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낮은산 어린이 3
고정욱 지음, 최호철 그림 / 낮은산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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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를 읽고


이 책은 참 그림이 따스하게 잘 그려진 책이다. 어쩜 그림만 보아도 마음이 그렇게 따뜻해질 수 있을까. 우리들이 살아가는 보금자리를 정겹게 그려놓았기 때문일 것이다. 다닥다닥 붙은 집들, 옹기종기 모여 있는 불빛들, 골목길 전봇대를 비롯한 아이들 노는 풍경 등 보는 것만으로도 잔잔한 감동이 전해져오는 그 무언가가 있다. 세밀하게 구석구석 그려낸 그 소중한 체험이 독서를 하는 사람의 마음까지 푸근하게 하는 것이다. 책 제목 ‘괜찮아’에는 어떤 넉넉한 마음과 쓸쓸함과 외로움과 아픔이 좀 묻어있는 것 같다. 그래서 눈물이 날 것만 같은 그런 느낌이 든다. 전체적으로 이 책 속에는 그런 분위기가 나타난다.


소아마비를 앓고 있는 동구는 학교가 끝나고 엄마가 데리러 오기를 기다린다. 항상 엄마가 그래왔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모두 집으로 돌아가고 선생님 마저 그냥 돌아가신다. 혼자 남은 동구는 쓸쓸하게 학교에 남아 엄마를 기다리는 데 마침 같은 반도 아닌 영석이가 동구를 본다. 영석이도 그냥 가려고 했다. 그 때 읽으면서 ‘아,~ 안 돼는데~’ 하는 마음이 들었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영석이가 혼자 두고 가는 동구가 안됐는지 다시 와서 업고 가겠다고 했다. 얼마나 안심이 되던지. 영석이는 엄마도 힘들어하는 동구를 업고 괜찮다며 길을 나선다. 가면서 골목 풍경을 만난다. 이발소를 지나 놀리는 아이들을 지나, 제재소 지나 뽑기 장수 지나, 공동수도를 지난다. 영석이는 동구를 업고 쉬다가 걷다가를 반복하며 비도 맞고 어렵사리 동구네 집 근처로 갔다. 둘 다 힘들어서 땀을 뻘뻘 흘리며. 하지만 영석이는 힘들다고 하지 않고 괜찮다고만 한다. 집에 거의 다와서 동구가 물었다. 같은 반도 아닌데 왜 업고 왔냐고. 그랬더니 혼자 있으면 쓸쓸하니까 그랬다고 한다. 그러면서 자기는 엄마도 없이 할머니랑 살고 있는데 동구는 엄마가 있어서 좋겠다고 한다.


동구나 영석이는 마음 한구석에 아픔을 갖고 있는 친구들이다. 그런데도 전혀 아픈 내색을 않고 밝고 건강하게 지내는 것 같다. 특히 남의 아픔을 감싸줄 줄 아는 마음이 기특하다. 다들 쳐다보지도 않는데 다들 놀리는데 마다않고 도움을 주는 마음이란 얼마나 따뜻한가. 그런 마음만 있으면 세상이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다 참아내고 견뎌낼 수 있으리라. 마음이 맑은 사람은 누구에게라도 소망이 되는 것 같다. 누군가 나를 바라봐주고 기도해주고 있다고 생각하면 무엇이든 열심히 하게 되는 것처럼, 동구나 영석이도 서로 해바라기 같은 친구가 되어 훗날 훌륭한 사람들이 되지 않았을까 여겨진다. 착한아이 영석이는 진짜 멋졌다. 정말 마음 따뜻해지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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