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도서관 사계절 저학년문고 33
박효미 지음, 김유대 그림 / 사계절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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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도서관'을 읽고

 일기쓰기는 아이들의 가장 큰 즐거움이자 고민거리인 것 같다. 매일매일 무언가를 쓴다는 일이 그리 쉬운 것은 아니다. 매일 똑같은 일상에서 무슨 할말이 많다고 그 많은 행간의 일기를 채워가겠는가. 반복되어지는 하루하루는 정말 지루할 정도로 쓸 얘기도 없고 할 얘기도 없는 게 사실이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매일매일이 정말 같은 것일까 따져보면 그렇지만은 또 않다라는 것이다. 같은 것 같으면서도 다르다. 일기는 마음으로 쓰는 것이기 때문이다. 일상은 같아도 느끼는 마음은 어제와 오늘이 다르다. 마음은 느낌은 매번 똑같을 수가 없다 수시로 달라지는 게 마음이다. 그 달라지는 마음을 담아서 일기를 쓰면 어떨까. 어렸을 때 일기 쓰는 버릇 때문에 아직도 나는 일기를 쓴다. 일기는 아이들만 쓰는 것이 아니다. 한동안 육아일기를 빼놓지 않고 매일 매일을 써왔다. 일기는 정말 마음먹기에 달린 것이다. 같은 것 같으면서도 매일 다른 일상 속에 쓸 얘기는 넘쳐난다. 일기쓰기도 훈련인 것 같다. 나를 겉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마음. 내속에 있는 것들을 끌어내고자 하는 마음. 일기란 흔히 오늘을 반성한다는 의미가 들어있다. 하루를 돌아보며 일과를 정리하듯 내 마음을 정리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누구나 쓴다는 것 때문에 그 자체를 싫어하고 두려워한다. 하지만 점점 쓰는 일에 자신감과 속도감이 붙으면 그리고 좀더 참을성 있게 노트를 채워갈 수만 있다면 일기쓰기는 즐거운 놀이가 될 것이다. 때로는 너무 쓸 것이 많아서 그걸 다 언제 쓰나 하는 마음에 아예 손을 대지 못할 때가 있다. 게으른 마음을 없애고 부지런하지 않으면 일기 쓰기는 제대로 할 수 없다.

여기에 나오는 주인공은 일기 열 줄을 채우지 못해 늘 남아서 도서관청소를 한다. 일기쓰기가 두렵고 무섭고 어려운 아이. 정말 즐거운 일기쓰기는 없는 걸까. 지우개로 글씨(도서관지기 외출)를 지우고 다른 세계로 들어가는 부분에서 작가의 재미있는 상상력이 돋보인다. 하지만 일기를 베껴 쓰는 데 그치게 한 점은 아쉽다. 일기쓰기가  재밌고 즐거운 놀이라는 걸 알게 하였으면 좋았을 걸 그랬다. 그것을 알만한 나이로는 주인공이 아직 어린가? 늘 짧게 일기를 쓰는 나의 조카가 생각난다. 이 책을 읽으면 좋아할 것 같다.자기 이야기 같아서.

즐겁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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