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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집에서 ㅣ 보림어린이문고
이영득 지음, 김동수 그림 / 보림 / 2006년 8월
평점 :
'할머니 집에서‘를 읽고
그림이 참 독특하고 재미있는 책이다. 아이가 그린 듯한 어설픈 그림들이 참 재미있고 인상적이다. 아이가 그림일기를 쓰듯이 제목도 그렇게 그려져 있다. 도시 생활을 하면서 일주일에 한번씩 시골로 내려가 할머니랑 보내고 온다는 내용이다. 그 할머니네서 있었던 일들을 소개하고 있다. 마음은 먹어도 실천하기는 쉽지 않은데 일주일마다 한번씩 시골 할머니를 찾아뵌다는 사실이 대단하다.
솔이는 할머니는 좋지만 할머니네 시골은 싫다고 한다. 친구도 없고 심심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시골에 솔이 감자가 생겼다. 그 솔이 감자를 캐러가야 했다. 할머니네는 진짜 시골답게 물건이나 밭에 심은 것들도 전부 흙냄새가 물씬 난다. 이웃에 사는 상구는 처음에는 촌뜨기라고 놀려댔는데 점점 그 상구하고도 친하게 지낸다. 소박한 이야기들이 할머니의 구수한 사투리와 함께 재미를 더한다. 풋풋한 시골냄새가 많이 난다.
일단 그림이 너무 웃기고 재밌다. 한몫을 한다. 수건 쓰고 모자를 쓴 할머니의 호미를 든 모습은 영락없이 시골 할머니다. 감자 이야기, 망개 목걸이 이야기, 말 잘 듣는 호박이야기, 닭이 설사를 하는 이야기 등 하나하나가 재미있다. 시골 속 전원생활이 눈에 보이는 듯 하다. 사람들이 많이 없어서 조용한 분위기는 나지만 시골은 원래 자연이 숨쉬는 곳 아닌가. 나무며 밭의 야채, 채소며 풀, 짐승들이 날마다 합창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상구도 밝은 모습으로 자연 속에서 자라고 있다. 망개 목거리를 만들어 솔이에게 주는 모습은 참 싱그럽다. 설사 하는 닭을 위해 지렁이 메뚜기를 잡아다 주는 모습도 도시에서는 전혀 겪을 수 없는 일이다. 아이들은 그렇게 새로운 일과 놀이를 찾고 하루를 보낸다. 자연과 더불어 삶을 터득해나가는 것이다. 소중한 우정도 맺고 어른들의 마음이 담긴 사랑도 배우고.
할머니댁을 자주 찾아가서 효도도 하고 아이에게 마음껏 땅과 흙냄새도 맡게 하니까 얼마나 좋은가. 이렇게 책을 통해서도 시골을 갔다 온 느낌이 드는데 직접 자주 가서 체험을 한다면 더욱 신나는 일이 될 것이다. 여유를 갖고 실천해 봐야겠다. 아이들에게는 자연학습도 되고 요즘 많은 도시적인 병,아토피니 뭐니 하는 것도 흙냄새를 맡으면 사라지지 않을까?
@무지개, 2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