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지네 개흙 잔치
안학수 지음, 윤봉선 그림 / 창비 / 200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낙지네 개흙 잔치’를 읽고 --안학수 동시집

 

 

바닷가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이 동시집이 참 마음에 들었다. ‘낙지네 개흙 잔치’. 처음 제목도 마음에 들었는데 후루룩 넘겨보니까 내용도 알차고 좋았다. 바다에 관한 내용을 담은 동시가 많다. 책 제목부터가 신선하고 발랄하며 재미있다. 요즘 환경오염으로 인해 문제가 심각하다. 바다도 그렇고 산도 그렇고 도시며 농촌 어디고 할 것 없이 환경이 오염되지 않은 곳이 없는 것 같다. 특히 바다 정화 역할을 하는 서해안 갯벌은 아주 중요한 자연 보고며 생태학적으로도 보호할 만한 곳인데 갯벌은 점점 병들어가고 있는 것 같다. 바닷가 그 갯벌 속에는 참 많은 것들이 살고 있다. 생명 있는 것들은 신기하게도 나름대로 살아가는 길을 모색하여 아름답게 살고 있다.


이번 여름에 바닷가에 갔었다. 조개를 잡으려고 갯벌을 뒤지고 또 뒤졌다. 그러나 같은 갯벌이라도 살고 있는 조개가 아무데나 있는 것은 아니었다. 물이 많은 곳에 사는 놈, 없는 곳에 사는 놈, 모양도 가지가지 색깔도 빛깔도 다 제각각이었다. 어느 하나라도 똑같은 것은 없고 개성이 다 있었다. 구멍을 뽕뽕 뚫어놓고 들어갔다 나왔다 하는 모양이라니, 참 재미나게도 사는 구나 싶었다. 그런 많은 생물들이 사는 곳이 오염되어서야 쓰겠나 싶었다. 많은 먹을 것들을 우리에게 제공해주고 있는 갯벌. 갯벌은 분명 그 이상의 의미가 있는 것이다.


특별히 이 동시집에는 그런 바다에 관련된 소재를 많이 쓰고 있다. 환경에 관련된 동시가 참 많다. 아름답고 소중한 우리의 보물 같은 것들을 소재로 한 시.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작은 것들에 대한 관심이고 사랑인 것 같아 즐겁고 반가운 시. 갯벌의 잔칫날 같은 인상을 주는 시들이 앞부분에 나온다. 삶은 생물이든 사람에게나 마찬가지로 축제와 같다는 생각이 든다. 시에서 그런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그러면서 환경오염이나 파괴에 관한 관심이 드러나 있다.

 

그렇게 좋은 아름다운 자연도 우리가 잘 못 지키면 잘못 보호하면 망가지고 깨지고 부서지는 것이다.  우리 인간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다.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하는 시들이다. 재미있으면서도 비판을 하고 날카롭게 지적을 하는 동시. 그 밑바탕에는 생명을 사랑하는 시인의 마음이 잔잔하게 깔려있는 것이다. 물이끼나 잔디가 나무를 보호하고 땅을 감싸 안는 것처럼 말이다. 땅 힘이 느껴진다.


*새 책을 구입한 건데, 맨 마지막 장(p.147-150)은 제본이 안 되었는지 그냥 달랑 떨어져 있다. 개흙 한 덩이 떨어져있는 것처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