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 자기만 살기 바쁜 이 시대에 최근 경종을 울리는 많은 이들이 등장했다.

서교동 주택 화재사건의 초인종 의인이나, 한화 버스 사고의 구조에 앞장선 의인..

 

듣기만 해도 너무나 감사한 그들이 이 사회에 희귀한 모델이 된 것은 무엇 때문일까?

그리고 그것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

당신이라면 그 때 어떻게 행동했을까?

 

 

 

 

 

TRIBE 트라이브, 각자도생을 거부하라!

 

출간 전 연재 1화_마지막 남은 음식을 기꺼이

나눌 수 있는 사람 

 

 

 

 

 

 

나는 진정한 사나이가 되기 위해 미국 대륙 횡단을 가기로 했다. 텐트와 코펠 같은 장비와 식량을 챙겨 마을을 떠났다. 마을 외곽, 로키산맥으로 향하는 아스팔트 위에서 히치하이킹을 위해 서 있던 그때, 어떤 남자가 마을에서 이어지는 진입로를 거슬러 나를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그는 천천히 다가와 내 앞에 서서는 나를 훑어보았다. 그의 머리칼은 손질을 안 해 제멋대로 엉켜 있었고, 바지의 무릎 부분은 때와 기름으로 번들거렸다. 그의 태도가 위협적이지는 않았지만, 나는 어렸고 혼자였기 때문에 매의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는 내게 어디로 가는지 물었다. 


  “캘리포니아로 가는 길입니다.”
  “그래? 자네 먹을 것은 얼마나 챙겼지?”

 

그 사내는 누가 봐도 넉넉지 않아 보였다. 나는 배고픈 사람에게 얼마든지 음식을 나눠 줄 생각이 있지만, 억지로 빼앗기는 건 싫었다. 그래서 난 거짓말을 했다.

 

  “치즈만 조금 있을 뿐이에요.”

그리고 약탈에 대비해 온몸의 신경을 곤두세웠다.

 

 

 

그런데…

 

 

 

 

 

   “치즈만 조금 있어가지고는 캘리포니아까지 갈 수가 없을 거야.

    자네 먹을 게 좀 더 필요하겠구먼.”


그는 들고있던 자신의 도시락통을 내게 건네주었다.

그것은 마을 밖 탄광에서 일하는 그의 도시락이었고, 오늘은 탄광 일거리를 구하지 못해 도시락이 필요 없다는 말을 덧붙였다.

 

 

 

 

 

 

“마을에서부터 자네를 봤지. 혹시 필요한 건 없는지,

 다 괜찮은지, 그냥 궁금했을 뿐이네.”


남자의 도시락에는 볼로냐 샌드위치, 사과 한 알, 그리고 감자 칩 한 봉지가 들어 있었다. 그런 구색은 틀림없이 동네 교회에서 받은 음식일 터였다.

 

나는 그에게 고맙다고 인사하고 나중을 위해서 까만 도시락을 배낭에 집어넣었다. 그리고 그에게 행운을 빌어주었다. 그러자 남자는 돌아서서 질레트로 향하는 진입로를 따라서 천천히 걸어갔다.

 

 

 

 

 

 

나는 여행을 하는 내내 그 남자를 생각했다.

아니, 나는 그 후 평생을 두고 그 남자를 생각했다.

나를 위해 책임감을 느꼈다는 사실이 그를 더 특별하게 만들었다.

 

그는 마을에서부터 나를 눈여겨봤다가, 혹시 나한테 필요한 거라도 있는가 싶어서 거의 1km를 따라왔던 것이다.

 

 

 

 

“내가 찾아가면 사람들이 틀림없이 받아주는 곳,

그런 곳이 바로 고향 혹은 보금자리다.”

 

로버트 프로스트가 했던 유명한 말이다.

 

 

 

 

‘부족(tribe)’이라는 단어는 그보다 훨씬 더 정의하기가 어렵지만, 일단 이렇게 시도해볼 수 있지 않을까? ‘마지막 남은 내 음식을 기꺼이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이라고 말이다.

 

나는 그 이유를 도무지 알 수 없었지만,  그 남자는 나를 그의 부족 사람으로 대하겠다고 마음먹었던 것이다.

 

이런 것들이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것이다. 어떤가? 궁금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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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loe 2016-10-26 2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살짝만 본건데도 이리 와닿지요 기대됩니다

소미소미눈꽃소미 2016-11-01 0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이 도발적이어서 들어왔는데, 책이 기대됩니다.

조이엄마 2016-12-03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기대되네요..각자도생이라..tribe. ..내용 궁금해집니다

ㅇㅇ 2016-12-10 1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뉴욕타임즈1위는 일단 거름

읽자나 2016-12-19 1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첫회만 읽어도 마음이 따뜻해지는데요. 겉만 보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또 드네요.

reve 2017-01-24 0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나도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