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우리 할머니야
원유순 지음, 오은영 그림 / 늘푸른아이들 / 2004년 8월
평점 :
절판


 

‘진짜 우리 할머니야’를 읽고


나리 엄마는 간병인이다. 이번에는 정민이네 할머니를 집에서 간병하기로 하였다. 정민이가 대학공부 때문에 식구들이 돌볼 수 없다고 치매에 든 할머니를 맡긴 것이다. 나리는 엄마랑 단둘이 살기 때문에 엄마가 일하느라 집에 없으면 그건 싫다. 하지만 이번에는 집에서 일을 한다는 것 때문에 좋다. 그러나 애기 같은 할머니란 사실을 알고 당황한다. 나리 엄마는 지극정성으로 할머니를 보살펴드린다. 할머니는 정신이 많이 돌아오셨다. 아무래도 할머니는 식구들을 많이 기다리시는 것 같다. 정민이가 시험을 치르고 오기를 기다렸다. 그런데 정민이가 시험을 망쳐 할머니는 집에 가실 수 없었다. 그 충격으로 할머니는 다시 정신을 놓으셨고 급기야 돌아가시고야 말았다.


그 사이 나리는 할머니랑 친해져서 정이 들었다. 처음에야 많이 할머니 때문에 갈등도 있었지만 정신이 돌아오신 후에는 누구보다 다정하였다. 나리 엄마는 돌아가신 할머니를 보고 너무 힘들어한다. 최선을 다해 돌봐드리지만 결과가 늘 이별이라 마음이 아팠다. 그래서 다른 직업을 찾아야겠다고 한다. 정말 나리 엄마는 대단하다. 아무리 돈을 받고 일하는 거지만 그렇게 극진하게 어른을 모시다니. 친자식들도 못하는 일을. 천사가 따로 없다. 하지만 그것은 거기서 그치는 게 아니었다. 마음이 따라야 했다. 사람의 일이라 정이라는 게 무서운 것 같다. 함께 보낸 시간들. 정성들인 시간들. 안타깝게 돌아가시다니.


그렇게 애타게 보고 싶어 하는 손자 녀석 한번 못 본채 가셨다. 어린 손주를 애지중지 키워 오셨음을 말해주는 빨간 미니카. 하지만 그 아이는 지난날의 그 아이가 아니었다. 할머니를 등한시하는 식구들. 나중에 형편이 좋아지면 그 때 모셔야지, 하는건 핑계에 불과한 것이었다. 그런다고 대학입시에 붙는 것도 아닌데. 멀쩡한 자식들 놔두고 남의 집에서 눈을 감은 할머니. 과연 행복하셨을까. 나중에 효도하려고 하지만 부모님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라는 말은 참으로 눈물나게 한다. 할머니가 그렇게 돌아가신 걸 보니 가슴이 진짜 아팠다. 자식들에게 버림받은 것 같아서 진짜 마음이 안 좋았다. 흑흑~ 불쌍한 할머니.


뭐가 바쁜지 사는 게 늘 총알 같아서 나중에 더 잘살면 나중에 돈 많이 벌면 그 때 잘해드려야지, 그 때까지만 좀 참으세요, 그렇게 지낸다. 그런데 정말 기다려주지 않는다. 허무하게 가버리신다. 효도는 옆에 계실 때 잘해드려야 하는가보다. 마음은 늘 그런데 또 실상은 마주보기만 하면 싸울 때도 있다. 부모와 자식간이 뭔지. 정민이네 같은 집은 많을 것이다. 아, 오죽하면 할머니를 그렇게 맡겼을까. 그렇게 빨리 가실 줄을 알았을까. 이해를 하려고 해도 아쉬움이 있다. 가족과 함께였다면 그렇게 할머니가 가시지는 않았을 텐데 하는 마음이 든다. 아무튼 삶은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마음은 굴뚝같으나 이런저런 사정으로 행동으로 옮기지 못할 때가 많은 것이다. 지금이라도 나리 엄마 같은 마음으로 어른을 공경하고 효도를 해야겠다. 갸륵한 나리엄마를 본받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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