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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나 이별 사무실 - 손현주 장편소설
손현주 지음 / 은행나무 / 2020년 11월
평점 :
얼마전에 읽었던 웹소설 주제도 이별을 대신해 주는 그런 내용이었는데,
이번엔 종이책으로 읽는 이별 사무실.
그런데... 이름이 좀 특이해서 어? 하고 읽고 싶었던,

무언가에 이별을 한다는건 그것이
습관이든, 물건이든, 사람이든
참 어려운 일 같다.
회사도, 퇴사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망설임 고민이 더해져
결심을 하고서도 실행에 못 옮기는 경우도 있으니.
이별이라는 건 참 어려운 일인건 틀림없다.
그러니 이렇게 소설 속 소재로도 다뤄지는 것이 아닌가?

5년간의 취준생 기간을 접고, 취업에 성공한 가을.
직업은 이별 매니저.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직업이지만,
요즘은 퇴사 통보도 대신 해 주는 직업이 있다고 하니
아주 없을 것 같지는 않다.
(아직 주변에서는 본 적은 없지만 ㅎ)
미혼모로 홀로 아이를 낳아 키운 엄마의 딸로,
정작 첫 사랑을 잊지 못하는, 여전히 이별을 어려워하는
그런 엄마의 딸로서 갖는 직업이기에 가을에게는 이별이 쉽지만은 않다.
사실, 도로나 이별 사무실이라서..
어떤 이별에 통달한 그런 이야기들을 기대했던건 사실이다.
아, 이렇게 연인관계에서 이별 할 수 있겠구나. 혹은,
아, 이렇게 하면 내가 버리고 싶은 습관을 버릴 수 있겠구나 등을
기대하며 읽었는데,,,
나의 기대와는 달리
조금은 힘겹게, 더디게
역시나 소설속의 이별은
현실에서와 같이 어렵게 진행되었다.
회사에서 정해준 이별 매뉴얼이 있지만
이별이, 사람의 감정이라는 것이
어떻게 매뉴얼 대로 움직일 수 있겠는가?

너무나도 남자친구에게 맞춰주기만 하는 여자와 이별하고 싶은 남자,
잔소리에 구두쇠 기질이 있는 퇴역군인 남편과 이혼하고 싶은 여자,
책에 너무 빠져 있어 여자친구와 관계가 위태 위태해 책과 이별하고 싶은 남자
등 여러 이별의 상황을 소설속에서 만날 수 있다.
과연 소설 속에서 이런 상황을 어떤 방법으로 이별에 성공할까?
대신 해 주는 이별이 갖는 의미는 어떤 것이 있을까?
도로.... 나로 돌아 가는 것,
무엇인가에서 이별을 고하고
도로 나로 돌아 가는 것을 기대하는 마음에서 지어진
도로나 이별 사무실
내가 궁금했던 이 소설의 제목 "도로나"에 담긴 의미.
소설에서 도로 나로 돌아 가는 과정이 너무 소설같다면
오히려 어쩜 이래 이랬겠지만,
정말 현실과 닮아 있어
오히려 더 그 상황을 이해하며 읽을 수 있었던 책.
오늘도
많은 만남이 있었을테고
또 많은 이별이 있었겠지.
만남과 이별을 반복하는 삶에서
나는 오늘 어디 만큼 성장 해 있으며
얼마나 나 답게 살고 있는지
생각해 본다.

지긋지긋한 모든 것들로부터 대신 이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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