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빠는 내 친구 네버랜드 꾸러기 문고 7
노경실 지음, 심은숙 그림 / 시공주니어 / 2002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 아빠는 내친구’를 읽고


이 책에는 아빠랑 함께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아빠란 존재는 직장, 일 때문에 집에서는 아이랑 놀아줄 시간이 없는 아주 귀한 분이신데 그래서 아이들은 아빠를 보면 어렵고 말붙이기 힘들고 위엄을 지키느라 집에서는 늘 하늘같은 분이신 것이다. 그런 아빠가 이 책에는 아주 재미난 분으로 나온다. 도무지 위엄이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는 분으로 나온다. 오히려 어린애 같다고나 할까. 그래서 책 제목에 친구라는 말이 붙은 것 같다.


현호는 자기가 아빠랑 닮은 부분이 없다고 새아빠가 아닐까 생각을 한다. 그런데 닮은 점이 하나 있다면 목욕탕에서 때 미는 것을 싫어하는 점이다. 늘 아빠랑 목욕탕에를 간다. 엄마가 억지로 떠밀기 때문이다. 아빠는 막상 목욕탕에 가서 잠을 자느라 현호의 등을 밀어준다거나 하는 즐거운 분위기는 없다. 그래서 현호는 그것이 못마땅하다. 하지만 아빠는 집에 가면 엄마한테는 아빠가 등을 밀어줬다고 하라고 한다. 아빠는 피자를 사주겠다는 조건으로 그러는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목욕탕에 갔는데 자기랑 똑같은 아빠의 배꼽을 보고는 자기가 아빠의 아들이란 확실한 증거를 발견했다고 기뻐한다. 크크크.


아빠는 군대얘기를 하며 자기가 얼마나 씩씩한지를 말한다. 그리고 갑자기 아빠는 아침마다 운동 삼아 달리기를 하겠다고 식구들에게 선포를 한다. 한 달 동안 쉬지 않고 하면 갈비를 사겠다고 하면서. 그런데 그 달리기를 할 때 현호더러 같이 하자고 한다. 현호에게 온갖 자랑을 늘어놓으며 달리기를 하던 아빠. 집에 와서는 아프다고 회사도 못나가고 누웠다. 그 모습을 본 현우는 아빠가 일하느라 늙어서 그런 거라고 눈물을 짠다. 그 말에 감동을 먹은 아빠도 울고. 


여자친구 미미에게 좋은 감정이 생겼다. 그래서 연극을 보면서 슬며시 손을 잡았다. 어른들처럼. 그런데 미미는 손을 뿌리치지 않았다. 나중에 알고보니 미미는 이민을 간다면서 그걸 어떻게 알고 손을 잡아 줬냐(위로)고 오히려 고맙다고 한다. 그것도 모르고 괜히 손잡은 것이 죄라고 느껴 설사병에 걸린 거라며 걱정을 하기도 했다. 누구를 좋아하면 고통이 온다는데 설사병 고통이 온 것이라면서...크크크.


현호는 아빠를 겁쟁이라고 생각한다. 힘도 세고 배도 나오고 해서 안 그럴 것 같은데 그렇다는 것이다.  또 하나 아빠는 라면을 끓여서 누가 빨리 먹나 하는 내기를 다한다. 그 뜨거운 라면을 먹다가 결국 현호는 입을 데어 일이 터지고, 아빠는 엄마에게 호되게 야단을 맞는다. 말도 제대로 못하게 된 현호에게 아빠는 미안하다고 하는데 현호는 괜찮다고 하면서 아빠는 내 친구잖아요, 한다,


2학년 현호가 기족들과 특히 아빠랑 있었던 일을 재미나고 즐겁게 이야기한 책이다. 막 친구에게 얘기하듯이 하다가 에피소드 하나씩 꺼내놓는다. 명랑쾌활한 글이다. 시종일관 아이처럼 쉬지 않고 일이 벌어진다. 여기에 나오는 아빠는 정말 현호랑 친구 같은 수준이다. 아빠라고 해서 별달리 잘하는 것도 아니고 아빠라는 이름 하에 체면이나 차리는 그런 존재가 아니라 그저 한 가족의 구성원으로, 얼마든지 실수하고 못할 수 있는 나약한 존재로 나온다.

 

아빠는 정이 가는 인물로 나온다. 엄마한테 잔소리도 듣고 혼도 나는 현호와 별반 다를 게 없는. 그렇다고 아버지의 자리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현호에게는 그런 아빠가 친구 같은 것이다.. 엄마도 인정하지 않았는가. 아빠는 현호친구라고. 단란한 가정의 행복을 보았다. 아마도 그것이 사는 맛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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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지개,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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