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엠오 아이 창비아동문고 221
문선이 지음, 유준재 그림 / 창비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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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엠오 아이’를 읽고


유전자 산업 회사를 갖고 있는 할아버지는 혼자서 산다. 가정부 로봇과 비서로봇과 함께 최첨단시설을 갖춘 집에서 시간과 계획에  맞춰서 빈틈이 없이 살고 있다. 정해진 규칙에 따라 산다고 해야 맞을 것이다. 텔레비전이나 휴식. 먹는 것, 입는 것, 잠자는 것 까지도 시간에 맞추어 행하고 움직인다. 그런 할아버지에게 가족들이 없다. 있지만 버린 것이나 마찬가지다. 손자도 있고 아들도 있긴 있다. 그런 집에 옆집 혼자 남겨진 아이가 그 할아버지 집으로 들어와 살게 된다. 부모에게 버림받은 지엠오 아이다. 그런 아이를 잠시 돌봐주기로 하고 고아원에 보낼 생각이었는데 뜻대로 안된다. 혼자서만 살다가 아이랑 지내다 보니 귀찮기는 하였지만 그렇다고 아주 싫은 것은 아니었다. 아이들이란 원래 사람을 기분 좋게 하는 바이러스를 지니고 있나보다.


특히 고집 세고 완고하고 나이 드신 분들에게는 아이들이 치유의 해결책인 것 같다. 할아버지는 난데없이 자꾸 아이를 생각하게 되고 규칙을 자꾸 무시하며 아이를 좋아하게 된다. 고아원에 보낸 아이를 다시 데려온다. 학교에서 왕따 당한 아이를 위해 직접 찾아가 경고를 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자기의 친손자를  생각하기도 하고 가족들에게 못해준 일들이 자꾸 후회되기도 한다. 사실 지엠오 아이는 할아버지가 만든 아이나 다름없다. 그런데 그 아이는 신종 병에 걸렸다. 어떻게 치료를 해보려고 해도 아직 어렵다. 그 아이와 함께 지내는 동안 변해가는 할아버지의 심리를 잘 나타나고 있다. 미래의 과학이 아무리 발전을 한다고 해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고 소중한 것은 영원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인간미는 아무나 흉내 낼 수 없다. 유전자를 조작해 좋은 것만 원하는 대로 하였더라도 그것이 다 좋을 수는 없는 것이다.


문득 읽다가 느낀 것인데 가정부로봇 같은 명칭은 좀 시대에 뒤떨어진 것 같다. 그 때가 되면 좀더 세련된 다른 이름이 있을 것도 같다. 아무래도 언어라는 것이 새로 생기고 사라지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미래에는 좀 더 다양한 명칭들이 생겨나지 않을까 생각했다. 읽으면서 지나간 과거 같은 단어들이 몇 개 눈에 띄었다. 그렇지만 이야기 자체는 너무 흥미로웠다. 할아버지의 생활을 들여다보면 최첨단 시설이 갖춰진 그것이 과연 다 좋을까 하는 의문도 들게 하는 것이다. 편하면 편한만큼 불편한 뭔가가 꼭 있게 마련인데 자유로운 것, 구속, 이런 것들을 좀 더 생각하게 되었고 또 너무 유전자를 조작하여 조작하지 않은 것을 찾는 것이 더 쉬울 거라는 말에 뭐랄까 무섭다고 할까, 그랬다. 무엇보다 잘 치유되지 않는 각종 질병들이 무서웠다. 장기를 만들고 팔고 생명을 연장하고 하는 미래의 모습이 기대가 되면서도 왜 그런지 무서운 건 사실이다. 여러 가지로 생각해볼 만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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