다는 마음과 내가 과연 잘하고 있는 걸까? 하는 고민 사이에서 '죄책감'이 싹튼다. 그걸 잘 표현한 이야기다. 산후 우울증과도 결부돼 있다. 이 이야기뿐 아니라 다른 이야기에서도 죄책감에 불행의 씨앗에 불을 붙이게 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인간 내면의 어두운 면을 다룬 것이라 재미도 있지만 씁쓸한 맛이 있기도 하다.

벌써부터 삼개주막 기담회 3가 기다려지는 것은 비단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이 책을 읽는다면... 다음 이야기다 기대되는 것은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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