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망머리 주디 푸른도서관 3
손연자 지음, 원유미 그림 / 푸른책들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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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망머리 주디’를 읽고/손연자 성장소설


5학년 주디는 로빈이라는 남자한테 첫 데이트 신청을 받았다. 까만 머리 주디는 더 멋지게 보이고 싶어 금발로 물들이고 나간 자리에서 노랑원숭이란 소리를 듣고 자기가 동양아이란 것을 새삼스레 깨닫게 된다. 그리고 차츰 입양아란 사실도 알게 되었다. 그 때부터 주디는 부모님이 자기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지를 의심하게 된다. 친아들만 사랑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자기를 낳은 엄마는 어떤 사람일까, 왜 버렸을까, 어떤 나라일까 하는 것들이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명랑하던 주디는 점점 말이 없어지고 혼자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진다. 동양아이라서 학교에서도 자기를 달리 보는 것 같아 싫어진다. 아줌마들이 자기를 보고 이러쿵저러쿵 하는 것도 싫다.

 

주디는 그래서 노란색도 싫어진다. 친한 친구 아만다와는 그나마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었다. 알고 보니 아만다는 아빠가 늘 바뀌었다. 아픔을 갖고 있었다. 또 유진이라는 오빠를 통해서 지난날의 어려운 처지와 함께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도 보게 된다. 거기에 비하면 주디는 정말 행복한 아이다. 인형 속에 들어있던 할머니의 편지는 그리움을 더욱 부추겼다. 그리고 자기가 태어난 곳이 한국이라는 것과 한글에 대해서도 알게 된다. 그동안은 왠지 입양아, 동양아 라는 소리를 들으면 자꾸 마음이 작아졌는데 어떤 자존심도 갖게 되었다. 고양이 사건으로 집을 나온 주디는 깡패를 만났고 그 때문에 엄마가 깽패에게 칼을 맞는다. 주디는 그제서야 엄마가 얼마나 자기를 사랑하는지 알게 된다.

 

입양아로 살아가는 한 소녀의 이야기다. 집에서나 학교에서 오는 갈등이 담겨있다. 그러나 양부모님과 식구들의 따뜻한 배려와 사랑은 어느 가정 못지 않다. 친부모님에게 자라지 못한 것은 분명 슬픈 일이다. 하지만 입양되어 살아가는 동안에는 양부모님 밑에서 사랑을 배우며 행복하게 살고 있다. ‘들꽃들의 모임’이라는 입양아를 위한 모임을 통해서 서로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특히 방울이 할아버지가 주는 교훈적인 말씀은 새겨들을 만하다. 양부모님에게 효도하라는 것. 효도는 어려운 것이 아니라는 것 등.

 

잔잔한 마음에 감동을 주는 책이다. 아픔이 배경처럼 깔려 있다. 이 글을 통해 우리나라 해외 입양에 대해서 한 번 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얼마 전 유명 연예인들이 입양을 하고 기뻐하는 모습을 보았다. 좋은 일이다. 사랑은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더 행복한 거라고 한다. 시에도 노래에도 나와 있다. 이 책은 그런 사랑을 말하는 것 같다. 주디는 외국물을 먹어서 그런지 무척 나이에 비해 성숙하다. 발랄한 문장과 톡톡 튀는 표현들이 주디 만큼이나  신선하여 새로움을 더했다. 주디는 분명 좋은 사람으로 자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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