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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포늪엔 공룡 똥구멍이 있다 ㅣ 작은도서관 5
손호경 글 그림 / 푸른책들 / 2003년 11월
평점 :
<우포늪에는 공룡똥구멍이 있다>를 읽고
우포늪을 배경으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다뤘다. 풀이름 나무이름 자연에 대한 이름들이 많이 나온다. 그리고 무엇보다 구성진 사투리가 나온다. 어른들도 아니고 어린이가 그런 말을 쓰니까 귀엽고 정감이 간다. 아이들이 공부보다는 자연 속에 어우러져 더불어 살아가는 모습이 잘 녹아 있다. 일상자체가 그렇다. 우포늪을 건너 학교에 가는 아이들. 할아버지는 평생 우포늪 주변에서 우포늪과 함께 사셨다. 배를 타고 물고기를 잡고 장에 내다 팔고 그렇게 그물을 손질하며 어린 손자와 살고 계셨다. 우포늪에서 먹고 살기 힘들어지자 아빠는 돈을 벌러 공사판을 전전하고 있다. 간간이 편지만 올 뿐이다. 그렇지만 주인공 푸름이은 할아버지랑 씩씩하게 살고 있다. 어머니도 안 계신다. 그러나 주인공은 울지 않는다. 마음약한 소리도 안한다. 오히려 어른스럽다. 옆에서 할아버지를 지켜드린다. 또 장애가 있어 학교도 못가는 옆집 친구 마루를 다정하게 대해준다. 마음이 따뜻한 아이들이다. 서울에서 전학 온 친구선호가 왔을 때 처음엔 튕기기도 하고 아는 체 한다고 싫어했다. 하지만 그 친구도 우포늪을 좋아하고 관심을 가져주어 누구보다 친한 친구가 되었다. 함께 공룡이 방귀 뀌는 소리도 듣는다. 순진하고 순박한 우포늪 아이들. 도시물을 먹고 자란 친구와 우포늪에서 자란 친구가 서로 아는 것을 나눈다. 또 읍내사인방이라는 아이들도 처음에는 말썽만 부리더니 포도밭 사건으로 친하게 된다. 아이들이 아웅다웅 하는 것 같아도 한번씩 겪고 나면 사이가 더 좋아지는 걸 알 수가 있다. 싸우면서 큰다고 할까. 자연스럽게 싸우면서 서로 친해지고 가까워진다. 우포늪을 좋아하는 마음은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다져놓는 것 같다. 우포늪을 보호하는 환경단체 때문에 우포늪 주민들과 갈등이 있긴 하지만 잘 해결되어 간다. 전체적으로 우포늪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사건들이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재미있게 펼쳐진다. 구수하게 읽었다. 사이사이 그림들이 신선미를 더했다. 작가는 그림도 잘 그린다. 부러운 눈으로 읽었다. 마치 아이들이 실재로 존재하는 것 같은 인상을 받았다. 푸름이와 마루 선호가 뛰어 나올 것 같다. 지금 우포에 가면 만날 수 있으려나? 푸름이 할아버지가 젓는 배를 타고 우포늪을 한번 구경해보고 싶다. 푸름이는 지금도 마루랑 선호랑 우포늪이랑 재미나게 놀고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