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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가, 나의 악마
조예 스테이지 지음, 이수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1월
평점 :
표지부터, 제목까지
뭔가 강렬한 느낌.
아가와 악마가 함께 붙어 있으니
왜 더 무섭지...
아가와 천사가 어울리는 이미지인데,
아가와 악마가 함께 붙은 제목에서
나는 어릴때 봤던 공포 영화의 한 장면도 떠오르고,
그래도 너무 궁금하니 읽어 보기로 한다.
나의 아가, 나의 악마
낳지 말았어야 했던
내 소중한 악마
나의 아가, 나의 악마
완벽한 아내이고 싶었던,
더 없이 다정한 엄마이고 싶었던,
그녀 수제트.
하지만 그런 그녀에게
완벽한 아내 역할도,
다정한 엄마 역할도 할 수 없게 만드는
천사 같은 딸 해나.
수제트도 해나도 사랑하는 남자, 알렉스.
수제트의 사랑을 받는 남편 알렉스,
해나의 사랑을 받는 아빠 알렉스.
이거 결함이 있네요. 환불되나요?
나의 아가, 나의 악마
해나는 가끔 엄마가 날카로운 검을 쥔 문어가 된다는걸 안다.
그럴때면 엄마는 해나의 마음을 멍들게 하고, 해나의 내면을 온통 파삭거리게 만든다.
해나는 그런 엄마에게 상처를 주는 것이 공평하다고 생각한다.
엄마가 해나를 없애고 싶어 한다는 걸, 해나는 안다.
늘 해나를 어디론가 보내고 싶어 하는 엄마.
베이비시터도 그렇고, 학교도 그렇고 절대 용납 할 수 없다.
당신을 못 만났다면... ...
내 인생의 기괴함은 영원히 계속되었을지도 몰라
나의 아가, 나의 악마
어린 시절 엄마의 보살핌을 제대로 받지 못한 그녀,
어린 시절부터 앓았던 크론병. 배설물 주머니를 달고 다녔던 그녀의 힘든 성장기.
그런 그녀에게 알렉스의 사랑은 생명력이었다.
그를 만나고 사랑이 넘치고 능력있는 훌륭한 여성이되었고,
그를 만나고 훌륭한 엄마가 될 수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그녀의 딸 해나는.
말을 하지 못했다. 아니 하지 않았다.
좋아 한다는 단어를 가르치려 들면 해나는 "싫다"라는 말을 썼고,
딸기를 쓰자는 그녀의 말에 해나는
"허악하고 멍청한 엄마, 꺼져" 라는 글로 응했다.
아직은 완벽하지 않은 글자. 허약이 아닌 허악이라는 글자.
그렇게 아직은 완전한 성장은 아닌, 성장기에 있는 해나.
해나는 정말 똑똑해.
말이 없어도 평균보다 훨씬 뛰어나지.
나의 아가, 나의 악마
해나의 아빠, 수제트의 남편. 알렉스.
그는 수제트를 사랑했고, 딸 해나를 사랑했다.
그리고, 그는 수제트의 말을 반 만 믿었다. 해나에 대한 말은...
해나는 그저 그가 보호하고 사랑할 너무 작고 예쁜 딸이었다.
그리고 수제트는 그녀가 너무나도 사랑하는 여인으로, 자신의 아내였다.
"왜냐하면 나는 해나가 아니니까."
소녀가 속삭였다.
나의 아가, 나의 악마
7살 까지 단 한 마디도 하지 않던 해나가
드디어 수제트에게 말문을 열었다.
하지만, 딸 해나에게서 나온 말은
수제트를 무너지게 만들었다.
아빠에겐 무한 사랑을 갈구하는 해나,
세상에 없을 천사의 모습만 보여주는 딸.
아빠가 없는 자리에서 엄마를 공격하는 해나,
엄마만을 향한 끊임없는 공격에 수제트는 해나가 두렵다.
그런 수제트에게 해나는 자신이 해나가 아니라 말한다.
그것도 처음으로 입을 열어 한 말.
완벽해 보이는 가족의 보이지 않는 비극
나의 아가, 나의 악마
책을 읽으면 읽을 수록
그래서 책 제목이 이랬구나.
그래서 악마라고 했구나 할 수 밖에 없었겠구나...
어린 시절 불행한 성장기를 겪은 수제트가
너무 가엾기도 했고,
도대체 한 사람이 아니 한 아이가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 하는
공포심에 떨며 책을 읽어나갔다.
그리고, 도대체 알렉스는 왜...
자꾸 수제트를 더 힘들게 할까 하는 생각과...
그럼에도불구하고
모성애로 해나를 붙잡으려 계속 노력하는 수제트의 모습이
또 그럼에도불구하고 무너져 가는 한 가정의 모습이
마음 아프면서 무섭게 읽혀진 책.
무섭고, 소름끼치고, 두려웠지만
손에서 놓을 수 없었던 스릴러.
한 번 읽어 보시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