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빨개지는 아이
장 자끄 상뻬 글 그림, 김호영 옮김 / 열린책들 / 1999년 5월
평점 :
절판


‘얼굴빨개지는 아이’를 읽고


아무 때나 얼굴이 빨개지는 아이가 있었다. 특별한 때만 빨개져야 하는데 시도 때도 없이 빨개져서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그것이 창피한 아이는 점점 사람들과 멀어졌다. 하지만 운동은 참 잘했다. 그러던 어느 날 바이올린을 잘 하면서 재채기를 하는 아이를 만난다. 그 아이는 아무 때나 재채기를 한다. 그 아이도 그 재채기 때문에 마음에 상처를 입고 친구가 없었다. 그 때문에 둘은 마음이 통하고 더없는 친구가 되었다. 그런데 갑자기 아무 소식도 없이 재채기 하던 아이네가 이사를 가버린 것이다. 단 하나 그 친구뿐이었는데 떠나버린 것이다. 그러다 세월이 흘러 어른이 되었다. 바쁘게 그럭저럭 일을 하고 살다가 어느 날 재채기를 하는 그 친구를 만난다. 기적처럼. 그래서 그 친구랑 예전처럼 다정하게 친하게 지낸다. 결혼하여 아이들까지 있다. 그 아이들도 자신들처럼 얼굴이 빨개지고 재채기를 한다. 그 둘은 가만히 있어도 아무 말을 하지 않아도 편안하고 좋은 사이가 되었다. 친구란 그런 것이다.

무언가 남들과 같지 않아서 따돌림을 당한 것처럼 느껴질 때 외톨이가 되었을 때 만난 사람은 각별한 사이다. 더군다나 마음이 서로 통하여 웃고 떠들고 함께 한다는 것은 어디 쉬운 관계인가. 그런 사람이라면 평생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사이다. 그렇게 마음을 다 드러내고 편안하게 지낼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그러다가 무작정 떠나버리면 얼마나 슬플까. 그러다가 다시 만났다. 얼마나 기뻤을까. 우리가 살아가면서 그런 만남이 있었으면 좋겠다. 평생의 동반자 같은 사람. 인생이 즐거울 것이다.

사이사이 그림이 특이하다. 원래 작가가 특이하지만 참 생각할 거리를 던져 주는 책이다. 재미도 있고 감동도 있고 그림도 좋고 다 좋은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