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티 마을 큰돌이네 집 작은도서관 1
이금이 지음, 양상용 그림 / 푸른책들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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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티마을 큰돌이네집’을 읽고

아버지 할아버지 일곱 살 동생 영미랑 살고 있는 2학년 큰돌이. 큰돌이는 학교가 멀다. 그래서 버스를 타고 다닌다. 그런데 가끔 더울 때는 시원한 것 사 먹느라 버스를 안타기도 한다. 영미는 심심해서 매일 오빠가 오는 길목을 지키고 있다. 엄마가 집을 나가고 말 못하시는 할아버지와 술만 드시는 아버지는 늘 시무룩하다. 집안 분위기가 썰렁하다. 술을 드신 아버지가 괜히 영미와 큰돌이를 혼내서 그럴 때는 집을 나가 한데서 잠을 자기도 한다. 그것을 본 옆집 할머니는 영미와 큰돌이를 가엾게 생각을 한다. 혼자 그러고 사는 큰돌이 아빠도 가엾게 생각을 하고. 그 할머니 주선으로 영미는 부잣집에 양녀로 가게 된다. 교수집인 그 어른들은 영미에게 잘해주었다. 영미는 엄마 아빠라고 부르면서도 한편으로는 밤티 마을이 생각났고 오빠도 생각났다. 그래서 온갖 것들을 모은다. 남의 것을 훔치면서도 상자에 모아둔다. 다 오빠에게 줄려고 그런 것이다. 동네 사람들이 데려온 애라고 하고부터는 영미도 무언가 마음에 슬픔이 찾아왔지만 그래도 양부모님이 잘해주시고 무엇보다 풍족하게 생활을 해서 좋았다. 마음 한편으로는 오빠를 그리워하면서.

 

한편 큰돌이는 영미가 떠나가고 영미생각 뿐이었다. 그사이 새엄마라는 사람이 집에 온 것이다. 큰돌이는 마음속으로 절대 엄마라고 부르지 않겠다고 결심을 한다. 그런데 변화가 찾아왔다. 술만 드시던 아빠가 술을 안 드시고 일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얼굴도 더 밝아지셨다. 할아버지도 마찬가지다. 텃밭이 생기면서 할아버지에게도 소일거리가 생긴 것이다. 늘 얻어먹기만 했는데 이웃들에게 나눠줄 수도 있게 되었다. 새엄마는 일을 척척 하고 어른도 공경할 줄 알고 서글서글하니 시원시원하여 일 잘 하고 성격도 좋은 것 같다. 큰돌이에게도 잘해준다. 하지만 큰돌이는 내색을 할 수 없었다. 큰돌이를 위해서 아빠는 방도 만들어 주었다. 다 새엄마 덕이다. 영미가 한번 다녀가고 큰돌이는 아팠다. 새엄마는 영미 사는 곳에 전화를 해서 영미가 돌아오게 한다. 마침내 영미와 큰돌이는 아빠랑 할아버지랑 그리고 새엄마랑 함께 살 게 된 것이다. 밤티 마을에서.

 

읽으면서 코를 팽~ 소리나게 풀 정도로 울먹이게 하는 드라마같은 대목이 많이 나온다. 가슴 짠하고 찡하면서도 애틋하고, 안됐고 그런 글이다. 형제간의 돈독한 우애는 참으로 마음을 울린다. 그 어린 것들이 엄마도 없이, 가끔 술 때문에 난동부리는아빠를 피해, 남의 집 헛간 같은데서 밤을 보낼 때는 정말 불쌍하고, 무슨 죄가 있다고? 묻고 싶었다. 그래도 동생을 생각하고 오빠를 생각해주는 두 남매의 사랑은 따뜻하였다. 어려운 가운데서도 씩씩하게 살아가는 어린 날의 이야기. 너와 나 우리 이웃의 이야기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새엄마가 너무나 잘 해주는 것이다. 우울하고 어둡고 시들했던 가정에 모처럼 햇살이 들고 꽃이 피는 그런 화목한 풍경을 보았다. 희망적이다. 큰돌이는 다시 행복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 무지개,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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