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밭 학교 책읽는 가족 40
이금이 지음, 윤영진 그림 / 푸른책들 / 2002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모래밭 학교’를 읽고 ------이금이 지음


엄마랑 둘이 사는 호돌이는 8살이다. 다른 친구들은 학교에 입학했는데 호돌이는 못 갔다. 호적 나이는 한살이 늦기 때문이다.그렇다고 유치원에는 안 간다. 다들 학교에 가고 홀로 남은 놀이터조차 쓸쓸하다. 공장에 다니시는 엄마는 바쁘다. 아침 일찍 나갔다가 늦게 오신다. 아침도 혼자 먹고 낮에도 늘 혼자다. 그래도 호돌이는 나름대로 어른스럽다. 옆방 누나에게 잘해준다. 엄마한테는 등짝을 얻어맞기 일쑤지만 그래도 호돌이는 생각이 깊다. 마침 놀이터에 갔다가 어떤 할아버지를 만난다. 그 할아버지는 선생님을 하시다가 퇴임을 하고 아들네 와서 사신다. 시골에서 살다가 오셔서 도시 생활이 답답하다고 하신다. 더구나 일을 하고 싶어도 자식들이 체면 때문에 꼼짝을 못하게 한다. 집에 가만히 있자니 며느리 눈치 보여서 늘 밖으로 나다녀야 하신다. 그렇다고 다들 가는 노인정은 싫어서 아이들 노는 놀이터에 앉아 계셨다. 그런데 그런 할아버지를 이상히 여겨 신고가 들어왔다. 곤경에 처한 그 할아버지를 구해드린 것이 바로 호돌이다. 그런 인연으로 호돌이와 할아버지는 둘도 없는 우정을 만들어간다.


할아버지는 학교에 못간 호돌이에게 선생님이 되어주시고 호돌이는 그런 할아버지에게 어린 학생이 된 것이다. 학교는 바로 놀이터 모래밭. 그래서 호돌이는 모래밭 학교 학생이 되었다. 그 선생님을 따라 들로 여행도 갔다. 소일거리를 찾던 할아버지는 회전목마를 구입하여 일할 기회가 생겼다. 호돌이는 그 할아버지를 따라 다니며 잔일을 도맡아 한다. 호돌이는 할아버지를 무척 좋아하게 된 것이다. 할아버지는 콩국수에 들어있던 달걀 반쪽을 호돌이에게 먹으라고 넣어주시는데 그런 할아버지의 마음을 호돌이는 모조리 읽는다. 뙤약볕에서 회전목마일을 돕는 호돌이. 하지만 힘들다고 내색하지 않는다. 힘들지만 할아버지와 함께 하는 것이 무엇보다 즐겁고 좋기 때문이다. 두 사람이 무엇보다 일을 하는 데는 썩 잘 맞는 콤비라고 여겨졌다. 학교가기 전까지 좋은 경험과 체험을 한다고 생각을 하니까 좋았다. 쓸쓸하고 슬픈 나날을 보내고 계시던 할아버지도 활기를 찾아 무엇보다 좋았다. 또 돈이 없어 목마를 못 타는 아이에게 공짜로 타게 해주고 더욱 기뻐하던 두 사람. 그런 넓은 마음도 베풀 줄 아는, 배려하는 마음을 갖고 있는 두 사람이 참으로 인간적이고 따뜻해보였다. 그런 일 하나하나가 가슴 뭉클하였다.


그럼에도 다른 사람입장에서는 두 사람의 관계가 달리 보일 수 있었다. 호돌이 엄마는 당장 알고 뛰어와서 다짜고짜 따지며 할아버지를 몰아세웠다. 호돌이가 그게 아니라고 아무리 설명해도 엄마에게는 소용없는 일이었다. 그 일로 호돌이와 할아버지는 헤어진 듯 했다. 호돌이는 웅변학원에 다니게 되었다. 호돌이가 몇 번 할아버지를 만나려고 시도했으나 그러지 못했다. 마음에 갈등이 일었다. 여러 날이 지나고 옆방 누나도 떠났다. 마음에는 늘 할아버지 생각뿐이었다. 그 와중에 아빠가 교도소에 있다는 말을 듣고 또 충격을 맏는다. 그래도 아빠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한다. 드디어 할아버지를 기다리던 어느 날 만난다. 도망을 가다 잡혀 울고 만다. 그 사이 할아버지는 목마를 그만두고 시골에 갔다가 다시 올라와 아들이 주선해준 주유소에서 일을 하고 계셨다. 그 때까지도 두 사람은 서로를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겨울도 다가오고 쌀쌀해지자 엄마를 위해 연탄을 피운 호돌이. 그날 밤 엄마는 연탄가스를 마시고 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마땅히 연락할 곳이 없던 호돌이. 급하게 할아버지에게 연락을 한다. 다행히 엄마는 무사하셨고 병원비까지 할아버지가 대신 내주신다. 할아버지는 호돌이에게 많은 것을 마음으로 가르쳐주시는데 그것은 호돌이의 순수한 마음과도 같다.


호돌이도 봄이 오면 새 학년에 입학을 할 것이고 아빠랑 같이 손을 잡고 입학식에 참여를 할 기대에 부풀어 있다. 한 학년이 늦어져 빵학년이었지만 학교에서는 배울 수 없는 좋은 경험을 한 것이다. 좋는 사람과의 인연도 만들고 마음으로 말하는 법도 배우고 의젓해지고 한결 어른스러워졌다. 순수한 마음은 참으로 주변사람들까지도 감동을 하게 만드는 것 같다. 책을 읽는 동안 내내 따뜻한 마음이었다. 씩씩하고 인간적인 그래서 더욱 정이 가는 호돌이. 어린 나이지만 배울 것이 많은 아이다. 할아버지도 너무 멋지시다. 두 사람의 우정이 영원하기를 빈다. 더불어 세대차이 난다고 무시하거나 몰아내지 말고 우리 어른들과 아이들이 서로 깊은 우정을 돈독하게 맺는 일이 잦아졌으면 좋겠다. 감동과 재미와 웃음과 슬픔과 아픔이 함께 어우러진 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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