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끝의 기적 - 시각 장애 아이들의 마음으로 찍은 사진 여행 이야기
인사이트 캠페인을 만드는 사람들 지음 / 샘터사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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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란 언어로 들려주는 그들의 세상이라는 추천사가 무척이나 의미 심장하게 다가왔다. 사진 찍는다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아직까지 경건한 행위이겠구나 싶었기 때문이다. 사진이라는 의미가 예전 80-90년대야 졸업식장에서 마치 졸업장이라는 라이센스를 취득한 것을 기념하는 등 상징적이면서도 경건한 행위에서 모바일이라는 디바이스의 혁신 그리고 디지털이 가지고 온 변화가 사진을 일상의 하나로 바뀌어버렸기에 나 역시 이에 젖어 있었음을 순간 느낄 수도 있었다. 그래서 페이지를 넘기기 전, 시각을 잃은 아이들의 마음 높이에 맞춰 읽어나갈 마음의 워밍업을 해야 했다.

눈에 띄었던 것은 바로 아이들이 사진 찍는 남다른 포즈도 남달랐다. 아이들은 카메라를 눈앞으로 가져가지 않았고, 귀 옆으로 들었으며 소리를 사진으로 찍으려는 등 저마다의 시도가 계속되었다. 또 사진을 찍을 때의 피사체에 대해 안 보인다고 모르는 건 아니다라는 신선한 충격도 주었다. 또 어떻게 보면 평범하게 보이는 발을 찍는 행위에서 갈대 밟는 소리라는 네이밍으로 소리를 찍는 순간을 포착해 내는 작품 역시 신선했다. , 공감각적으로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사진을 넘어 동영상을 찍는 행위 역시 순간을 포착하는 그들의 또 다른 방식일 수 있겠다 싶었다. 나아가 이 사진기행을 통해 남들처럼 나를 보고 세상을 보고 타인을 보는 행위가 가능해질 때 그들에게 있어 장애는 더이상 장애가 아님을 알게 되었다.

무엇보다 전율이 올랐던 것은 강영호 사진 작가가 사진을 매개체로 소통이 가능하게된 순간을 담은 글 때문이었다. 볼 수 있는 이와 볼 수 없는 이는 극과 극의 상황에 놓여있지만, 자신이 찍은 사진을 놓고 그 때의 소리, 촉감, 느낌 등을 설명하면 사진을 보는 이들은 그 풍경을 상상상하게 되며 시각적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 공간과 공기를 느끼게 된다는 내용이었다. 그래서 보는 이와 보지 못하는 이가 서로 보완하게 되어 시각에만 의존해 평면적인 사진을 보던 이는 공감각을 얻었고, 보지 못하는 이는 비가시적인 공간의 느낌을 시각적으로 보여줄 수 있게 되었다는 깨달음이 뭉클했다.

사진 예술이 생활 속으로 들어올 때, 진정한 예술이 되는 구나 하는 깨달음은 예술은 쉬워야 한다는 남미의 모 국가의 예술교육 슬로건의 그 속 뜻까지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이 책에 고마음을 전하며 서평을 마칠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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