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을 나온 암탉 (반양장) - 아동용 사계절 아동문고 40
황선미 지음, 김환영 그림 / 사계절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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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을 나온 암탉>2001.5.지은이:황선미,출판사:사계절,출판년도:2000

알을 품어 병아리의 탄생을 보겠다는 소망을 굳게 간직하고 자기 삶의 주인으로 살아가는 잎싹의 이야기다. 양계장에서 주는 대로 먹고 알을 낳으며 살던 잎싹. 그러나 그렇게 사는 것은 암탉으로서의 삶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양계장과 안전한 마당을 나온다.

 

나이가 많아 알도 더 이상 낳지 못하게 된 잎싹. 털도 다 빠져 보기가 흉하고 먹지도 못한다. 의욕도 없어 주인은 병든 줄 알고 구덩이에 갖다 버린다. 평소 나뭇잎을 좋아하던 잎싹은 자기를 스스로 잎싹이라 이름 부른다. 구덩이에서 있다가 족제비에게 잡혀 먹을 뻔한 잎싹은 마당에서 늘 외톨이였던 청둥오리에게 도움을 받고 살게 된다. 목숨을 건진 잎싹은 마당으로 오지만 마당에 사는 닭 내외와 개, 그리고 오리들이 반대하여 결국 하룻밤만 지내고 그곳을 나와 아카시아나무 밑에서 지낸다. 낮에는 들판을 다니며 먹이를 구했지만 밤이면 족제비가 살아있는 짐승을 언제나 노리고 있기 때문에 몸을 피해야 했다. 마당식구들과 어울려 지내보려 했지만 서러움만 당해서 그곳을 떠나기로 했다. 청둥오리도 밖에서 어떤 뽀얀 오리를 만나면서부터 마당에 오지 않는 날이 많아졌다.

 

외로운 날을 보내던 잎싹은 가시덩쿨 속에서 알을 하나 발견한다. 그리고 그 알을 품기 시작했다. 그때 청둥오리가 나타나 먹을 것을 갖다주고 밤마다 이상한 행동을 하기도 하며 시끄럽게 굴었다. 잎싹은 청둥오리가 이상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어쨌든 잎싹은 알을 품고 있는 동안 청둥오리 때문에 살이 찌고 통통해졌다. 그러던 어느 날 청둥오리는 족제비에게 당하고 말았다. 뒤늦게 잎싹은 자기가 품은 알도 사실은 뽀얀 오리와 청둥오리의 알이라는 거, 그리고 청둥오리는 그 동안 자기와 알을 족제비로부터 보호해 주기 위해 애쓰다가 대신 죽었다는 것 등을 깨달았다.

 

청둥오리가 죽으면서 새끼를 낳으면 숲을 떠나서 저수지가 있는 데로 가라고 했던 말을 기억하고 족제비로부터 안전하지 않다는 걸 알았다. 그러나 잎싹은 새끼를 데리고 마당으로 간다. 처음엔 다들 신기해했으나 마당 식구들의 반대가 있고 오리만 오리식구들이 원하는 것 같아 잎싹은 새끼를 데리고 마당을 나온다. 그리고 저수지로 가서 살게 된다. 그렇게 살던 잎싹과 새끼는 즐거운 나날을 보내다가 어느덧 오리가 커지면서  잎싹은 자기가 품은 새끼가 닭이 아니고 오리란 사실을 알게 된다. 그렇지만 자기가 품어서 낳았기 때문에 애정을 가지고 끝까지 지키고 보호한다. 새끼오리가 멋모르고 마당에 가서 살겠다고 할 때, 사실은 마당으로 가면 날개 끝을 잘라서 집오리로 있게 될 것을 염려한 잎싹이 못 가게 말린 것이다. 오리는 자라면서 잘 날고 헤엄도 잘 쳤다. 청둥오리는 원래 한곳에 머무르지 않는다. 그래서 어미 청둥오리도 다른 오리들에게 따돌림을 받았던 것이다. 그걸 안 청둥오리는 잎싹에게 저수지로 가서 살라고 한 것이다.

 

아무튼 마당의 식구들은 이기적이고 텃새가 심하다. 암탉은 욕심이 많아서 자기들끼리만 편안하게 살려한다. 그 속에서 좌절하지 않고 굳은 의지로 스스로의 삶을 개척해 가는 잎싹은 정말 대단하다. 초록머리 아기청둥오리는 자기의 무리들을 따라 하늘로 날아갔다. 그것을 본 잎싹은 알을 품어서 병아리의 탄생을 보았으니 고달프게 살았지만 행복했고 그 소망 때문에 살아왔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날고 싶다는 새 소망이 생겼다. 혼자 남겨지는 것이 두려웠다. 그러나 그 순간 잎싹은 족제비에게 물리고 만다. 눈이 아카시아 꽃처럼 흩날리던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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