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치
김주영 지음 / 문이당 / 2002년 2월
평점 :
절판


 

 <멸치>김주영 장편소설.문이당. /2002./270./8,500.


2년 전쯤 어머니가 집을 나가시고. 나는 사냥을 좋아하는 아버지와 단둘이 살고 있는 열 네 살의 소년 대섭이다. 아버지가 안 계신 날은 외삼촌이 몰래 와서 밥을 말끔하게 해 놓고 가신다. 아버지와 외삼촌은 서로 앙숙이고 미워하면서도 대놓고 싸움을 하거나 만나 말을 한 적은 없다. 어머니가 집을 나가자 아버지는 외가댁 재산을 정리하고 그 돈을 챙겼다. 외삼촌은 이를테면 외할아버지가 재가를 하여 얻은, 두 번째 외할머니가 데리고 들어온 달구라는 당시 16살 먹은 남자애 였다. 그런데 그 외할머니도 죽고 외할아버지도 죽자 아버지와 외삼촌의 사이는 멀어졌다. 더구나 어머니와 외삼촌은 말로만 오누이지 실상은 서로 달라 아버지가 둘 사이를 의심하는 데서 나온 것이다. 그런데 어머니가 집을 나간 것은 아버지에게 다른 여자가 생기고 나서였다. 그 후로 나는 어머니를 기다렸으나 돌아오지 않았다. 외삼촌도 행방을 모르는 것 같았다. 나는 어느 날 아이들과 쥐를 갖고 장난을 치다가 불붙은 쥐가 학교 기숙사 창고로 뛰어들어 불이 난 관계로, 아버지에게 혼이 날까봐 삼촌이 살고 있는 움막에서 지내게 되었다. 그 후로 매일 아버지가 사귀는 여자가 점심을 날라다 주면서 어머니가 계신 곳을 채근했다. 그런데도 소식을 모르자.. 여자는 나타나지 않게 되었고 아버지는 외삼촌에게 사냥을 가자고 한다. 삼촌은 멧돼지가 사는 곳을 잘 알기 때문이다. 그날 밤 멧돼지를 잡았는데 외삼촌은 그날 후로 며칠동안 돌아오지 않았다. 외삼촌이 사투를 벌여 멧돼지를 잡았는데 아버지가 잡은 걸로 대신하게 된 셈이었다.

대섭이는 그날 멸치 떼를 본다. 투명한 멸치 떼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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