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우유와 소보로빵 마음이 자라는 나무 8
카롤린 필립스 지음, 전은경 옮김, 허구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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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우유와 소보로 빵’을 읽고


처음에 책 제목을 보고는 와, 내가 좋아하는 커피우유에 대한 책이네! 하며, 뭔가 그런 먹는 이야기인줄 알았다. 그런데 전혀 아니었다. 그것은 단지 별명에 불과하였다. 피부색이 새까만  것도 그렇다고 흰 것도 아니라는 뜻을 가진 커피우유. 또 피부에 소보로 빵처럼 무언가 나 있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 별명이란 모름지기 본인도 좀 좋아하는 것이어야 하는데 여기나오는 별명은 본인의 뜻과는 전혀 상관없이 차별의 의미가 있는 것 같다. 그런 별명을 갖고 있는  샘과 보리스. 그렇지만 반에서 톱인 아이들이었다. 과연 마음까지 그럴까?   


처음 이 책이 시작되는 부분에서 10살짜리 소년 샘은 집에서 혼자 있다가 무리의 소년들에게 갑작스런 습격(?)을 당한다. 좋아하는 인형이 불에 타고 손에 화상을 입게 된 것이다. 그것도 흑인이라는 이름으로. 그 사건으로 인해서 샘은 마음에 갈등이 심하게 일어난다. 식구들은 그 사건에 대해 묻지도 않고 아무 얘기도 거론하지 않는다. 그러나 아빠는 예전과는 다르게 행동한다. 샘은 손에 화상을 입은 일로 인해 학교에도 결석하게 되었고, 시험도 못보고, 피아노도 못 치게 되었다. 또 달리기에도 참여하지 못하게 된다. 샘의 우울한 심리가 잘 나타나 있다.


샘과 모든 면에서 경쟁상대인 보리스는 늘 샘을 싫어하고 견제해 왔다. 샘이 소년들에게 습격을 당하던 날도 보리스는 보기만 하였다. 그것을 알고 있는 샘. 다들 그 사실을 알고 비난을 한다. 음악대회가 있기 때문에 연습을 해야 하는데 반에서 누구라도 빠지면 안 된다. 샘은 그 때문에 딸랑이를 흔들게 되었다. 샘은 모든 게 싫어졌다. 샘이 못하게 되자 보리스는 모든 것에서 일등을 한다. 처음엔 일등을 도맡아 해서 좋아했는데 샘과 경쟁을 안 한다고 생각을 하니까 모든 것이 시큰둥했다. 재미가 없었다. 경쟁상대가 있어야 노력하는 것도 즐거운가 보았다.


처음엔 샘이 피아노를 더 잘 친다는 사실에 화가 난 보리스. 나중에는 함께 피아노 연습을 하자며 찾아온다. 일등을 해도 재미가 없고 즐겁지가 않은 것이다. 무엇을 하는 데는 경쟁자가 있어야 했다. 일, 이등을 다투는 선의의 경쟁자 샘과 보리스. 선생님은 샘과 보리스와의 관계를 아는지 둘의 사이를 좁혀놓는 계기를 만들어 준다. 자꾸 만나게 하고 말 할 기회를 주었다. 결국 그 둘은 자연스럽게 화해가 되며 멋진 친구가 된다.


전혀 친구가 될 것 같지 않았다. 함께 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대화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친구는 자연스럽게 되었다. 더 이상 피부색이 까맣고 하얗고는 중요하지 않았다. 사실 친구가 되는 데는 피부색이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냥 자연스런 열 살 먹은 아이들의 세계가 펼쳐질 뿐이었다. 어른들도 마찬가지다. 소냐와 그의 부모들도 샘네 식구들과는 둘도 없는 이웃이었다. 인종차별이란 없다. 그런데 외부에서 오는 차별, 그 사이 오묘하게 깔려있는 인종문제는 샘네 가족을 불안하게 하고 갈등하게 하였다. 그렇지만 그 갈등도 샘네 반을 통하여 다소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기도 한다. 어떻게 보면 무겁고 어려운 주제를 담은 책이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차별이 아닌 차이를 인정하는 것임을, 알도록 하는 장치가 숨어있다. 읽어보고 다같이 공감해 보면 좋을 책이다. 


작가는 샘과 보리스처럼  아름다운 경쟁자의 모습을 통해 조금은 화해와도 같이 나아갈 바를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혼자서 갈 수 없으면 둘이서 가는 방법이 있다. 아직까지 시도하지 않은 색다른 방법. 샘과 보리스가 함께 피아노를 쳤듯이 새로운 연주를 해봄이 어떨까 생각된다. 외국인 노동자가 많이 들어와서 나빠졌다고 생각하기보다는 함께 살아가는 길을 모색하는 것. 무조건 차별하고 소외시키고 폭력을 쓰기보다는 같은 길을 가는 동반자로서 경쟁의 의미를 부여하고 열심히 목표를 위해 전진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아이들만의 책이 아닌 것이다. 이 지구상에서 진정한 삶의 길을 걸어간다는 것(생존, 산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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