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시절 푸른문고 21
한석청 지음 / 푸른나무 / 2002년 5월
평점 :
절판


<아름다운 시절>을 읽었다.

이 어린이 장편동화는 한석청 님이 쓰셨다.

1966년부터 1967년까지 시골 어린이들의 모습이 담겨진 내용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어린이들은 한국 전쟁 막바지에서 태어났다. 광복 이후에 태어난 새내기들은 선생님이 되었고, 새내기 선생님들과 어린이들이 노력해서 일본말 찌꺼기를 우리말로 순화했다. 한글전용교육이 시행되었고 중학교 입학시험이 없어졌고 중학교 진학률도 높아졌다. 어려웠던 시절에 태어났던 그 때의 어린이들이 씩씩하게 자라서 나라의 기둥이 되었다. 구로공단에서 버스안내양에서 중동의 건설현장에서 원양어선에서 탄광에서 논밭에서....열심히 일하고 지금은 아줌마 아저씨로 변했다.

 

교장 선생님은 일제시대에 일어로 공부를 해서 일본말을 잘 아신다. 그러나 학교 새 담임 선생님은 해방둥이라 일본말을 모른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우리가 쓰는 일본말의 찌꺼기를 골라서 칠판에 쓰라고 당번아이에게 시킨다.

 

벤또-도시락, 엔도마메-완두콩, 오꼬시-쌀강정, 다꾸앙-단무지, 덴뿌라-튀김, 고보-우엉, 닌징-당근, 오뎅-어묵 ...등이다.

 

그 선생님은 나름대로 아이들에게 따뜻하게 대하신다. 공부를 못한다고, 육성회비를 못 낸다고, 때리거나 윽박지르고 무시하지 않았다. 오히려 아이들을 불러 놓고 무언가를 시키려고 하셨고 친근감 있게 대하셨다. 또 아이들을 불러 깨끗하게 씻기고, 손톱도 깎아주며 표창장 받을 아이들을 단정하게 해 주었다. 그리고 중학교에 못 갈 처지에 놓인 아이들을 위해 자청해서 아이들에게 달리기 훈련을 시켰다. 농번기에는 논에 나가 일을 해야 하는 아이들을 붙잡고 달리기 훈련을 시기키 위해 부모님을 설득하기도 했다. 그 시대엔 그랬나보다 먹고 살기도 힘들고 농촌은 일손도 부족하고 그래서 초등생밖에 안 된 그 아이들은 늘 수업보다는 모내고 심으러 다니랴, 바빴다. 학교에서는 학교대로 실습부지에서 일을 시켜서 공부하기가 힘들고, 집에서는 집일 하느라 바빠서 공부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 담임 선생님도 그랬다. 아이들이 머리가 나빠 공부를 못하는 게 아니라 일하느라 공부할 형편이 못돼서 성적이 낮은 거라고. 아무튼 그런 속에서 선생님의 도움으로 아이들은 중학교에 진학을 한다.

 

그 시절이기 때문에 이제는 시간이 흘러 추억으로 얘기할 수 있는 것이고 그 때가 아름다운 시절로 기억되는 것이다. 배고픔과 가난 때문에 빚어진 친구의 죽음...제대로 배우지도 못하고 일해야 하는 서글픔...그러나 그러한 것들이 사는 이유가 되어 열심히 살았고 지금은 그 어려운 시절을 이겨내고 행복한 오늘의 모습으로 탈바꿈 할 수 있도록 한 장본인들이 되었다. 사는 것이 고생이던 시절... 그것을 아는 사람들만이 진정한 삶의 기쁨을 누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가슴 뭉클하며 감동있는 그 시절의 진솔한 삶의 이야기이다. 아이들에게 이런 소중한 글을 많이 읽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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